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히 대한해협의 검푸른 물결이 넘실거렸고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쾌청했다. 비행기가 점점 일본 해협쪽으로 나아가자, 강쇠는 솟구치는 흥분을 느꼈다.‘이제 얼마 안 있음 일본 땅이로군. 그런데 왜 이렇게 가슴이 울렁거리는 거야. 일본 땅에선 그토록 꿈에 그리던 명기를 만날 수 있을까.’강쇠가 흥분을 삭이며 나지막이 중얼거리는데, 늘씬한 미모의 스튜어디스가 천천히 다가왔다. 서늘한 눈동자와 오똑한 콧날, 터질 듯이 팽팽한 앞가슴이 무척이나 도발적인 여자였다. 여기에다 생글생글 미소까지 머금은 채 풍만한 엉덩이를 흔들며 걸어오니 승객들의 시선이 일제히 그녀에게 집중됐다. 더구나 강쇠가 탄 비즈니스 클래스엔 여자 승객은 거의 보이지 않고 남자 일색이어서 글래머 스튜어디스의 존재는 더한층 돋보였다.“아으… 죽여주는군. 상큼한 얼굴에다 쭉쭉빵빵한 몸매까지 완전히 짱이네.”
“그러게 말야. 엄청 맛있겠다. 쩝...”옆에 앉은 대학생인 듯한 젊은애 둘이 들릴락 말락 귓속말로 히히덕거렸다. 이같은 반응은 대학생뿐이 아니었다. 나이 지긋한 신사들도 안보는 척 하며 힐끔힐끔 곁눈질로 그녀의 몸매를 훔쳐봤으며 그중에는 몰래 한숨을 쉬는 자도 있었다. 이윽고 스튜어디스가 강쇠 앞으로 바싹 다가왔다. “필요한 것 있으세요? 주스 한 잔 더 드릴까요?”스튜어디스가 가는 허리를 반쯤 꺾어 강쇠에게 말을 던졌다. 그 바람에 유니폼에 가려진 엉덩이의 선이 유난히 도드라져 보였다. 이때 끙, 하는 신음과 함께 꿀떡 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 전 ‘엄청 맛있겠다’고 실토했던 대학생 녀석이었다. ‘꽤나 밝히는 녀석이로군. 침까지 꿀꺽 삼킬 정도니 네 심정을 알만 하다. 하지만 이 밥통아. 너 사람 잘못 봤다. 저 여잔 몸매만 그럴 듯 했지 허당이라구 허당. 알겠냐.’강쇠는 속으로 비웃으며 정중하게 스튜어디스에게 대답했다.“괜찮습니다. 그보다 도착시간이 얼마나 남았죠.”
“20분쯤 후엔 도착할 거예요. 지루하세요?”“아니, 편안합니다.”강쇠는 매력적인 미소를 지어 보이며 스튜어디스의 젖가슴에 시선을 던졌다. 가슴에 ‘이하영’이란 명찰이 붙어 있었다. 스튜어디스는 돌아서더니 엉덩이를 사뿐사뿐 흔들며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강쇠는 이때를 놓치지 않았다. 강쇠의 총알같은 시선이 꽂힌 곳은 스튜어디스의 발목이었다. 순간 으음 하고 강쇠가 낮게 부르짖었다.‘역시! 내 육감이 틀리지 않았어. 저 발목을 봐. 저거야말로 완전히 리셀 웨폰이 아닌가. 그래 맞아. 저 여잔 절대로 명기가 아니야. 아무리 애를 쓰고 노력해도 절대로 명기가 될 수 없어. 남편한테 소박맞고 쫓겨나지 않으면 다행이지. 흐흐흐.’강쇠가 날카롭게 쏘아본 곳은 발목께, 정확히는 복사뼈의 옴폭 들어간 부분이었다. 강쇠의 실전 경험상 이 부분은 명기 여부를 판단하는데 외형상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 이곳이 많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성감이 뛰어나고 옹녀로서의 기질도 타고났다는 게 강쇠만이 터득한 소견이었다. 그런데 스튜어디스 이하영은 몸매는 죽여주지만 아쉽게도 이 부분이 엄청나게 굵었다. 리셀 웨폰 즉 여성으로선 치명적인 무기를 가진 거였다.
제 아무리 천하일색의 미녀라 해도 그곳이 뻥 뚫려 막상 교접시에 남자가 아무런 느낌을 못 받는다면 그야말로 속빈 강정이 아닌가. 반면에 터진 호박같이 얼굴이 못 생긴 여자여도 거기가 쫄깃쫄깃 일품이라면, 그런 여자를 연인 혹은 아내로 둔 남편은 밤마다 좋아서 입이 찢어지지 않겠는가. 그런 면에서 여자라는 피조물을 창조하신 하느님은 실로 분별력 있고 공평하신 분이었다.그런 생각을 하던 강쇠는 불현듯 눈앞의 스튜어디스가 진짜로 리셀 웨폰인지 아닌지 확인하고픈 충동을 느꼈다. 강쇠가 갑자기 그런 충동을 느낀 것은 앵두같이 조그맣고 예쁜 스튜어디스의 입술을 봤기 때문이었다. 어린애 손가락 반 마디만한 그녀의 입술은 쳐다보면 볼수록 앙증맞고 작아서 강한 성적 충동을 불러일으켰다. 그러자 잠자고 있던 강쇠의 거대한 물건이 팬티 속에서 서서히 고개를 쳐들기 시작했다.‘쩝. 그냥 넘어가기엔 아까운 여자로고. 저 여잘 꼬셔서 나의 명기 식별 능력이 어느 정도 경지에 도달했는지 확인해볼까.’갈등하던 강쇠는 이내 도리질을 쳤다.
