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연남의 증오가 살인을 부른다
내연남의 증오가 살인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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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12-06 12:51
  • 승인 2007.12.06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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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의 끝

‘더러운 놈…!’

오상규는 박영철에게 안겨서 몸부림을 치는 이미숙의 나신을 화면으로 보면서 이를 갈았다.

오상규는 박영철의 제안에 따르기로 했다. 그날은 5월 1일이었다. 박영철과 오상규는 아침부터 비디오 가게에서 계획을 세우고 철저하게 준비를 했다. 모든 준비가 완료되자 그들은 밤이 오기를 기다렸다. 오상규는 초조했다. 밤을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여 그는 맥주를 몇 잔 마셨다. 박영철도 술을 마셨다. 마침내 밤이 왔다. 비디오 가게의 문을 닫은 뒤에 박영철은 상반신을 노란색의 박스 테이프로 칭칭 감고 바닥에 누웠다. 오상규는 검은 옷을 입고 그러한 박영철의 모습을 비디오로 찍었다. 그리고 카메라를 고정시킨 채 박영철의 하반신에 테이프를 감았다. 벽돌과 각목도 준비되어 있었다. 박영철은 입에도 테이프가 붙여
졌다. 술기운 때문이었는지 알 수 없었다. 오상규는 박영철을 테이프로 칭칭 감고 입에도 테이프를 붙이자 눈에서 살기를 띄웠다. 그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박영철의 귓전에 무엇인가 속삭였다. 박영철의 눈이 크게 떠졌다.

“왜 미숙이를 때렸어? 미숙이가 네 여자인지 알아?”

박영철은 입에 테이프가 붙여져 있기 때문에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미숙이는 내 여자야. 너 하고 결혼만 했을 뿐이지 내 여자라고. 그런데 왜 때리는 거야? 너 같은 놈은 용서할 수 없어.”

오상규가 박영철의 머리를 주먹으로 후려쳤다. 박영철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입이 틀어 막혀 있어서 소리를 지를 수 없었다.
그는 오상규와 아내 이미숙이 불륜을 저지르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자 피가 역류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믿을 수 없어.’

박영철은 꿈을 꾸고 있는 기분이었다. 오상규의 눈이 뒤집혀 있었다. 비디오카메라는 계속 돌아갔다. 오상규는 어디선가 벽돌 한 장을 들고 들어왔다.

“으으….”

박영철은 발버둥을 치기 시작했다. 그는 비로소 무엇인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 챈 것이다.

“발악해도 소용없어. 1급 장애면 9천만원을 탄다구. 너를 죽이면 미숙이는 1억을 넘게 받아. 모르기는 해도 2억은 받을걸. 그럼 우리는 그 돈으로 함께 살 거야.”

오상규는 벽돌로 박영철의 머리를 마구 내려치기 시작했다. 박영철의 머리에서 피가 튀고, 박영철이 격렬하게 몸부림을 쳤다.

그러나 오상규는 눈에 핏발이 선 채 박영철의 머리를 벽돌로 내리치고 있었다. 오상규가 얼마나 박영철의 머리를 세차게 내리쳤는지 벽돌이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오상규는 이번에는 각목으로 박영철의 머리를 내리쳤다. 박영철은 결국 피를 흥건하게 흘리고 죽고 말았다.

‘아아 내가 사람을 죽이다니….’

오상규는 박영철을 살해하자 그때서야 공포와 두려움이 밀려왔다.

‘이제 이 일을 어떻게 하지?’

그는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박영철의 사체에 라이터 기름을 뿌리고 불을 지른 뒤에 비디오카메라를 가지고 달아났다. 불길은 맹렬하게 타올랐다. 오상규는 후닥닥 도망쳤다. 비디오 가게에 불이 나자 소방차가 출동했다. 소방관들은 비디오 가게의 화재를 진압한 뒤에 시체 1구를 발견했다. 경찰이 즉시 출동했고 현장감식이 이루어졌다. 사체는 비디오 가게의 주인 박영철, 두개골이 파열되어 있어서 흉기로 뒤통수를 가격 당했다는 것을 육안으로도 알 수 있었다. 현장에서 부서진 벽돌과 각목이 발견되었다.

각목의 일부분은 불에 타고 그을음 때문에 혈흔을 찾을 수 없었으나 벽돌에서는 다량의 혈흔을 발견할 수 있었다.

“불은 위장이야.”

“그렇습니다. 살인사건을 감추려고 위장을 한 것이 틀림없습니다.”

“원한 관계인가?”

“젊은 사람인데 무슨 원한이 있겠습니까? 치정 쪽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육감인가? 그럼 목격자 탐문수사부터 하지.”

“예.”

경찰은 즉시 탐문수사에 돌입했다. 그 결과 박영철의 부인 이미숙과 2층에 살고 있는 오상규가 내연의 관계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비디오 가게 이웃 사람들은 그들이 수상한 관계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 경찰은 오상규를 임의동행으로 연행하여 철저하게 추궁했다. 오상규는 경찰의 집요한 추궁을 받자 마침내 모든 범죄를 자백하고 말았다.

경찰은 오상규의 집을 수색하여 비디오 필름을 압수했다. 그 필름에는 오상규가 박영철을 죽이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찍혀 있었다.



제 30 화정사앞에 모정도 없다

여자는 속옷을 벗어 던지자마자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는 얼떨결에 매끄러운 여자의 몸을 받아 안았다. 침대가 아니라 거실의 소파 위였다. 그는 침대 위에서 여자를 안고 싶었다. 그러나 여자는 침대까지 갈 시간이 없다는 듯이 소파 위에서 격렬하게 달려들고 있었다.

‘왜 이렇게 서두르는 거지?’

그는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가 없는 일이 아닌가. 그는 격렬하게 애무하는 여자를 떼어내고 옷을 벗어 던졌다. 여자가 가쁜 숨을 몰아쉬며 헐떡거렸다. 여자는 벌써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그가 옷을 벗는 것을 여자가 도와주었다. 이내 두 사람은 어둠 속에서 한 덩어리가 되어 뒹굴기 시작했다. 그녀는 그의 위에서 짐승처럼 소리를 지르며 몸을 흔들어대고 있었다. 남자는 여자의 눈이 어둠 속에서 고양이의 눈처럼 기이한 빛을 뿜어대는 것을 보았다. 격렬한 섹스였다. 여자는 욕망의 덩어리 그 자체가 되어 사내를 밀어붙이고 있었다. 여자의 몸이 불덩어리처럼 뜨거웠다.

“뭐야?”

그때 여자가 날카롭게 소리를 질렀다. 남자는 깜짝 놀라 여자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여자의 시선을 따라 아이들 방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었다. 아이들 방 앞에 잠옷을 입은 어린 계집아이가 우두커니 서서 이쪽을 쳐다보고 있었다. 남자는 약간 멋쩍은 기분이 들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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