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언택트 → 온택트…다양·진화하는 코로나19 비대면 소통
[기획]언택트 → 온택트…다양·진화하는 코로나19 비대면 소통
  • 안애영 기자
  • 입력 2020-11-16 16:19
  • 승인 2020.11.16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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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 활용한 다양한 소통 시스템 구축 필요
▲MBC 예능프로그램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 화면 캡쳐
▲MBC 예능프로그램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 화면 캡쳐

[일요서울ㅣ광주 안애영 기자] “사실 휴대폰 영상통화 수준으로 생각했었는데, 진짜 바로 옆에서 대화하는 것 같아서 정말 신기했어요.”

광주시 서구에 거주하는 A씨는 친언니의 권유로 지난 추석 화상 프로그램을 휴대폰에 설치했다. 설치는 했지만 아이가 어려 사용할 일은 거의 없었던 A씨는 얼마 전 MBC ‘나 혼자 산다’라는 프로그램에서 화상으로 친구들을 만나는 여자 연예인의 일상을 본 후, 최근 지인들과 화상 만남을 진행하면서 ‘온택트 소통’이라는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신종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인해 국내를 비롯해 전 세계는 비대면 사회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됐다. 여기에 바이러스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심리가 더해지면서 ‘언택트’는 가속화됐다.

게다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비대면과 비접촉이 일상화되면서 이제는 사람과 사람, 기업과 소비자 사이에 자리 잡은 ‘언택트(Untact) 문화’에 어떻게 콘택트(Contact)를 만들어 갈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았다. 그리고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생겨난 그 틈은 IT 기술의 발달과 함께 발전한 온라인을 통한 소통 즉, ‘온택트(Ontact)’라는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채워지고 있다.

5살, 4살 두 딸을 둔 A씨는 “저는 늦게 결혼해 아이들이 아직 어린데 일찍 결혼한 다른 친구들은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나 학원에서 코로나19로 온라인 학습을 하게 되면서 화상 프로그램을 접한 친구들이 많다”며 “친구들도 아이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부분은 속상해하는데, 화상으로라도 잠깐씩 반 친구들과 담임선생님 얼굴을 볼 수 있고, 또 온라인과 병행해 수업이 이어지는 걸 보면 세상이 우리 때랑, 또 코로나19 전과도 참 많이 달라졌다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A씨의 말처럼 비대면과 비접촉의 일상화는 학교와 직장, 방송, 공연 및 관광을 비롯해 경조사 등에 이르기까지 대면에 익숙했던 우리 생활의 많은 부분들을 변화시키고 있다.

코로나19로 학교는 온라인을 활용한 원격수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기업들의 재택근무 활성화는 비접촉 회의가 가능한 화상회의 플랫폼의 증가를 가져왔다. 방송가에선 무관중 녹화 및 실내로 장소를 제한해 촬영을 진행하거나, 기획 단계부터 ‘비대면’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들도 등장하고 있다. 화상 프로그램을 활용한 쌍방향 생중계 소통 요리 방송인 MBC ‘백파더: 요리를 멈추지 마!’는 코로나 시대에 나온 대표적인 비대면 콘텐츠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 결혼식장에도 하객 규모를 제한하는 비대면이 적용되면서 참석 못 한 지인들에게 온라인으로 결혼식을 생중계하는 등 코로나19는 예식장의 풍경도 바꾸고 있다. 또, 스포츠 부분 역시 관중석에 설치한 거대한 LED 화면을 통해 응원 메시지가 실시간으로 선수들에게 전달되고, 관중들의 모습을 화면을 통해 송출하는 등의 이색 랜선(인터넷)응원문화도 생겨났다.

특히 지난달 10일과 11일 두 차례 열린 방탄소년단의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은 화려한 그래픽과 실제 공간이 연동되는 증강현실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오프라인 공연에선 즐길 수 없는 차별화된 무대와 관객석에 설치된 60m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온라인으로 연결된 전 세계 수백 명 팬들의 함성소리까지 더해져 ‘온라인 콘서트의 한계를 뛰어넘어 새로운 표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A씨 역시 화상 모임을 진행하며 가장 놀라웠던 점에 대해 “화상이라고 해서 처음엔 과거 질이 좀 떨어지던 휴대폰 영상통화 수준으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화질도 좋고, 많은 사람들이 동시에 접속해 있는데도 화면이나 음성도 끊김 없이, 시간차 없이 들리니까 진짜 바로 옆에서 대화하는 것 같았다”면서 “또, 각 상황에 따라 화면에 나오게도 하고, 소리를 들리게도 들리지 않게도 하는 등의 상황별로 조절할 수 있는 기능들도 잘 갖춰져 있었다. 그동안 상상했던 기능들이 아주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보이는 게 참 신기했다”고 말했다.

▲'미디어투어' 홈페이지 화면 캡쳐
▲비대면 개별관광 '미디어투어' 홈페이지 화면 캡쳐

이어 갇힌 공간에 있는 걸 싫어한다는 A씨는 “비행기나 차를 타고 장거리 여행하는 게 사실 저는 쉽지 않은데, 요즘은 ‘랜선 여행’이라는 이름으로 실제 그 지역을 여행하는 것처럼 느낄 수 있게 제작된 영상들도 지역별로 다양하게 올라온다”면서 “실제로 가서 보는 것과 차이는 있겠지만 저처럼 국내건, 해외건 여행이 쉽지 않은 사람에겐 랜선여행관광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관광업계 역시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인한 외출 및 여행 자제로 큰 타격을 받았다. 그래서 정부와 관광업계는 위기 극복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코로나 시대에 맞춘 다양한 랜선여행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다. 그 가운데 문화체육관광부가 지원하는 대한민국 테마 여행 10선의 하나로 8권역에 포함된 남도 맛 기행은 비대면으로 태블릿을 이용해 영상과 해설을 보고 들으며 여행을 즐기는 발전된 기술을 적용한 신개념 ‘미디어 투어’의 대표 콘텐츠라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지난 추석 명절 전남도는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추석 명절 고향 방문과 관광을 자제하고 랜선으로 전남의 고향여행을 떠나자는 '랜선고향여행'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코로나19와 공존의 길을 갈 수밖에 없는 지금 상황에서 A씨는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바이러스로 다들 어렵고, 답답하고 혼란스러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혼란 속에서도 어쨌든 기술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방향으로 더 발전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물론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상상 속에서만 가능했던 일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더 빨리 현실화되는 걸 눈으로 확인하는 요즘, 좋아질 세상 다 누리고 살려면 오래 살아야겠는데라는 생각이 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런 현상들과 관련해 동국대학교의 이종식 교수는 매일경제에 실린 ‘이종식의 4차 산업과 초융합’이라는 연재 글을 통해 “코로나19가 지속이 된다면 거시적인 관점에서 경제, 정치, 문화, 사회 전반적으로 다양한 상호작용의 변화가 예상된다”며 “이럴 때일수록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자세, 창의적이고 열린 자세로 지금의 4차 산업의 첨단 기술을 응용해 다양한 소통을 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애영 기자 aayeg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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