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를 함부로 다루지 말아요!”
“내 아이를 함부로 다루지 말아요!”
  • 이수광  
  • 입력 2007-12-26 13:45
  • 승인 2007.12.26 13:45
  • 호수 173
  • 1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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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앞에 모정도 없다

엘리스 크리민스 부인은 완강하게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거부했다. 형사들은 엘리스 크리민스 부인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거부하자 범인이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딸을 살해했다는 뚜렷한 증거는 없었다. 수사는 장기화되었다. 목격자도 발견되지 않고 있었다.

7월22일 아침, 이들 부부의 아들 에디 크리민스 2세의 시체가 고속도로 옆에 있는 웅덩이 속에서 발견되었다. 여름이었기 때문에 에디 크리민스의 사체는 완전히 부패하여 사망 원인을 밝힐 수 없었다.

“왜 두 분은 별거를 하고 있었지요?”

조 해리슨은 그들 부부를 조사했다. 사건의 수수께끼는 그들 부부가 쥐고 있었다.

“그는 날 의심했어요. 내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늘 의심하고 들들볶았어요. 그래서 도저히 그와 함께 살 수 없었어요. 그런
의심을 받고 어떻게 함께 살아요?”

엘리스 크리민스 부인의 말이었다.

“아내는 남자관계가 복잡한 여자입니다. 얼굴이 예뻤기 때문에 남자들이 언제나 따라다녔죠.”

에디 크리민스는 한숨을 내쉬면서 그렇게 말했다. 형사들은 엘리스 크리민스 부인의 남자관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에디 크리민스가 진술한대로 엘리스 크리민스 부인은 여러 명의 남자 정부가 있었다.

“이 여자는 상당히 남자관계가 문란해.”

샘 경사가 말했다.

“그렇다고 아이들을 살해할 까닭이 없잖아요? 더구나 자기 아이들 입니다.”

“살인이란 도무지 예측할 수없는 거야.”

엘리스 크리민스의 정부 중에 조세프 로렉이라는 사내가 형사들의 수사망에 걸려들었다. 그녀는 딸 미시 크리민스의 살인사건이 발생한 뒤에도 모텔에서 조세프 로렉을 만나 정사를 벌이고 있었다. 어린 딸이 죽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정부를 만나 섹스를 벌이는 엘리스 크리민스 부인에게 형사들은 분노를 느꼈다. 형사들의 촉각은 자연스럽게 조세프 로렉에게 모아졌다. 조세프 로렉은 건축업을 하고 있었다.

“당신은 엘리스 크리민스의 정부인가?”

조 해리슨은 마침내 그를 참고인으로 소환하여 조사했다.

“그렇소.”

로렉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그는 검은머리에 키가 컸다.

“사건이 일어난 직후에 엘리스 부인과 동침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은 사생활이오.”

“엘리스 부인에게서 들은 말이 없는가? 우리는 어린 아이 둘이 살해된 사건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있는 것이오.”

조세프 로렉의 얼굴이 창백하게 변했다. 조세프 로렉은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 형사들은 그를 취조하느라고 몹시 분주했
다. 조 해리슨은 형사들과 번갈아 가면서 조세프 로렉을 다그쳤다. 어린아이를 살해한 사건이 아닌가. 당신도 아이들이 있으면 진실을 밝혀라. 어린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어서 살해를 하는가. 조 해리슨이 그런 말로 로렉을 다그치자 로렉이 마침내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그녀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자기가 아이들을 죽였다고….”

조세프 로렉이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어디서 그렇게 말했죠?”

“모텔에서요. 그녀와 같이 관계를 할 때 그런 말을 했습니다. 그녀가 슬퍼하는 표정을 하고 있기에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
었더니 자기가 아이들을 죽였다고 말했습니다.”

“왜 죽였다고 합니까?”

“남편이 아이들을 데려가는 것이 싫었대요. 남편을 아주 미워했던 것같습니다.”

“그렇다면 왜 신고를 하지 않았습니까?”

조 해리슨은 자신의 귀를 믿을 수가 없었다.

“아이들을 죽였다는 그녀의 말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신문에도 나가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엘리스가 살인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범인은 따로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엘리스처럼 아름다운 여자가 살인을 하리라고는 생각할 없었습니다. 더구나 자기 아이들인데….”

“엘리스가 아이들을 살해한 이유가 남편에게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죠?”

“그녀가 그렇게 말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든지 남편에게 아이들을 뺏기고 싶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럴 바에야 죽여버리는 것이 낫다고 했습니다.”

조세프 로렉이 눈을 감고 말했다.

“단순히 그 이유 때문입니까?”

“실은 섹스를 할 때 방해가 되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요?”

“그녀의 집에서 섹스를 한 일이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방을 나왔죠. 그러자 방해를 하면 죽여버리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일이 있습니다.”

조세프 로렉의 진술은 결정적인 증거가 되었다. 형사들은 엘리스 크리민스 부인을 존속살인 협의로 체포했다.

“난 살인마가 아니에요. 난 내 아이들을 죽이지 않았어요!”

엘리스 크리민스는 격렬하게 저항했다. 그때 엘리스 크리민스 부인의 옆에 살고 있는 에아로 밀스키 부인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왔다. 그녀는 7월14일 밤에 우연히 창밖을 내다보았더니 한 남자와 크리민스가 담요에 싸인 어떤 물건을 자동차 트렁크에 싣고 있더라고 진술했다. 에아로 밀스키 부인의 말에 의하면 남자는 담요에 싸인 물건을 함부로 트렁크에 던져 넣었는데 엘리스 크리민스 부인이 날카롭게 외쳤다.

‘내 아이를 함부로 다루지 말아요!’

그때 그녀는 아들 에디 크리민스의 손을 잡고 있었다. 에아로 밀스키 부인이 창문을 닫았다. 그때 창문의 경첩이 삐거덕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누가 봤나 봐요.’

그러자 엘리스 크리민스 부인이 사방을 살피며 말했다. 에아로 밀스키 부인은 겁이 나서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다음호에 계속>

이수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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