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권력을 누리다 지난 94년 갑자기 사망한 북한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지 9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북한 주민들의 추모 행렬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추모행사가 예년과 달리 간소하게 치러졌다고 내외신 언론이 보도하고 있다. 내외신 언론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8일 새벽 금수산 기념궁전을 참배했을 뿐 별다른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또 매년 열렸던 각종 문화행사들도 생략되거나 소규모로 치러졌다는 전언이다.평양 등 지역에서 청소년과 학생들이 평양 만수대언덕에 있는 김 주석 동상앞에서 ‘회고 모임’을 가졌고, 각 지역별로 노동당원들이 ‘회고의 밤’ 행사를 가졌지만 예년에 비해 그 규모가 축소됐다는 것.
또 각 군부대에서는 김 주석을 추도하며 인공기를 내걸어 놓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이와 함께 신문과 방송의 추모 사설이나 논설도 예년에 비해 빈도가 크게 줄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북한의 경제적 사정이 어렵고, 핵문제를 둘러싼 미국과의 팽팽한 마찰 등 대내외 정세가 악화된 것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김일성 사망 이후 지금까지 북한 전역의 김일성 동상을 참배한 연인원이 3억8,000만명에 이를 정도로 추모 열기는 가시지 않고 있다. 북한 전역에 있는 김일성상(像)은 70여개 동상을 비롯해 약 3만5,000여개에 이른다고 한다.<성>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