교사, 신학 대학 전임 강사 등 직업 경험이 있는 여성이었으나 1년 8개월의 짧은 임기 동안 뚜렷한 사회 활동을 하지 않았다. 국민에게 동네 아줌마의 친근한 이미지를 심어줬다. 대통령 부인 자리를 떠난 뒤에는 적극적으로 정치 활동을 했다. 구속자 석방 운동, 기생 관광 반대 운동, 원폭 피해자 돕기 운동, 여성 노동자 인권 보호 운동 등에 앞장섰다.박정희 대통령 부인 육영수 여사는 역대 퍼스트레이디 중 가장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단아한 옷차림과 적극적인 사회 봉사 활동이 매우 차분하고 자상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쳐졌다.정치적 감각도 뛰어났다. 앞치마를 두르고 참기름을 팔러 다니거나 코 묻은 어린이를 안고 활짝 웃는 모습을 연출하는 등 여성의 부덕을 강조하며 국민 곁에 다가서는 활동을 했다. 박 대통령에게 나름대로 파악한 민심의 실상을 알리고 충고하는 청와대 안의 야당이기도 했다.
역대 ‘평가’에서 사람들은 육 여사를 으뜸으로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249일간 가장 짧게 재임한 최규하 전대통령 부인 홍기씨는 “살림이 취미인 구식여자”라고 스스로를 소개할 정도로 사회 활동에 관심이 없었다.전두환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는 다소 튀는 스타일이었다. 드러내기 좋아하는 의상으로 육영수 여사와 비교되는 점이 많았다. 육영사업 등 각종 ‘영부인용 사업’으로 남편에게 정치적 부담을 줬다는 평을 받았고, 친정 쪽 인물들이 금융 사기 사건 등에 연루돼 대통령 퇴임 후에도 뒷말이 그치지 않았다. 역대 대통령 부인 가운데 가장 화려한 옷차림을 즐겼고 공식 행사에 자주 나섰다. “박사 위에 육사, 육사 위에 여사”라는 유행어가 나올 정도로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했다.노태우 전대통령의 부인 김옥숙 여사는 상류층과만 가깝고 서민들과는 동떨어진 행태를 보였다는 평가도 있다. 원래는 사교적이고 활달한 성격이었으나 청와대 입성 후에는 비교적 조용히 지냈다.
이순자 여사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보이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김영삼 전대통령의 부인 손명순 여사는 내조하는 스타일로 잘 나타나지 않고 조용히 대통령을 보좌했던 스타일이었다. 대통령 부인이 된 뒤 평소보다 활동 범위를 더 줄였다. 말 수가 적은 데다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 외국 방문 때는 대부분의 시간을 호텔 숙소에 머물렀다.김대중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부유한 가정에 태어나 미국 유학까지 다녀온 선진 여성의 대표적인 사례다. 김대중 대통령이 첫 부인과 사별 후 이희호 여사를 만났기 때문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는 말까지 있다.청와대 재임 후에도 젊은 시절 때 여성 운동가로서의 능력을 발휘, 여성·장애인·노인·어린이 문제 등에 간여하고 있다. 과거 대통령 부인들과 달리 각종 행사장에서 서슴없이 연설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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