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성남시가 의욕적으로 분당에 개관한 노인전문병원을 두고 특혜시비가 일고 있다. 특히 성남시로부터 위탁 사업비 36억원을 받아 운영되는 노인보건센터 수탁 기관 선정과정에 의구심이 일었다. 지역 일각에서는 구정권 인사와 재단과의 유착으로 특혜를 받은 게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수탁 운영 기관인 늘푸른의료재단 단독으로 참여해 성남시로부터 선정됐기 때문이다. 또한 성남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노인보건센터와 모기업인 늘푸른의료재단에 대한 지도관리가 소홀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늘푸른의료재단과 노인보건센터를 둘러싼 각종 구설수를 알아봤다.
늘푸른의료재단(박성민 대표)은 2001년 6월에 설립된 의료법인이다. 25억 가량의 종자돈으로 출범한 늘푸른의료재단은 사회사업, 영세민 진료, 교육사업, 노인복지사업을 주사업으로 하고 있다.
사회의료 복지사업을 주로 하는 이 재단은 2006년 5월과 10월 각각 노인전문병원인 보바스 기념병원과 소아과병원인 보바스 어린이병원을 개설해 운영해오고 있다. 늘푸른재단이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8년 7월 시비를 받아 운영되는 성남 노인보건센터를 개관하면서부터다.
노인보건센터와 중원보건소 개관은 지난 2006년 2월에 착공해 지난달 4월에 준공한 대지 5512m2, 연면적 2만4726m2에 노인보건센터 지하3층, 지상6층, 중원구보건소 지하 3층, 지상5층 규모로 총 373억원이 소요됐다.
분당에 지하 3층, 지상6층 420평상 개관
특혜 시비는 선정과정에 있어 단독으로 늘푸른재단만이 참여해 수탁운영기관으로 선정되면서 불거졌다. 업체 선정에 구정권 인사와 긴밀한 사이라는 확인되지 않는 소문도 나돌았다. 그러나 관계 공무원들은 이 같은 의혹을 일축했다.
공모를 담당한 중원구 보건소 담당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작년 12월초에 공모해 민간적격자심사 자격을 벌였다”며 “당시 보바스 기념 병원 외에는 다른 업체들이 참석하지 않아 수탁기관으로 선정됐다”고 설명했다.
특혜 시비관련 그는 “말도 안 되는 음해성 소문”이라며 “적격자 심사에 노인전문병원이라 선정 기준이 까다로웠기 때문”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 그는 “성남시와 중원구 보건소로부터 추천받은 전문 심사위원들이 결정한 것으로 어떠한 특혜도 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당시 심사위원으로 변호사, 공인회계사, 시의원, 교수 등이 참여한 것으로 밝히고 있지만 구체적인 명단을 밝히기는 꺼려했다. 한 마디로 중원구에서는 노인전문병원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늘푸른의료재단이 단독으로 참여해 수탁기관으로 선정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수탁운영기관 선정과정의 특혜 의혹뿐만아니라 지도관리도 안 되고 있다는 지적도 일었다.
노인보건센터 모기업인 늘푸른의료재단에 대해 지도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재단이 운영하는 노인보건센터와 보바스 어린이 병원에 대한 지도 감독 역시 소홀하게 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이에 대해서 관리감독 기관은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분당구에 위치한 늘푸른재단의 경우 분당구 보건소로부터 지도관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분당구 보건소 담당자는 처음에는 “법인 재단에 대해서는 지도감독 관련 정해진 게 없다”며 “지도를 나간 적이 없다”고 밝혔다.
“보바스 횡령 전 직원이 모함하고 있다”
그러다 두 번째 통화에서 “9월 달에 어린이 병원에 대해 지도 감독을 한 적이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분당구 보건소 측에서는 노인보건센터의 경우 소재지가 성남시 중원구에 있어 자신들의 관리 감독 시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중원구 보건소 측에서는 “노인보건센터의 지도 감독을 분기별로 한다”며 “지난 9월 달에 지도감독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비로 운영되는 노인보건센터를 지도감독 할 뿐 모기업인 늘푸른재단에 대해서는 지도 감독을 하지 않고 있었다.
시로부터 받는 사업비가 재단을 통하지 않고 직접 노인보건센터 통장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재단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노인보건센터 측 역시 본지와 통화에서 이런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노인보건센터 자금관리 인사는 재단에서 파견 나온 인사로 확인됐고 이밖에 보건센터에서 일하는 50~60명이 재단인사임을 알 수 있었다.
한편 중원구 보건소 측에서는 “보바스 병원에서 횡령으로 쫓겨난 직원이 있다”며 “그 직원이 개인적 원한으로 모함을 하고 있다”고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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