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 양민 학살 사건
거창 양민 학살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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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3-07-16 09:00
  • 승인 2003.07.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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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성장한 기마 경찰대를 선두로 이승만 대통령은 육군 군악대의 연주에 맞추어 아직도 전쟁의 상처가 가시지 않은 중앙청 앞 식장에 도달하자,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식과 같이 오전 10시 정각 장엄한 입장식으로 개막을 보았다. 대한민국 제2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승만박사의 선서를 위하여 신익희 국회의장이 국회의 개회를 선언하니 6대의 비행기가 대통령 취임의 현수막을 나부끼며 지상과 호응하여 축복을 올리는 동안에 이승만 박사는 엄숙히 대통령 선서를 하였다. 그러고 나서 자신이 해야 할 일, 국민들이 해야 할 일과 현재 이북에서 고통받고 있는 동포를 구출할 이야기를 차근차근히 말하고 나서 유엔군 총사령관 크라크 대장을 소개하자 크라크 대장은“한국을 비롯한 자유세계 그리고 나아가서는 전세계 인민의 민권을 보호하기 의해서 끝까지 싸우겠습니다.”라는 요지의 의사표시와 이승만 대통령의 재선을 축하하였다.

이러한 내용의 축사가 끝나자 총무처장으로부터 대통령 기가 증정되었고 이어서 이화여중생들의 대통령 찬가가 있었다. 그러고 나서 이대통령 내외분과 크라크 장군 부처에게 각각 화환증정이 있은 다음 장총리 선창의 「대한민국 마세」와 「대통령 만세」를 외치는 만세 삼창으로 식은 오전 11시에 끝났다.식이 끝나자 11시부터는 국군 장병들의 씩씩한 행렬이 세종로 사열단 앞을 지나갔다. 이 자리에는 이승만 대통령 내외분과 함태영 부통령, 크라크 장군 부처와 신익희 국회의장, 장총리 등이 참석하였다.한편 이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뜻에서 15일 오후 4시 30분부터 마포형무소의 문이 열리고 1백20명의 수인이 풀려 나와 더 한층 이 날을 즐겼다.이와 같은 국내행사와는 별도로 일본에 남아 있는 교포들도 백88개소에서 약 4백명이 모여 종전, 광복, 대통령 취임식 환영회 등이 열려 한마음 한 뜻으로 이 날을 보냈다.

▨깡패 국회의원
어느날이었다. 김종원의 장난으로 1개월 감옥살이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있으려는데 무슨 소문을 어떻게 들었는지 내무부장관을 지낸 조병옥 박사가 김두한을 찾아왔다.김두한은 조병옥씨를 반기며“아니, 어떻게 어르신께서 저를 다 찾아 주시고? 정말 반갑습니다.”하고 조병옥박사를 반겼다. 그러자 조병옥박사는 대뜸,“김두한군! 이번에 내가 부통령으로 출마하려는데 자네가 좀 도와주지 않겠나?”이 말에 김두한은 한동안 침묵을 지키는가 하더니 이내“좋습니다! 조박사님께서 출마하시겠다면야 제가 어찌 가만 있겠습니까.”김두한의 대답이었다.그렇잖아도 이미 정치 일선에 나서기로 결심한 김두한인지라 꿋꿋하고 지조있는 선배를 모시고 정치를 배운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고맙네! 그럼 난 바빠서 오늘은 이만 가네.”“염려 마십시오. 박사님이 하시는 일에 제가 어찌 몸을 아끼겠습니까.”김두한은 그의 전국 조직을 재점검하고 전국에 영을 내려 조병옥 후보를 도우라고 지시했다. 특히 부관격인 김영태를 불러,“영태, 너는 아이들 스무명을 이끌고 조병옥박사의 신변을 보호해라. 나는 전국을 돌면서 조직을 점검하겠다.”“알겠습니다. 오야지.”조병옥 박사가 가장 강력한 야당 후보였기 때문에 경찰로부터 심한 박해를 당했다.

미군정 때부터 조병옥 박사 자신이 키워온 경찰이었지만, 그들로부터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박해를 당했던 것이다.사실 이번 선거에서 대통령은 현 대통령인 이승만 박사가 당선되리란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했지만, 부통령은 여당 후보인 함태영보다 야당 후보인 조병옥 박사를 더 지지했다.“비록 야당에서 대통령은 못하더라도 이승만 박사의 독재정치를 견재하기 위해서 부통령만이라도 야당에서 하여야 하지 않겠습니까?”조병옥 박사의 이런 호소는 많은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샀고, 그를 지지하는 군중이 나날이 늘어갔다.일이 이렇게 되자, 경찰에서는 정복 순경을 풀어 군중을 해산시키는 것은 물론 깡패들을 동원하여 연사들을 습격하게 했다. 야당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일이었다. 치명타였다. 이 때 분연히 나선 것이 김두한이었다.“이놈들, 내가 김두한이다! 조박사에게 손을 대는 놈은 내가 용서치 않을 것이다.”김두한이 책상을 치며 아무리 호령해도 경찰의 힘을 믿는 테러단들은 악착같이 달려들어 기물을 파손하고 연사를 때리고 하는 것이었다. 그러는 데는 김두한도 해볼 수가 없었다.

김두한은 이 부통령 선거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비록 선거에서는 이기지 못했지만, 정치 무상, 인정 무상을 뼈저리게 느끼며 체험했던 것이다.그런 어느날인가 부통령에 낙선한 조병옥박사는 김두한을 불러 이렇게 권유하는 것이었다.“김두한군! 자네 이번 3대 국회의원에 입후보해보게.”이 말을 들은 김두한은 마음속으로는 뛸 것처럼 기뻤으나 그걸 겉으로까지 드러내지는 않고“제가 그럴만한 자격이 있어야지요.”김두한은 이렇게 사양하는 척 했다.그러나 그의 마음 한구석에서는 뭔가 꿈틀 꿈틀 치솟아 오르고 있었다.“아니야. 이번에 나는 자네 실력을 다시 한 번 평가했어. 자네만한 수완과 능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디서 출마를 하더라도 당선될 걸세.”조병옥 박사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을 해주었다.

그제서야 김두한도 고개를 조아리며“고맙습니다. 박사님! 저도 한 번 깊이 생각해 보겠습니다.”김두한은 이렇게 말을 남기고 물러나와 곧 그의 참모들을 불렀다.김두한은 기왕 국회의원에 출마할 바엔 옛날 어릴 때부터 잔뼈가 굵은 종로에서 출마하고 싶었다. 이윽고 김두한은 모여든 참모들 앞에서 말했다.“내가 이번에 종로구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하려고 하는데 너희들의 생각은 어떠냐?”부하들은 잠시 어리둥절해 하다가 갑자기 환성을 지르며 찬성의 뜻으로 박수를 쳤다.“찬성이오!”“찬성이오!”부단장 김영태가 벌떡 일어나서 대표로 말했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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