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가 심상찮다
추미애가 심상찮다
  • 선태규 기자
  • 입력 2008-09-26 09:50
  • 승인 2008.09.26 09:50
  • 호수 752
  • 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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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유력 대권후보인 추미애 의원의 행보가 조금씩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대구에 대한 발길이 최근 들어 잦은 것이다. 대구지역 강연이 있고, 이달부터 영남대 최고 경영자과정에 등록해 다니기 시작해 자주 찾는다는 것인데, 차기 대선을 향한 포석이란 해석에 큰 이의는 없어 보인다.

대구지역 터줏대감인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 대한 상대적 이미지를 쌓기 위한 모습으로 풀이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이기도 한 추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민주당 소속이면서도 영남출신이고 구 민주계로 분류되며, 삼보일배를 통해 호남지역 주민들로부터 호의적인 평가를 듣고 있다.

이런 기본 조건을 바탕으로, 차기 대선에서 박 전 대표가 지난 한나라당 경선처럼 탈락할 경우 대구 경북지역 박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한나라당을 등지고, 고향 사람인 추 의원을 택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미리 민심잡기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박 전 대표가 빠진 한나라당 후보와 유일하게 경쟁할 수 있는 후보로 추 의원이 지목되고 있고, 민주당 내 뚜렷한 후보가 없다는 점도 추 의원을 부각시키게 한다.

추 의원은 대구에 갈 때면 승용차대신 KTX, 택시 등을 이용,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고 한다. 또 지역위원장들과 만나서는 “대구출신 의원으로서 고향 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영남지역 불교계 인사를 접촉한다는 차원에서 대구 동화사와 부산 범어사를 방문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이종찬 전 국정원장과 백낙청 서울대 교수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보에 대해 측근들은 “대권을 향한 행보”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한 정치 관계자는 “추 의원에게 당내 입지가 별로 없으니, 이런 점을 보완하고 대권행보를 본격화하기 위해 이념과 관계없이 다양한 정치 및 사회 원로를 만나는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추 의원의 대구민심 잡기에 민주당도 힘을 실어주는 형국이다.

민주당은 19일 최고위원회의를 대구에서 개최키로 한 것이다. 지난 달 22일 강원도 원주에 이어 두 번째로 지방에서 여는 것으로, 2010년 지방선거에서 김대중, 노무현 전 정권 때와 같이 영남권에서 20-30%의 지지율을 얻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에 앞서 지명직 최고위원에 대구 출신 윤덕홍 대구대 교수를 추대했고, 경주출신 이미경 사무총장이 이달 들어 영남권 지역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것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민주당 관계자는 “추 의원이 차기 대권 후보로 손색이 없지만, 당내 입지를 강화하고 참모진을 제대로 두고 관리하며 행보를 크게 해 나간다면 대선 본선에서도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규>

선태규 기자 august@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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