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친위대 ‘충성경쟁’ 벌이나?
MB 친위대 ‘충성경쟁’ 벌이나?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8-09-26 09:58
  • 승인 2008.09.26 09:58
  • 호수 752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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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경쟁에 청와대 만찬계획도 연기”
박영준 · 박창달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일조한 사조직이 선진국민연대(이하 국민연대)와 국 민성공실천연합(이하 국실련)이다. ‘왕의 남자’로 불리는 박영준 전 청와대 기획조정 비서관과 ‘왕의 그림자’로 불리는 박창달 전 의원이 각각 양대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두 조직이 청와대에서 만찬을 갖기로 했다가 연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정치권에 주목받기 시작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성공한 지도자로 만들기 위해 양 조직이 ‘과잉 충성 대결’에 사조직 관련 음해성 소문마저 흘러나오면서 우려의 시각도 표출하고 있다.

선진국민연대는 지난 대선 전에 만들어진 200여개 단체와 등록회원만 460만명에 육박하는 거대 이명박 지지그룹이었다. 이런 엄청난 규모 때문에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조직을 주도적으로 이끈 박 전 비서관은 청와대로 직행할 수 있었다.

특히 대통령 친형 보좌관 출신에 이 대통령과 서울 시장 때부터 인연으로 ‘왕 비서관’으로 급부상했다. 박 전 비서관의 위상은 총선을 거치면서 청와대 공천 배후 인사나 고위직 인사권을 막후에서 행세하고 있는 인사로 지목되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국민연대 출신 인사들이 정부 요직에 갈 수 있었던 배경 역시 박 전 비서관의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다는 말이 무성했다.


뉴스메이커 ‘투박’ 박창달 박영준

급기야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이 지난 6월초 박 전 비서관의 인사권 전횡에 제동을 걸었다.정 의원은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박 전 비서관이 청와대를 떠나는 계기가 됐다.

미 쇠고기 수입으로 인해 촛불시위가 한창인 당시 청와대를 나온 박 전 비서관은 이명박 정부에 등 돌린 민심을 돌리기 위해 물밑 여론 조성에 나섰고 그 대상은 당연히 국민연대였다. 대선 이후 느슨해진 조직을 추스르기 위해 전국을 돌며 재결집에 나선 것이다.

실체가 불명확한 국민연대와 달리 국민성공실천연합은 지부와 지회를 갖고 있는 조직이다.

국실련(이영수 회장)은 전국 18개 지부, 252개 지회, 35만여 회원을 가진 막강한 조직으로 지난 전대에서 박희태 후보를 당 대표로 만드는 데 일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6년 9월 포럼 ‘한국의 힘’의 후신인 국실련이 주목받는 이유는 3천여명에 육박하는 대의원이 등록돼 있다는 점이다.

전체 대의원 중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이 숫자로 인해 국회의원들이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조직인 셈이다. 지난 8월 개최한 국실련 비전 선포식장에서 이상득 의원을 비롯해 25명의 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참석했고 이명박 대통령이 축사를 보내는 등 세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실련의 실세인 박창달 전 의원은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국실련은 경선 때까지 대선 외곽조직으로 이명박 후보의 지지 모임이었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성공한 지도자로 만들기 위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시기적으로 박 전 비서관이 국민 연대를 재결집하는 동안 박 전 의원 역시 국실련 조직 재정비를 나선 점은 눈여겨볼만하다.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양대 조직을 청와대에 초청해 만찬을 갖기로 했다가 ‘자기 식구 챙기기’라는 비판을 의식해 취소하는 해프닝이 전해지면서 재차 화제가 됐다.

이처럼 외곽조직에 대한 청와대의 관심이 높아지자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역대 정권의 ‘사조직’이 권력화 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양 조직의 ‘과잉 충성 대결’이 권력의 오남용을 가져올 수 있다는 말도 나왔다. 이런 조짐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특히 정가에서는 ‘사조직 금품요구설’등 음해성 소문이 나도는 등 냉기류도 감지됐다.

박창달 전 의원은 “사조직 관련 흑색선전이 나도는 데 전혀 사실무근이고 엉터리다”고 펄쩍 뛰었다. 또 과잉 충성대결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는 “국실련과 국민연대는 수시로 교류를 하며 사이가 좋다”며 “두 조직은 기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성공을 바란다는 점에서 방향과 목표는 같지만 활동만 다를 뿐”이라고 강조했다.

선진국민연대와 관련 국실련의 이영수 회장은 “국민연대는 대선 이후 실체가 없는 조직으로 박 전 비서관이 청와대에 관리 필요성을 주장해 전국을 한 바퀴 돌고 나서 재결집 됐다”며 “국민 연대가 청와대 만찬에 초청을 받았을 때 우리 쪽 인사들이 대거 신청해 포함됐다”고 전해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박 전 비서관이 전국을 돌며 인사를 운운해 내부적으로 불만이 제기된 적이 있었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회장은 “전국 순회 과정에 지역별로 박 비서관이 ‘어디 어디에 인사를 보낸다’는 발언을 들은 인사들이 있었다”며 “당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언급했다.

또 청와대 만찬이 취소 된 것과 관련 그는 “만찬이 완전히 취소된 게 아니라 추석 이후로 미뤄진 것 일뿐”이라며 금명간 국실련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만찬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대통령 사조직 관련 인사가 구설수에 오르고 예정 됐던 청와대 만찬이 연기되는 등 언론에 주목을 받자 정치권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도 보내고 있다. 과거 사조직의 말로가 좋지 않게 끝난 경우가 태반이었기 때문이다.


음해성 소문까지 횡횡

노태우 전 대통령 지지모임으로 박철언 전 의원이 이끈 ‘월계수회’나 YS의 아들 김현철씨가 주도한 ‘나라사랑운동본부’ 그리고 DJ ‘연청’ 조직에 기존 모임과 다소 성격이 다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사모’에 이르기까지 권력과 유착관계로 인해 불미스런 잡음이 끊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6공의 황태자’로 불리던 박 전 의원은 슬롯머신 업자에게 수표 5억원을 받아 구속됐고 김현철씨는 정권 말기에 각종 비리 사건에 거론되다 ‘한보 게이트’에 연루돼 뇌물 수수 및 권력남용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연청을 이끌던 DJ 아들 김홍일 전 의원 역시 집권말기에 각종 게이트에 연루돼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았고 노사모를 이끌었던 명계남씨의 경우 ‘바다 이야기’ 파문 당시 구설수에 오르는 등 가시밭길을 걸어야만 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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