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은 사람들을 죽음의 길로 이끈다. 성에 대한 욕망은 종족보존의 법칙에 의한 것이지만 과도하게 되면 많은 문제를 일으킨다. 성의 욕망이 과도한 것은 남성 호르몬의 지나친 생산으로 제어가 불가능해지면서 비롯된다. 이것은 자연적인 것과 정신적인 것으로 구별하게 되는데 전자의 경우 데살보에게 사례를 찾아볼 수 있고 후자의 경우 편집증적인 정신질환이나 조울증으로 인한 정신질환을 앓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제 실제 사건을 통해서 과도한 욕망이 어떤 사건을 불러일으키는지 살펴본다.
오거스티 네크는 매우 건장한 체격의 여자로 풍만한 글래머였다. 동네의 젊은 사내들은 그녀가 지나갈 때마다 휘파람을 불면서 야유를 했다. 원피스 앞자락으로 쏟아져 나올 듯이 거대한 가슴과 좌우로 실룩거리는 풍만한 둔부가 사내들의 시선을 자극했다. 품행도 그다지 단정해 보이는 것같지는 않았다.
1897년 오거스티 네크는 뉴욕의 한 하숙집에 살면서 무면허 조산원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의 애인은 터키탕에서 손님들에게 마사지를 해주는 윌리 그리덴스페라는 사람이었다. 오거스티 네크에게 어울릴만하게 우락부락한 인상에 커다란 덩치를 갖고 있었다. 동네의 젊은 사내들이 글래머인 그녀에게 휘파람을 불면서도 감히 접근하지 못하는 것은 윌리 그리덴스페의 우락부락한 인상과 덩치 때문이었다.
오거스티 네크와 윌리 그리덴스페는 상당히 오랫동안 애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터키탕은 대개 오후부터 영업을 했다. 샐러리맨들이나 사업가들이 오전에 집무를 하고 피로한 몸을 쉬기 위해서 오후부터 찾아오기 때문이다. 윌리는 일거리가 많았으나 오거스티는 무면허였기 때문에 하숙집에서 놀고 있을 때가 더 많았다. 그녀는 놀고 있을 때면 자신의 욕정을 채우기 위해 이웃 사람들에게 추파를 던졌다.
마틴 손은 오거스티 네크가 하숙을 하는 집에 얼마 전부터 하숙생으로 들어와 있었다. 그는 평범한 이발사에 지나지 않았으나 비교적 핸섬한 사내였다. 마침 애인은 없었다. 욕정으로 가득찬 오거스티의 촉수에 마틴 손이 포착되었다. 오거스티는 마틴 손에게 유혹의 눈길을 던지기 시작했다. 마틴 손이 일을 나가지 않을 때는 미니스커트라든가 속옷이 훤히 드러나 보이는 망사 드레스를 입고 그의 앞에 일부러 나타났다. 건장한 체격에 잘 발달한 가슴과 둔부를 가지고 있는 오거스티가 노골적으로 추파를 던지기 시작하자 마틴 손은 견딜 수가 없었다. 끈적거리는 욕망이 그의 내부에서 무섭게 솟구치고 있었다.
‘아아 저렇게 덩치 큰 여자와 한 번만 자봤으면….’
마틴 손은 오거스티의 풍만한 몸을 볼 때마다 그렇게 생각했다. 그녀의 희고 탐스러운 몸뚱이. 그 몸뚱이에 자신의 체중을 싣는 상상을 하자 견딜 수 없는 충동이 일어났다.
마틴 손은 오거스티에게 접근할 기회만을 찾았다. 상상 속에서는 언제나 그녀의 옷을 벗기고 강간을 했다. 그런데 의외로 기회가 쉽게 찾아왔다. 복도에서 우연히 오거스티와 마주쳤을 때 그녀는 깜짝 놀란 듯한 표정을 짓더니 상냥하고 요염하게 눈웃음을 쳤다.
“커피 한 잔 하실래요?”
오거스티가 속삭이듯이 말했다. 마틴 손의 눈은 오거스티의 풍만한 가슴에 머물렀다. 그녀의 가슴이 어찌나 큰지 두 손으로 움켜쥐어도 넘칠 것 같았다. 그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네.”
마틴 손은 오거스티의 유혹을 거부할 수 없었다. 아니 오히려 그 자신이 오거스티를 유혹하려던 참이었다.
“우리 방에 들어오실래요?”
오거스티가 또 다시 속삭였다. 그녀의 몸에서 화장품 냄새가 강하게 풍겨왔다.
“그러죠.”
