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서 국정원장설까지
이명박 정부의 탄생에 일조한 한나라당 인사들에 대한 ‘낙하산 인사’, ‘보은 인사’가 도를 넘고 있는 가운데 정형근 전 의원에 대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내정설에 ‘이상기류’가 감지되고 있다.당초 이달 중순에 보험공단 이사장으로 내정될 것으로 유력시됐던 정 전 의원은 ‘재 공모’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정치권에서는 ‘정형근 이사장 내정’이 사실상 확정된 것처럼 나돌았고 이에 시민단체들은 ‘정치인 출신 낙하산 인사’라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보험공단 측에서는 ‘힘 있는 여당 실세’가 온다는 점에서 굳이 반대를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연이은 청와대의 ‘회전문 인사’와 ‘보은 인사’가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제동을 받기 시작했다.
정 전 의원의 경우 내정이 된 게 아닌 임원 추천위를 거쳐 2배수로 추천된 상황도 새롭게 드러났다.
정 전 의원의 개인 이력도 지적됐다. 17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위원회에서 근무한 경력 외에 보건분야의 전문경력이 없다.
보건복지위원 시절에는 대한의사협회로부터 정치후원금을 받아 물의를 일으킨 전력을 들어 중립성을 문제 삼는 인사들도 있다.
오히려 정 전 의원은 공안 검사 출신으로 국가정보원 제1차장을 지낸 정보통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전문성이 떨어지는 정치인의 보험공단 이사장직은 어울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이 시각이다.
이에 여권 일각에서는 ‘국정원장 행’이 그럴듯하게 퍼지고 있다. 1996년 신한국당 소속으로 국회의원이 된 이래 국회 정보위에서 오랫동안 활동 역시 이 같은 소문을 뒷받침하고 있다.
하지만 정형근 전 의원 측은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체 언론과의 인터뷰를 자제하면서 사태 추이를 관망하고 있다.
정 전 의원 측의 한 인사는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고 있지만 의원님이 ‘아직은 때가 아니다’며 자제를 하고 있는 입장”이라며 “변호사업 개업을 조용히 준비 하고 있다”고 조심스런 모습을 보였다.
특히 국정원장으로 갈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허허’ 웃음으로 대신했다. 하지만 그는 “금명간 (보험공단 이나 국정원) 자리가 날 예정”이라며 공기업 수장이나 정부 산하 기관장으로 직을 받을 수 있을 것임을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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