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노조가 60세인 현재의 정년을 65세까지 늘려달라는 요구에 대해 사측이 수용불가 원칙을 내세우면서 노조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다. [이창환 기자]](/news/photo/202012/433650_350747_05.jpg)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기아자동차 노조가 11년 연속 임단협과 관련해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노사 대립이 지속되면서 노조의 파업은 그칠 줄을 모르고 있다. 기아차 노조는 사측이 노조의 요구안을 수용할 때 까지 4시간 부분 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앞서 노조가 해고자 복직과 정년 연장 등을 올해 임금단체협상 테이블에 들고 나오면서 사측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고 답했다. 대립의 시작이었다. 기아차 사측의 수용불가에 맞서 파업 카드를 꺼내든 노조는 사측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기아차 잔업 단가 현대차보다 비싸…잔업 복원 시 임금 인상 효과
현대자동차 노조도 예의주시…15차 협상 결렬 시 쟁대위 이어갈 것
4일 기아차 노조는 지부쟁의대책위원회 4차 회의를 열어 파업의 세부 방향을 논의했다. 7일 제 15차 교섭이 예정된 월요일 하루를 제하고 5일 가운데 4일 동안의 부분파업을 결정했다. 교섭 결렬 시 파업을 이어간다는 노조는 화요일은 2라운드 2시간 중간파업 및 본관 항의 집회,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4시간 퇴근파업(4시간 조기 퇴근)을 단행키로 했다. 아울러 5차 쟁대위도 열린다.
기아차 노조, 60세 ‘정년’ 65세로 ‘연장’ 요구
기아차 노조의 파업이 이어지고 있으나 사측은 당장 노조의 요구를 들어주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조가 제시하고 있는 정년 연장에 대한 요구는 기아차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아차에 따르면 정부에서 정해둔 정년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60세인데 이를 65세까지 연장해달라고 하는 것은 산업계 전반의 이해가 필요한 부분이므로 노조가 요구한다고 해서 모두 들어줄 수가 없다.
노조 측은 임금과 관련해서는 기본급 12만원 인상과 영업이익의 30%에 대한 성과급 지급 및 상여금에 대한 통상 임금 확대 적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공장에 전기자동차와 수소차 관련 부품 공장을 설치하라는 요구도 함께 했다.
기아차 사측, “노조 제안 수용불가” 확고해
노조의 해당 요구와 관련 사측에 따르면 기본급에 대한 것은 협상의 여지가 있으나 그 외의 요구에 대해서는 논의 자체가 불가능하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하락과 코로나19 등으로 어려워진 경기가 전체적인 매출을 떨어뜨리고 있는 가운데 영업이익만을 따져 그에 대한 성과급을 추가로 지급하라는 것은 납득되지 않는 제안이다.
다만 노조도 할 말이 많다. 사측이 14차 교섭에서 임금과 복지를 후퇴시키는 제안을 했으므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정년 퇴직자의 차량 구입을 75세로 줄이고 구입연한의 간격을 기존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할인율도 30%에서 25%로 줄이고자 한다”며 “이런 단체 협상을 ‘직군별로 분리해서 진행하자’며 노조의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근무자가 해마다 수백 명씩 퇴직하는 가운데 7200명이 오는 2025년까지 정년퇴직을 예정하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사측은 신규 채용에 대한 방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미래가 불안한 상황”이라고 파업의 이유를 설명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기아차 노조의 파업을 두고 코로나19 등으로 혼란한 시기에 이기적인 행보를 가는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조합원들을 선동하기보다 3만 노조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달라며 파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2020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기아차 노사의 갈등이 연내 매듭지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창환 기자 shine@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