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아내를 탐하는 그를 믿지 마라
남의 아내를 탐하는 그를 믿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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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11-28 14:41
  • 승인 2007.11.28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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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의 끝

“그럼 우리가 한 것도 보았겠네?”

이미숙은 찬물을 뒤집어쓴 듯한 기분이었다.

“그러니까 남편과는 하지 말아.”

“어떻게 남편과 하지 않아?”

“남편을 좋아하는 거야?”

“좋아하지 않아도 부부야. 부부가 어떻게 거절해? 거절하는 것도 한 두 번이고….”

“넌 내 여자야. 다른 놈과 하는 것은 싫어.”

오상규는 단호했다. 그날 이후 이미숙은 남편과 관계를 할 때 2층에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안 되었다. 밖에서는 내리는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고 있다. 오상규의 침대 창으로 사나운 빗줄기가 후드득대고 떨어졌다. 이미숙은 오상규를 힘껏 껴안았다. 오상규가 땀을 흘리며 그녀를 밀어붙이고 있었다.

박영철은 일본 성인비디오를 보고 있었다. 그때 전화가 걸려왔다. 수화기를 들자 ××은행이었다. 대출받은 돈을 언제 갚을 것이냐는 독촉전화였다. 박영철은 한 달 만 시간 여유를 달라고 사정했다. 은행원은 이번에도 갚지 않으면 차압에 들어가겠다고 최후 통고를 한 뒤 전화를 끊었다. 박영철은 비디오를 껐다. 은행에서 온 독촉전화 때문에 비디오를 볼 기분이 사라졌다.

아내 이미숙은 시장에 가서 아직도 돌아오지 않고 있다. 그는 오상규에게 전화를 걸어 비디오 가게로 오라고 하여 술이나 마실까하다가 그만 두었다. 가게 안에서 술을 마시는 것보다 밖에서 술을 마시는 것이 훨씬 좋을 것이다. 비도 오고 하니까 아내가 돌아오면 가게를 맡겨놓고 술이나 마셔야지.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다시 텔레비전을 틀었다. 텔레비전에는 뉴스가 방송되고 있었다. 무심하게 텔레비전 화면에 시선을 주고 있던 박영철은 점점 눈이 커졌다. 보험금을 타기 위해 슈퍼마켓 주인이
자신의 발목을 자른 사건이 방송되고 있었다.

박영철은 그 뉴스를 보다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도 얼마 전에 상해보험을 들은 일이 있었다. 친지의 강권에 의해 들은 보험인데 머리를 다치기만 해도 9천여만 원의 보험금을 타게 되어 있었다. 죽으면 물론 2억원에 가까운 보험금이 아내에게 돌아간다. 빚을 갚기 위해 죽을 필요는 없으나 머리를 다치는 것 정도는 해볼만하다고 생각했다. 죽지 않을 정도로 각목으로 머리를 때리면 된다. 이런 일은 여자에게 알릴 필요없이 오상규와 상의하면 될 것이다. 어차피 오늘 저녁에 오상규와 술을 마시려던 참이 아닌가.

박영철은 보험사기 계획을 세웠다. 그러한 일은 비디오에서 수 없이 보았었다. 아내는 시장에 나간 지 두 시간이 지나서야 돌
아왔다. 그는 아내가 차린 저녁을 먹자마자 2층에 있는 오상규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상규는 박영철의 말을 듣고 반신반의했다. 박영철의 부인 이미숙과 섹스를 한 뒤에 한숨 자고 일어났는데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근처 호프집에서 술이나 마시자는 것이었다. 이미숙과 불륜을 저지르면서 그 남편과 술을 먹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았으나 거절하면 오히려 수상하게 생각할 것같아 호프집으로 나왔던 것이다. 그런데 박영철이 보험사기를 제안했다. 처음엔 이 아저씨가 제 정신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에게 7천만원의 빚이 있고, 죽지 않을 정도로 때리면 보험금이 9천만원이 나온다는 말을 듣고 솔깃한 생각이 들었다. 박영철의 말대로 강도로 위장하면 될 것이다. 증거를 남기지 않으면 경찰이 어떻게
알겠는가.

“머리를 때려서 1급 장애 판단을 받으면 9천7백만 원의 보상금이 나오게 되어 있어. 자네가 나를 좀 도와줘.”

박영철이 오상규에게 애원하는 투로 말했다. 박영철의 얼굴은 벌써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술이 취해서 붉어진 것이 아니라 사건을 생각하다보니 상기된 것이다.

“머리를 때리면 아저씨가 죽을지도 몰라요. 만약에 아저씨가 죽으면 나는 살인범으로 몰리잖아요?”

오상규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가 보험금을 타게 하기 위해서 살인자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보험금을 타기 위한 계획적인 살인은 대부분 성공한 예가 드물다는 것을 그는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박영철은 오상규가 아내의 정부라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자네가 나를 죽이기야 하겠나? 게다가 나중을 위해서 비디오를 찍어놓으면 될 거 아니야?”

“비디오를 찍어요?”

“자네 캠코더 있잖아? 그걸로 찍으면 우리 둘이 공모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서 자네가 나를 죽이지는 않을 거 아니야?”

“아무리 그래도….”

“자네에게 천만원을 주겠어. 빚이 없으면 더 주고 싶지만 나는 빚을 갚아야 하잖아?”

박영철이 바보처럼 웃었다. 그때 오상규의 뇌리로 섬광처럼 스쳐가는 생각이 하나 있었다. 며칠 전의 일이었다. 그가 박영철의 안방을 몰래 카메라로 살피고 있는데 박영철이 옷을 벗고 이미숙에게 달려들고 있었다. 이미숙은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로 그를 거부하려고 했다. 그러나 사실은 2층에서 몰래 카메라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살피고 있을 오상규 때문에 관계를 거부한 것이었다. 박영철은 그날 따라 집요했다. 이미숙이 이런저런 핑계로 관계를 거부했으나 남편의 권리 운운하면서 그는 강제로 이미숙의 옷을 벗겼다. 이미숙은 필사적으로 박영철을 거부하려고 했다. 그러자 박영철이 이미숙을 마구 때리기 시작했다. 오상규는 몰래 카메라로 그 장면을 모두 보았다. 눈에서 불이 일어나는 것같았고, 당장에 1층으로 달려 내려가서 박영철을 죽여 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이미숙은 박영철의 아내였다.

이미숙은 마침내 박영철에게 굴복했다. 그녀는 울면서 박영철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옷을 모두 벗고 한 덩어리가 되어 격렬하게 뒹굴었다. 오상규는 방안을 왔다갔다가 하면서 몰래 카메라를 통해 그들의 정사를 모두 보았다.

이미숙은 몰래 카메라로 보고 있을 오상규를 의식해서인지 처음에는 형식적으로 호응하고 있었으나 마침내는 입을 벌리고 신음소리를 내지르면서 박영철의 등을 껴안고 허우적거렸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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