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콩까이는 본능적으로 손바닥으로 젖가슴을 가렸다. 흘러내린 아오자이 사이로 풍만하고 선정적인 엉덩이에 손바닥만 한 빨간 팬티가 걸려 있는 것이 보였다.
“쌍년아, 물 더 가져와. 빨리!”
갑자기 개미허리가 콩까이의 엉덩이를 퍽 소리가 나도록 차 버렸다. 깜짝 놀란 콩까이가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밖으로 사라졌다.
노란색 아오자이 콩까이가 나무침대 밑에서 약품 상자를 찾아와 권영준 병장의 상처 부위를 소독하기 시작했다.
콩까이는 침착하고 대담했다. 콩까이는 익숙한 솜씨로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소독한 후 항생제를 발랐다. 그리고 압박 붕대로 묶었다. 콩까이의 치료 솜씨는 한눈에 봐도 전문교육을 받은 것 같았다.
흰 아오자이 콩까이가 물을 떠오자 개미허리는 목이 마른 지 정신없이 물을 마시기 시작했다. 꿀꺽꿀꺽 소리를 내며 물이 넘어갈 때마다 목울대가 오르락내리락 하며 움직였다.
물을 마신 개미허리는 그제야 기분이 풀리는지 배시시 웃었다. 가지런하고 보기 좋은 이빨이 장난치다 들킨 소년처럼 천진난만해 보였다.
그의 표정은 종잡을 수가 없었다. 웃을 때는 세상 물정에 때 묻지 않는 순진한 소년처럼 보였으나 달리 보면 잔인한 심성과 여우같은 교활함을 감추고 있는 것 같았다.
평소에 개미허리는 자칭 종합 무술이 19단이라고 떠벌리고 다녔다. 태권도, 합기도, 쿵후, 유도 등을 합쳐 모두 19단이라고 했다.
그는 스스로 태권도 마크 (유단자들이 명찰 위에 부치는 마크)를 만들어 달고 다녔다. 초단은 손가락 한 개, 삼단은 손가락 세 개로 표시하는 태권도 마크를 손가락 열아홉 개로 만들어 명찰 위에 달고 다녔다. 병사들은 그런 개미허리를 보고 군대라는 특수성이 보태진 허풍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종합 무술 19단도 콩알만 한 총알 앞에서는 별 볼일이 없을 것이라고 뒤에서 비웃었다.
“너거 집 부자구나.”
임태호 상병이 거실구석에 쌓여있는 씨레이션 상자를 보며 말했다.
“이거 좀 묵어도 되나?”
임태호 상병은 거실 탁자 위에 있는 바나나와 파인애플, 그리고 멜론과 야자열매를 손가락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리고는 콩까이의 대답도 듣지 않고 M16 대검으로 야자열매를 깨기 시작했다. 야자열매에 구멍이 뚫리자 노란색 아오자이 콩까이에게 말했다.
“순자야, 이거 권 병장님 좀 드리라.”
노란색 아오자이 콩까이가 열매를 받아 침대에 누어있는 권영준 병장에게 다가가서 그에게 스푼으로 떠 먹였다
“오냐, 그래 니 잘한다. 애고 이뿐 거.”
임태호 상병이 콩까이의 엉덩이를 툭툭 뚜드리며 노닥거렸다.
그때 권영준 병장이 눈을 떴다. 변을수 일병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물었다.
“권 병장님. 정신이 좀 드세요? 내가 누군지 알겠습니까?”
권영준 병장은 씁쓰레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 변 일병이지?”
그때 임태호 상병이 장난스런 표정을 지으며 끼어들었다.
“아이고 우째꼬! 내가 을수로 뵈는가요? 고라 몬 다된 기라. 곧 디질 모양이구나, 우째몬 좋노? 아이고 아이고…”
임태호 상병을 과장되게 우는 시늉을 했다.
“뭐야 임마! 내가 죽어? 임태호, 너 말 다했냐?”
권영준 병장이 화를 냈다.
“에헤헤 행님요. 내가 행님 약 올리려고 일부로 한번 해본 소리 라요. 너무 기분 나쁘게 생각하지 마소. 얼른 일어나면 내가 저 년들 한번 부치 줄기요. 가스나 꼬시는 데는 태호 말고 또 누가 있소, 안 그라요? 아이구메, 형님 연장이 설라는 가 모르겠다마는.”
임태호 상병이 콩까이를 돌아보았다.
“순자야, 니 이 아저씨 어떠노? 배에 빵구는 나도 연장 하나는 기가 막힌다. 니 한번 부치 줄까, 어떠노?”
노란색 아오자이 콩까이는 무슨 말인지 몰라 빙그레 웃자 임태호 상병은 더욱 기고만장했다.
“헤이, 붐붐 오케이?”
임태호 상병의 말에 콩까이는 금방 얼굴이 붉어지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남녀 간의 성행위에 대한 표현은 마음 하나로 감지되는 모양이다. 한참동안 시시덕거리든 임태호 상병이 갑자기 흰 아오자이 콩까이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찢어진 아오자이 사이로 드러나 보이는 풍만한 젖가슴, 그리고 쪼그리고 앉은 무릎 사이로 언뜻 보이는 선정적인 빨간 팬티, 터질 것만 같은 엉덩이와 잘록한 허리, 사슴처럼 가느다란 목과 칠흑같이 검은머리가 시야에 꽉 찬 것이다.
늑대처럼 옆으로 찢어진 작은 눈이 억제 할 수 없는 욕정에 사로잡혀 야릇한 눈빛을 내며 계집의 벗은 몸뚱이를 혀로 핥듯 꼼짝도 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임태호 상병이 갑자기 벙어리처럼 입을 봉하고 자기의 벗은 몸뚱이를 노려보자 흰 아오자이 아가씨는 어쩔 줄 모르며 두 손으로 젖가슴을 가리며 그의 눈길을 피했다.
임태호 상병이 갑자기 흰 아오자이 콩까이를 끌어안고 우악스러운 손길로 젖가슴을 파고들었다.
그러자 콩까이는 엉덩이를 뒤로 내빼며 몸을 비틀었다. 임태호 상병은 콩까이의 몸뚱이를 주무르며 희롱을 시작했다.
“자식, 놀고 있네.”
개미허리가 임태호 상병의 등을 발로 걷어차 버렸다. 임태호 상병은 앞으로 폭 꼬꾸라지며 계집의 가랑이 사이에 코를 처박고 엎어졌다.
임태호 상병은 깜짝 놀라 벌떡 일어섰다. 짐승처럼 들떠있던 욕정이 한순간에 싹 가셔 버렸다.
“임마, 싫다는 애 건들지 마라.”
씨레이션 깡통을 따며 개미허리가 임태호 상병에게 말했다.
<다음호에 계속>
김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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