마틴 손은 망설이지 않고 오거스티를 따라서 방으로 들어갔다. 마틴 손은 황홀했다. 오거스티는 방으로 들어서자마자 그를 벽으로 밀어붙이고 키스 세례를 퍼부었다. 마틴 손은 무엇이라고 말을 할 시간도 없이 그녀의 욕망의 포로가 되었다. 그녀는 마틴 손을 벽으로 밀어붙인 채 키스 세례를 퍼붓다가 마틴 손의 손을 이끌어 자신의 커다란 가슴 위에 올려놓았다.
“이제부터 당신의 가슴이에요.”
마틴 손은 그 가슴을 움켜쥐었다. 풍만하고 따뜻한 가슴이었다. 그는 가슴이 세차게 방망이질을 했다. 눈앞이 몽롱하게 흐려지면서 오거스티의 거대하고 뽀얀 젖무덤이 눈앞에 확대되어 왔다. 마틴 손은 정신없이 오거스티의 가슴을 애무했다. 그때 오거스티가 자신의 가슴을 원피스 옷자락 사이로 꺼내서 마틴 손의 입에 넣어주었다. 그녀의 손 하나는 밑으로 내려와 마틴 손의 바지 앞을 더듬고 있었다.
‘이 여자는 참으로 대담하다.’
마틴 손은 놀랐다. 그러나 오거스티가 싫지 않았다. 그는 늘 그녀처럼 가슴이 큰 글래머와 관계를 하는 것을 바랐었다. 첫 관계는 선 채로 이루어졌다. 너무나 당황했고 엉겁결에 이루어진 관계라 마틴 손은 얼마 되지 않아 사정을 하고 말았다.
“미안해요 너무 서둘렀어요.”
마틴 손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그녀는 약간 실망한 기색으로 마틴 손을 쳐다보고 있었다. 마틴 손도 너무나 빨리 끝났기 때문에 아쉬웠다. 그녀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고 눈빛은 몽롱했다. 아직 흥분이 가시지 않은 색정적인 얼굴이었다.
“괜찮아요. 우린 이제 시작일 뿐이에요.”
오거스티가 웃으며 말했다.
“침대로 가요.”
오거스티가 혀로 자신의 입술을 핥으며 말했다. 마틴 손은 오거스티에게 이끌려 침대로 갔다. 오거스티와의 두 번째 관계는 더욱 황홀했다. 처음에는 벽에 선 채로, 두 번째는 침대에서 이루어진 것이었으나 오거스티는 그를 충분히 만족하게 해주었다. 오거스티는 대담하게 그의 전신을 혀와 입술로 애무한 뒤에 자신이 위에서 관계를 했다.
마틴 손은 오거스티가 대단한 욕망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나 마틴 손이 젊었기 때문에 그러한 욕망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여자의 애인이 되어 함께 살고 있는 윌리 그리덴스페라는 사내가 부러울 정도였다. 마틴 손은 오거스티와 질펀한 정사를 벌인 뒤에 그녀의 집을 나와 이발소로 출근했다. 이발소에 두 시간이나 지각을 했기 때문에 주인으로부터 질책을 받았으나 오거스티와의 황홀한 정사를 생각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오거스티는 두 남자를 거느렸다. 윌리 그리덴스페는 밤에 주로 그녀와 관계를 가졌고 마틴 손은 낮에 그녀의 섹스 상대자가 되어주었다. 그녀는 밤낮으로 두 남자와 관계를 하면서 욕정으로 가득한 나날을 보냈다. 그녀의 머릿속에는 온통 두 남자와의 섹스뿐이었다. 그녀의 욕망은 기이할 정도로 채워지지 않고 있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많은 남자들과 관계를 가졌다. 가정이 불우했기 때문에 정규적인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직업 전선을 전전했다. 가난한 집안의 딸들이 비교적 일찍 성장을 하는 것처럼 그녀도 일찍 여자로서 성장했다. 많은 남자들에게 자신의 몸을 함부로 맡긴 그녀는 어른이 되어서야 욕망에 눈을 떴다. 그때 만난 사람이 터키탕에서 일을 하는 윌리 그리덴스페였다. 물론 전에도 남자는 많았다. 그러나 많은 남자들이 그녀의 욕망을 채워준 것은 아니었다.
윌리 그리덴스페는 거구의 몸을 갖고 있었다. 오거스티는 그러한 그가 충분히 자신의 욕망을 채워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가 생각했던 것처럼 윌리 그리덴스페는 그녀를 만족하게 해주었다. 그러나 그녀의 광포한 욕망은 애인인 윌리 그리덴스페 한 사람으로는 결코 만족할 수 없었다. 그때 그녀의 눈에 띈 것이 마틴 손이었다. 최근 들어 윌리 그리덴스페가 그녀와의 잠자리를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고 있는 점도 마틴 손을 유혹하게 했다. 윌리 그리덴스페는 그녀의 광포한 욕망에 지쳐 있었다. 윌리 그리덴스페가 잠자리를 거부하는 날이면 으레 싸움이 벌어졌다. 물론 표면적인 이유는 다른 것이었으나 내면을 살피면 언제나 잠자리 거부가 중요한 원인이었다.
