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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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3-09-08 09:00
  • 승인 2003.09.0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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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인 한가위를 맞이하면서, 예년보다 빨리 온 추석명절로 인하여 각 가정들의 제수비용이 더 많이 들 것이라는 보도는 우울한 하늘 빛처럼 무거운 느낌으로 와 닿는다. 해마다 추석이 되면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가고, 10시간 이상이 걸리는 귀향길과 귀성길이 힘들지만은 않은 것이 우리들의 마음이다. 한가위를 앞 둔 오늘도 화물연대의 파업소식은 신문지상의 일부를 장식하고, 화물차량으로 인하여 봉쇄된 도로의 사진을 보면서 대한민국이라는 우리의 배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우스개 이야기로 술에 취하면 심각한 국가경제의 이야기를 하게 된다고 하는데, 요즘은 필자의 주변에서 국가의 앞날과 우리 모두가 살아가야 할 내일에 대한 담론을 나누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그리고, 요즘 직장인들의 최대관심사는 로또와 이민이라는 이야기에 안타까운 마음을 느끼는 것은 필자만이 아니기를 바란다.모 홈쇼핑에서 이민상품으로 일거에 170억여원의 돈이 몰렸다는 보도를 보면서, 소위 말하는 386의 시대를 살아 온 필자는 왜 우리가 살아가는 이 곳이 떠나고 싶은 곳이 되고, 희망이 없는 곳이 되어가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국가공권력은 사회구성원의 갈등적 요소를 중화하고 집단 간의 대화의 물꼬를 열어가는 중재자의 역할을 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현재 우리나라는 각계 각층의 사회집단들의 자기이익의 표현이라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일부는 이를 ‘집단 이기주의’라는 식의 작명을 하고, 전체를 위한 희생을 요구하기도 하는데, 필자의 견해로는 이는 접근법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 본다. 국가는 국가 구성원인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국민이 없는 국가는 없는 것이고, 국민을 떠난 국가 자체의 목적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다만, 국가를 이루는 다양한 사람들의 집합체들이 그들 각자의 이해관계가 있고, 이를 표현하는 것 자체는 합법적이고 오히려 권장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그 표현법에 있어서 타인의 권리영역을 침범하여서는 아니 되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다.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인정하는 바탕에서 인정되는 것이기 때문이다.화물연대의 파업, 전교조와 학부모단체의 갈등 등 일련의 사회문제들은 우리 사회가 이익의 갈등과 조화라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본다.

이러한 사회집단 간의 분쟁에 대하여 우리가 투표로써 선출하고 국가공권력을 맡긴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권력은 당연히 현재 한국사회의 갈등에 대한 중재자의 역할을 하여야 하고, 이 국가의 구성원들에게 미래를 열어갈 Vision을 제시하여야 한다. 당리당략과 정치일정을 따라 이합집산을 하는 동안에 그들에게 정치를 맡긴 국민들은 해결의 길을 찾지 못하고 로또를 통한 대박의 꿈과 이민을 통한 탈출의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정치가 부패하고 염증이 나더라도 정치에 무관심하여서는 아니 된다. 정치는 우리가 숨쉬는 공기와도 같은 것이기 때문에 정치가 썩으면 그 공기를 마시는 국민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고, 부패한 정치인이 가장 바라는 것이 국민들의 정치무관심일 것이다.이번 추석에는 달을 보면서 한국의 앞날이 둥근 보름달처럼 희망에 가득 차기를 빌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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