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말 한 여론조사 연구소가 역대 대통령의 치적 조사를 발표하며, “박정희 대통령을 넣으면 표 쏠림 현상이 나타나서 그 이후의 대통령 네 분만 조사의 대상으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이 생각하는 ‘국민을 살리는 대통령’ 중 부동의 으뜸이어서 뺐다는 말과도 통한다. 그가 으뜸인 이유 중 하나.“박정희 대통령의 잘 잘못을 말하기 전에, 그 분은 돈에 대해서 깨끗했습니다. 서거 후에 돈을 남긴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이 말은 신현학 전국무총리가 TV에서 한 말이다. 비단 그 뿐만이 아니다. 박 대통령에 대해서 회고를 하는 이들은 호의적이든 그렇지 않든 그와 같은 말들을 했다.청와대 비서관으로서 박 대통령의 가족 관계를 담당했던 권상하씨의 말에 의하면 박 대통령은 누님도 만나주지 않았다고 한다.“내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면 잘 모시겠습니다. 그러니 (제가 임기 중에는) 고향(구미)에 내려가셔서 저를 모르는 듯 계십시오”라는 말을 전했다고 한다.
한두 번도 아니고, 수 차례 그런 이야기를 들은 누님의 서운함은 적지 않았다고 한다.“어디에도 움직이지 말고 고향에만 있으라니, 그것도 그냥 가만히 있으라니… 국민의 거주 이전의 자유를 왜 박탈하느냐는 원망도 했다.박 대통령은 조카가 새나라 자동차 석 대를 갖고 서울에서 영업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당시 비서실장과 권상하 비서관을 대통령 집무실로 불러 노발대발 호통을 쳤다고 한다.이 사람들아! 그놈(조카)이 전에 벽돌 공장에서 직공으로 일하고 있었어. 무슨 돈으로 새나라 자동차를 석 대나 사서 서울에서 영업을 하고 있단 말인가? 당장 새나라 자동차를 압수해.”이 때 비서관은 사표를 내고 청와대를 떠났다.바로 이 두가지 예가 독재 논란에도 불구, 그가 왜 추모 받는지에 대한 답이 아닐까? 물론 ‘존경’과는 정반대의 비판 또한 만만치 않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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