오거스티의 욕망은 광적이었다. 그는 윌리 그리덴스페와 헤어지고 새로운 남자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러한 생각에 골몰했던 것은 아니었으나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러한 생각이 뇌리에 박히고 있었다. 그때 나타난 사람이 독신남 마틴 손이었다. 오거스티는 마틴 손에게 만족했다. 그는 매우 유순한 사람이었고 그녀의 욕망을 충분히 채워주었다. 그러나 마틴 손과의 관계가 마냥 오래갈 수는 없었다.
“아니 이것들이….”
하루는 오거스티가 마틴 손과 격렬한 섹스를 벌이고 있을 때 윌리 그리덴스페가 직장에서 돌아오고 말았다. 마틴 손은 경악하여 침대에서 굴러 떨어졌다.
“네놈이 감히 내 여자를 건드려?”
윌리 그리덴스페는 우락부락한 사내였다. 그는 마틴 손을 마구 두들겨 팼다. 얼마나 지독하게 맞았는지 눈에 퍼렇게 멍이 들고 병원에 입원까지 해야했다. 마틴 손은 온 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었으나 닷새 만에 퇴원했다. 지독하게 재수 없는 일이었다. 이발소에서는 며칠 동안 결근을 했다는 이유로 마틴 손을 해고했다.
“미안해요. 모든 게 나 때문예요.”
오거스티는 마틴 손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그가 퇴원하자 또 다시 섹스의 욕망에 빠져들고 말았다. 마틴 손은 오거스티와 섹스를 하는 것은 좋았으나 윌리 그리덴스페를 생각하자 무서웠다. 마틴 손은 공포에 질려서 하숙집에서 이사를 했다. 윌리 그리덴스페에게 발각이 되면 이번에야말로 살아날 수 없을 것이었다. 오거스티는 마틴 손을 찾아 헤매었다. 그녀는 한 달 여 만에 마침내 마틴 손을 찾아냈다.
“아니 여기는 어떻게?”
마틴 손은 놀랐다.
“당신은 나에게서 떠날 수가 없어요.”
오거스티는 문을 열고 들어오자마자 다짜고짜 그의 목을 끌어안고 키스 세례를 퍼부었다. 마틴 손은 오거스티를 떼어내고 밖을 살펴보았다. 다행히 윌리 그리덴스페가 미행을 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왜 그래요?”
오거스티가 옷을 벗으며 물었다. 마틴 손은 문을 단단히 잠갔다.
“우리는 만나지 않는 것이 좋겠어요. 잘못하면 윌리에게 맞아죽을지도 몰라요. 나는 누구에게 맞아 죽고 싶지는 않아요.”
마틴 손은 오거스티에게 그렇게 말했다. 오거스티는 벌써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있었다.
“난 당신과 헤어질 수가 없어요.”
오거스티가 마틴 손의 허리띠를 풀면서 말했다. 오거스티의 커다란 가슴이 마틴 손의 가슴을 압박해 왔다. 그녀의 눈은 벌써 색기로 번들거리고 있었다.
“나도 그래요. 당신과 헤어지는 것은 싫지만 어쩔 수가 없어요.”
“그렇다면 계속 만나면 되잖아요. 당신은 내 것이에요.”
오거스티가 웃으며 말했다.
“윌리 그리덴스페와 같은 인간은 이 세상에 존재할 필요가 없어요. 그가 없어지면 우리는 마음 놓고 사랑을 나눌 수 있어요. 당신은 복수하고 싶지 않아요?”
오거스티가 마틴 손에게 속삭였다. 마틴 손의 바지는 어느 사이에 그녀에 의해 벗겨지고 있었다.
1897년 6월26일, 뉴욕의 맨해튼의 이스트 강에서 수영을 하던 두 소년이 머리가 없는 남자의 토막 시체를 발견했다. 시체는 30대 남자의 것으로 보였는데 털이 덥수룩한 가슴께의 피부가 도려내져 있었다. 두 소년은 기절할 듯이 놀라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즉시 현장에 출동했고 신문기자들도 사건을 취재하느라고 법석을 떨었다. 머리가 없는 남자의 살인사건은 엽기적인 것이었다.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가하면 피해자의 신원을 밝혀내기 위해 경찰에 질문공세가 쏟아졌다. 그러나 경찰로서도 몸통밖에 없는 사체의 신원을 밝히는 일이 쉽지는 않았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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