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 영업관리비 둘러싼 칼 부림
매춘 영업관리비 둘러싼 칼 부림
  •  기자
  • 입력 2008-02-26 15:56
  • 승인 2008.02.26 15:56
  • 호수 722
  • 4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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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3 화 마녀 에르체베트 바토리

“시체를 다른 사람에게 보이지 않게 해야 돼.”

엘레나와 나탈리아는 타티아나의 시신을 봉고차 밑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그녀들은 정신없이 달아나서 집으로 돌아가 손을 씻고 짐을 쌌다. 살인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그녀들은 공포에 질려 울음을 터트렸다. 그러나 언제까지나 울고 있을 수는 없었다. 한국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 백인 여자들인 그녀들은 쉽사리 체포될 것이 분명했다.

“어떻게 하지?”

엘레나가 얼굴을 감싸 쥐고 물었다.

“일단 서울을 벗어나야 돼.”

“어디로?”

“의정부에 내 애인이 있어.”

나탈리아와 엘레나는 의정부로 달아났다. 이태원에서 러시아 인터걸이 살해된 사실이 경찰에 신고된 것은 그날 아침의 일이었다.

용산경찰서는 즉시 형사들을 투입하여 수사에 착수했다. 살해된 백인 러시아 여자는 폭행을 당한 흔적이 없었다.

“강간당한 흔적이 없는데?”

“아무래도 인터걸 같습니다. 이태원에서 살해된 것도 그렇고… 젊은 나이에 국부가 발달한 것도 그렇고….”

“그럼 근처 나이트클럽을 상대로 신원조회부터 하지.”

용산경찰서의 형사들은 즉시 타티아나의 신원수사에 들어갔다. 그 결과 하루도 안 되어 타티아나가 러시아 인터걸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그리고 영역 문제로 엘레나와 나탈리아 자주 다투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나탈리아와 엘레나를 전국에 지명 수배해. 법무부에 출국금지 신청하고….”

용산경찰서에 나탈리아의 애인이 의정부에 있다는 신고가 접수되었다. 그녀의 애인이 나이지리아인이라는 사실도 밝혀졌다. 나이지리아인은 수사에 적극 협조했다. 마침내 엘레나와 나탈리아는 사건 발생 20일 만에 한국 형사들에 의해 검거되고 말았다.

“타티아나의 아들을 생각하니 슬픔을 금할 수가 없어요.”

엘레나와 나탈리아는 한국 경찰에 체포되어 통곡을 하고 울었다. 러시아에서 치과의사까지 하던 엘레나, 가난 때문에 한국에 와서 돈을 벌어가려고 매춘까지 서슴지 않았던 나탈리아는 이렇게 이국의 경찰에 체포되어 청춘을 감옥에서 보내게 된 것이다.



제 34 화 이탈리아의 탐욕자들

세기의 악녀, 혹은 흡혈귀라고 불리는 에르체베트 바토리는 헝가리의 합스부르크 왕가와 폴란드 왕들을 배출한 바토리 가문에서 출생했다. 바토리 가문은 동유럽의 많은 왕들을 배출한 명문이었으나 광대한 영지와 재산을 타 가문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 비정상적인 근친결혼을 자주했기 때문에 세월이 흐르면서 정신이상자와 특이한 병을 갖고 있는 자손들이 출생하기 시작했다.

바토리 가문의 많은 아이들이 면역성이 약해져 어릴 때 대부분이 죽었고 성장한 후에도 괴물 같은 짓을 저지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에르체베트 바토리는 바토리 가문이 이렇게 음산하게 변했을 때 태어났다. 그녀에게는 형제들이 여럿이 있었으나 성년이 되기 전에 차례로 죽거나 미치광이가 돼 성인이 되기 전에 이미 바토리 가문의 모든 영지와 재산을 상속받게 됐다.

에르체베트 바토리는 헝가리의 산악지방인 카르파티아 산맥의 꼭대기에 있는 체이테성에서 살고 있었다. 증세 유럽의 성들은 침략자들을 막기 위해 높은 산에 위치해 있었다. 에르체베트 바토리는 나이가 들자 아름다운 숙녀가 되어 많은 귀족들로부터 청혼을 받았다. 그러나 에르체베트 바토리는 헝가리의 명문 귀족 페렌츠 나다스디 백작과 결혼했다. 이 결혼은 헝가리 최고 명문들끼리의 결혼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질투와 축복을 받았다.

페렌츠 백작은 용맹하고 호쾌한 사내였다. 에르체베트 바토리는 젊은 귀족인 남편의 품에 안겨서 행복한 생활을 했다. 그러나 그녀의 행복은 오래 가지 못했다. 그 무렵 동유럽은 잦은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그녀의 남편 페렌츠 나다스디 백작은 걸핏하면 기사들과 군사들을 이끌고 전쟁터로 출정했다.

에르체베트 바토리는 페렌츠 나다스디 백작이 전쟁터에 나가면 여러 달 동안 독수공방을 해야했다. 에르체베트 바토리는 남편이 없는 생활이 무료하고 적적했다. 그러한 그녀에게 사악한 마법에 심취해 있던 시녀들이 접근해 왔다. 그녀는 시녀의 말을 듣고 마법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하인과 시녀들의 꾀임에 빠져 농부의 딸들을 유인하여 마법의 실험대상으로 삼았다. 그것은 그녀의 영지에 살고 있는 농부의 딸들을 잔인하게 고문한 뒤에 살해하는 것이었다.

에르체베트 바토리는 농부의 딸을 고문하는 일에 희열을 느꼈다. 농부의 딸에게 도둑질을 했다거나 부정한 짓을 저질렀다는 죄를 뒤집어씌운 뒤에 그녀의 성에 있는 지하실로 끌고와서 잔혹한 고문을 가했다.

“마님, 젊은 계집들의 피로 목욕을 하면 늙지 않고 언제나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사람은 누구나 늙지만 젊은 계집애들의 피로 목욕을 하면 늙지 않아요.”

“정말이야?”

“그럼요. 한 번 실험을 해보세요.”

사악한 하녀들은 에르체베트 바토리에게 인간의 피로 목욕을 하면 영원히 늙지 않고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가르쳤다.

어리석은 에르체베트 바토리는 그들의 말을 믿고 농부의 딸들을 유인하여 가혹한 고문을 가한 뒤에 살해하고 그 피를 받아서 마시거나 목욕을 하기 시작했다. 에르체베트 바토리의 핏속에는 지독한 광기가 흐르고 있었다.

그녀의 광기는 점점 잔혹해졌다. 그녀는 오로지 젊음을 유지하기 위한 욕망으로 자신보다 젊은 여자들을 증오했다.

그녀는 남편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전쟁터에 자주 나가는 것은 자신이 늙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젊음을 유지하는 방법은 처녀의 피로 목욕을 하는 것이라는 생각에만 몰두해 있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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