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사를 항복시킨 이승만의 ‘운전 실력’
미국 대사를 항복시킨 이승만의 ‘운전 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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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4-01-06 09:00
  • 승인 2004.01.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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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은 20년대에 운전을 배워 능숙한 솜씨를 자랑했다. 문제는 핸들만 잡았다 하면 난폭 운전자로 돌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평생 무사고 기록을 세웠다.1934년의 일이다. 워싱턴의 프레스클럽에서 연설하기 위해 뉴욕을 출발했다. 결혼한 지 얼마 안된 프란체스카 여사도 옆자리에 앉았다. 차는 크라이슬러였다.백주에 헤드라이트를 켜고 신호등도 무시한 채 시속 140㎞를 넘나드는 과속, 난폭운전에 여사는 새파랗게 질리고 말았다. 두 대의 경찰 오토바이가 뒤따르기 시작했다.시간에 쫓긴 이승만은 차를 세우기는 커녕 속도를 더 높였다.정시에 도착한 그는 강단에 올라 영어로 열변을 토하기 시작했다.

뒤따라온 경찰관들은 강연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기다렸다. 나오기만 하면 체포하겠다는 기세였다. 그런데 이 경찰관들도 어느새 그의 열변에 빨려 들어 자기도 모르게 박수를 치고 말았다. 연설을 끝내고 그의 뒤를 따라 나오는 프란체스카의 귀에다 “기동 경찰관 20년 만에 교통 법규 위반자를 놓친 것은 단 한 명뿐”이라며 “그 사람이 바로 당신 남편”이라고 말했다.프란체스카 여사는 이승만에게 운전을 배웠다. 그러나 남편과 달리 얌전하고 부드럽게 운전했다. 이승만은 그에게 ‘실키 드라이버(비단 같은 운전자)’라는 별명을 붙였다.

이 대통령은 한국전쟁 중 피란민 속에 섞여 내려오는 인민군의 교란 작전으로 우리 군이 곤경에 처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무초 주한 미국 대사를 불러 한국군과 미군이 함께 인민군 색출 작업을 벌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무초는 이를 거부했다.화가 머리 끝까지 난 그는 “내 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큰 소리쳤다.그는 곧바로 흙탕물을 튀기며 지프를 몰고 무초를 향해 돌진했다. 겁에 질린 무초는 이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했다. 이것이 이승만 대통령의 마지막 손수 운전이자 난폭 운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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