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새대통령 “청와대도 옮긴다”-지금 자리는?
노무현 새대통령 “청와대도 옮긴다”-지금 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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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3-12-31 09:00
  • 승인 2003.12.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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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한반도의 명당이고, 그 중에서도 경복궁은 최고의 집터다. 명당의 기본 조건은 풍수의 어원이 된 ‘장풍득수(바람을 간직하고 물을 얻는다)’이다.바람을 가두기 위해서는 사방으로 병풍 같은 산이 감싸고 있어야 하고, 물을 얻기 위해서는 강이나 냇물을 끼고 있어야 한다. 그것도 안팎 두 겹으로 싸여 있으면 더 좋다. 서울을 감싸고 있는 바깥쪽 병풍을 방위별로 꼽아 보면 북한산(북), 아차산(동), 관악산(남), 덕양산(서, 행주산성)이다. 경복궁을 감싼 안쪽 병풍은 북악산(북), 낙산(동), 남산(남), 인왕산(서)이다.그 중에서도 왕궁을 내려다보는 북악산이 가장 중요해 ‘주산’이라 부른다. 서울을 끼고 도는 바깥 큰 물은 한강이며, 도성을 가로지르는 안쪽 작은 물은 청계천이다.

주산을 등지고 안쪽 물을 마주하는 배산임수의 명당이 경복궁이다.청와대는 경복궁의 북쪽 문인 신무문 바깥쪽에 있던 후원이다.풍수학적 문제는 청와대 터가 왕궁의 바깥, 그 중에서도 인간의 손이 닿아서는 안 되는 북쪽 주산의 안쪽에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청와대에 입주했던 사람들은 뒤가 좋지 않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조선 총독들도 그랬지만 역대 대통령은 더욱 그러했다. 풍수 지리상으로는 명당일지 모르나 시정과 너무 떨어진 구중궁궐 같은 분위기 때문에 세상일에 어두워지는 것이 사실이다. 풍수학자 최창조씨는 “신무문 바깥은 인간이 범접해선 안 되는 신의 자리”라며 청와대 이전을 주장해 왔다. 1927년 그 터에 처음 집을 지은 사람은 일본 제국주의 총독이었다. 노무현 새 대통령은 청와대도 옮긴다고 했다. 정치적, 풍수학적인 이유만 아니라 역사적인 측면에서도 청와대 이전이 검토될 시점이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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