‘아니야. 입이 쬐그맣다고 거기가 반드시 협소하다는 보장은 없어. 그래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여자한테 속았냐 말이다.’ 열길 물 속은 알아도 사람 마음은 모른다는 속담처럼 여자의 얼굴도 마찬가지였다. 입술과 눈 코 귀 등 얼굴 조건만으로 명기 여부를 판별해내기란 실로 지난한 일이었다. 색을 밝히는 옹녀를 한눈에 알아내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겉으로 우아하고 차갑게 느껴지는 귀부인일수록 정작 침대 위에선 더 요동치며 괴성에 가까운 신음을 지른다는 것을 강쇠는 실전을 통해 익히 경험한 바가 있었다.잠시 후 기체가 뚝 하고 떨어지더니 망망대해 아래로 육지가 보이기 시작했다.‘드디어 일본이로군. 저곳에선 그토록 갈망하던 명기를 만날 수 있을까.’강쇠는 들고 있던 신문으로 불룩해진 사타구니를 덮었다. 그리곤 팬티 속에 슬쩍 손을 집어넣었다. 어느새 팽창할 대로 팽창해져 잔뜩 성이 난 거북이가 대가리를 쳐들고 주인을 맞이했다. 대가리를 움켜쥔 강쇠는 강한 자신감과 함께 도전 의욕이 솟구쳤다.그랬다. 강쇠의 꿈은 기가 막힌 명기를 가진 여자를 만나는 것. 더 나아가서 그런 명기를 보유한 여자 중에서도 옹녀 중의 옹녀, 벌로 치면 여왕벌 같은 최강의 옹녀를 만나 자웅을 겨뤄보겠다는 야심을 갖고 있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성인의 문턱에 들어선 이후 수많은 여자를 찾아 테크닉을 연마하며 공력을 길러왔다.
그렇게 색공을 갈고 닦은 지 7년이 지난 어느 날, 어떤 책을 보다가 번쩍 정신이 든 거였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지금은 몰락했지만 한때 잘 나가던 모 재벌총수가 쓴 그 책을 읽으며 강쇠는 비로소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뭔지를 깨달았던 것이다.‘그래 세상은 넓고 명기는 많다. 한국 땅에선 더 이상 나의 적수가 될 여자는 없어. 세계로 나가자. 나가서 세계 최고의 명기를 찾자. 명기를 만나다보면 저절로 옹녀도 만나게 될 터. 만나서 한국의 남성이 얼마나 강한지 똑똑히 각인시켜 주리라. 그리하여 진정한 임자를 만나지 못한 전세계의 뭇 여성들이 나, 오강쇠의 변화무쌍한 절묘한 테크닉에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위풍당당한 나의 거북이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숭배하리라.’ 각오가 선 강쇠는 주저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첫 원정지를 명기의 대명사 ‘긴자꾸’로 널리 알려진 일본으로 정하고 비장한 탑승길에 오른 거였다. 다들 먹고 살기 급급한 세상살이에, 특이함을 넘어 어찌보면 황당하기까지 한 이런 결행을 하게 된 데에는 강쇠 나름의 말 못할 사연이 있었다. 그것은 조부 때부터 3대에 걸쳐 내려온 강쇠 집안의 업이요 한(恨) 때문이었다.
여기에다 성에 관한 한 어릴 때부터 남달리 조숙했던 강쇠의 천부적인 자질 탓도 있었다. 어느 정도 조숙했는가 하면, 초등학교 시절 강쇠는 ‘우리는 민족 중흥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땅에 태어났다…’로 시작되는 국민교육헌장을 ‘우리는 부모님의 어리석은 장난으로 이땅에 태어났다.’로 바꿔 불렀다가 듣고 있던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되지게 얻어맞은 적이 있었다.“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놈이 발랑 까져 가지고…” 담임선생님은 그러면서 옆에 있던 처녀 여선생님의 눈치를 봤다. 여선생님은 수줍음과 흥분이 뒤섞인 묘한 표정으로 강쇠를 쳐다보고 있었던 것이다. 강쇠는 선생님이 꿀밤을 주고 끝내도 될 일을 귀싸대기까지 날린 건 순전히 여선생님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강쇠는 갑자기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대들 듯이 따져 물었다. “선생님. 제가 뭘 잘못했습니까. 제 말이 틀렸어요?” 그 말을 들은 여선생님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갛게 변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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