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짱 ‘서울 나들이’는 MB 때리기
노짱 ‘서울 나들이’는 MB 때리기
  • 선태규 기자
  • 입력 2008-10-13 13:40
  • 승인 2008.10.13 13:40
  • 호수 754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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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의 첫 ‘서울 나들이’가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10·4 남북정상선언 기념강연에서의 발언은 야권의 가이드라인 뿐 아니라 친노세력의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줬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고, 그에 앞서 측근들과 골프를 친 것도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1일 남북정상선언 기념 강연에서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10·4 남북공동선언을 존중하지 않고 그 결과 남북 관계가 다시 막혀버렸다”며 “10·4 선언은 버림받은 선언”이라고 한 뒤 “나무(공동선언)가 말라 비틀어졌지만, 아직 안 죽었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건설 최고 경영자 출신의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 “전임 사장이 계약하면 후임 사장이 이행할 줄 알았는데, 국가 CEO는 안 그래도 되는 줄 몰랐다”며 “회사가 그러면 부도난다”고 돌려서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은 현 정부의 상호주의에 대해 “(상호주의)는 대화와 협력정책에 시비를 거는 데 사용돼 왔으며, 대결주의의 또 다른 표현에 불과하다”며 “반공·분단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우리가 먼저 평화와 공존에 대한 신뢰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는 참여정부 청와대 수석 및 장차관 인사 등 400여명이 참석했고, 반기문 UN사무총장은 축하 영상메시지를 보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 앞서, 28일 경기 양평 TPC 골프장에서 열린 재경 부산상고 동문회에 참석했고, 부산상고 동문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문 골프대회를 개최했다.

동문회 행사 뒤인 29일에는 충북 충주의 시그너스 골프장에서 오랜 후원자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과 골프를 쳤다. 시그너스 골프장은 강 회장 소유로, 지난달 6일 강 회장 장남과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 장녀가 결혼식을 올린 곳이다.

이와 관련, 친노세력 관계자는 “야인이 된 마당에 골프를 칠 수도 있는데, 그보다는 정상회담 기념행사에서의 발언이 중요하다”면서 “남북관계를 언급함으로써 현 정부를 압박하는 한편 피아를 명확히 함으로써 친노세력을 포함해 야권이 가야할 방향을 지적한 측면이 있다”고 해석했다.

특히 정체성을 상실한 채 호남당으로 전락하려는 민주당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경종을 울림으로써 경상도에서의 권토중래 계획을 회복하려는 의도를 표출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선태규 기자 august@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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