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x파일] 금융협회장 후임 인선 두고 또 '눈살' 
[재계x파일] 금융협회장 후임 인선 두고 또 '눈살' 
  • 이범희 기자
  • 입력 2020-11-02 11:24
  • 승인 2020.11.06 18:13
  • 호수 1384
  • 3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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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낙하산 관피아. 모피아 반대...관치금융 역행 비판

[일요서울 ㅣ이범희 기자]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협회장(은행연합회, 생보협회, 손보협회) 후임 인선을 두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의 낙하산인 관피아나 모피아가 대거 자리를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서 이를 막기 위한 시민단체들과의 싸움이 불가피하다.

시민단체 금융소비자연맹(이하 금소연)은 "금융협회장은 대정부 로비활동이나 방패막이 역할이 아닌, 금융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전문성을 갖추고 소비자 중심의 마인드를 가진 인사를 선임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관피아 모피아 출신과 정치인 선임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등 전관유력...불붙은 협회장 인선 논란
시민단체 '자진사퇴' 돌직구...'모피아 물러나고 민간 전문가가 맡아 관치 척결해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이후 117개 금융회사·공공기관으로 간 전직 경제관료는 207명이다. 공공기관 45명, 은행 25명, 보험사 66명, 증권사 45명, 협회 6명 등으로 업종도 다양하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되는 금융협회장 후임에 정부의 낙하산인 관피아나 모피아가 대거 자리를 잡을 전망이다.

지난 2일 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이하 손보협회)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는 정지원 이사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결정했다. 손보협회는 조만간 총회를 열고 회원사 투표를 통해 정 이사장을 회장으로 선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용퇴를 결정한 김용덕 현 회장은 5일 공식 임기가 만료된다. 하지만 차기 회장이 정식으로 취임할 때까지 회장직을 유지한다. 정 이사장은 손보협회장으로 취임하기 위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취업 심사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취임 시기는 연말이 될 전망이다.

금융협회장 '관료 전성시대' 예고

정 이사장은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를 거친 관료 출신이다. 1962년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7회로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금융감독위원회(현 금융위원회) 은행감독과장,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과 상임위원을 지냈다.

이후 2015년 한국증권금융 사장, 2017년 한국거래소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거래소 이사장 공식 임기는 이달 1일 종료됐으나, 역시 후임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 이사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이달 말 임기가 끝나는 김태영 회장의 후임에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과 민병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장도 전 금감원장인 진웅섭 법무법인 광장 고문, 정희수 보험연수원장이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알려졌다. 대부분 모피아 출신이 협회장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시민단체 금융소비자연맹은 지난달 29일 ‘금융협회장 인선, 낙하산을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냈다. 은행연합회(2명), 생명보험협회(5명), 손해보험협회(3명) 차기 회장 후보군 10명의 이력을 분석했다. 이 가운데 6명은 모피아(기재부 출신), 2명은 정치인으로 분류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이 단체의 비판이 그야말로 돌직구다. 금소연은 “현재 은행협회장 후보 최종구, 생보협회장 후보 진웅섭, 진동수 모두 현직에서 슈퍼갑질을 하던 모피아 출신으로 민간 금융협회장으로 선임을 적극 반대한다”라며 아울러 본인들 스스로 후보에서 사퇴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협회장 자리에 대해 낙하산 관피아와 모피아를 선임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나라다운 나라, 정의와 공정을 주창하는 것과 정면 배치되는 행동이다. 낙하산 후보들은 즉각 사퇴를 선언하고, 금융 전문성과 소비자 중심의 사고를 가진 전문가가 회장에 선임돼 금융산업의 정상적인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tip-용어정리] '관피아, 모피아'는

재무부의 영문 약자인 MOF(Ministry of Finance)와 마피아(Mafia)의 합성어로 금융계 내의 재무부 출신 공무원을 지칭하는 말이다. 정권 창출에 힘을 보탰던 자들을 지칭하며이들이 막강한 파워와 연대감으로 선후배를 끝까지 챙겨 주는 것을 빗대어 부른다.

 

이범희 기자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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