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명기 편 | 제 37 회
■ 일본 명기 편 | 제 3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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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6-08-02 09:00
  • 승인 2006.08.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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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부터 심사받으라는 말에, 대근은 고개를 번쩍 들고 앞을 쳐다봤다. 눈이 번쩍 뜨일 만큼 미모의 젊은 아가씨가 생글거리며 서 있었다. 그런데 그 뒤쪽으로 우람한 남성 성기를 빼다 박은 듯한 조형물이 위풍당당하게 세워져 있었다. 그걸 보자, 대근은 왠지 주눅이 들어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저어…. 벗으라면 벗기는 하겠습니다만, 어느 정도 커야 심사를 통과할 수 있는가요?”
“아, 사이즈는 국제 규격을 상회하는 정도는 돼야 하는데, 어디 한번 보실까요.”

아가씨의 적극적인 공세에 대근은 주저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가 제 아무리 요상한 데라지만 처음 보는 여자 앞에서 선뜻 물건을 꺼내 보인다는 게 왠지 찜찜했던 것이다. 대근이 계속 망설이자, 아가씨는 손을 불쑥 내밀더니 물건을 움켜쥐었다. 대근은 화들짝 놀랐다. 일촉즉발의 순간, 히로미가 재빨리 입을 열었다.

“잠깐만 사에코. 이분들의 품질은 내가 보증하지. 그러니 심사는 그냥 통과시켜줘. 특히 여기 이 남자는 회장이신 나오미양께서 아주 좋아할 분이야.”

히로미가 강쇠를 가리키자, 사에코는 요모조모 강쇠를 뜯어보았다. 강쇠가 살짝 매력적인 윙크를 보냈다. 순간 사에코는 찌리릭 전기가 통하는 느낌이 왔다. 뭔가 강한 남성의 기가 전해져왔기 때문이었다. 사에코는 미소를 지으며 일행을 통과시켜 주었다. 대근이 말했다.

“휴우 새파랗게 젊은 애가 당차네. 히로미, 저 애도 여기 소속된 옹년가?”
“물론이죠. 하지만 기분 나쁘게 생각할 것까진 없어요. 여기선 미리 남자들 물건을 검사하는 건 당연한 일이니까. 사실 남자들은 너무 이기적인 경향이 있어요. 남자들끼리는 명기네 어쩌네 하며 그런 여자를 찾으면서, 여자가 변강쇠를 찾는 건 두 눈 뜨고 못 보잖아요. 그러니까 이 클럽이 생긴 것도 그런 권리를 찾기 위해 우리 같은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나선 거죠.”

말을 마친 히로미는 나오미의 개인전용 룸으로 향했다. 룸 입구에 여대생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히로미를 보더니 반갑게 인사했다. 히로미는 강쇠와 대근을 소개했다. 아가씨는 강쇠가 한국 최고의 변강쇠라는 말을 듣자, 눈빛을 반짝 빛내며 호기심을 드러냈다. 그러자 히로미가 짐짓 너스레를 떨며 말했다.

“안돼 후미에. 내가 겪어봤는데, 너 정도로는 이분을 상대할 수가 없어. 회장인 나오미양 정도라면 모를까 호호호.”

그러자 후미에는 아쉬운 표정으로 대답했다.

“저런. 실은 전서부터 한국 남자가 섹스에 강하다는 얘길 듣고 꼭 한번 맞붙어봐야겠다 생각했었는데 히로미양의 말을 들으니 섭섭하네요. 근데 참 어쩌죠. 나오미양은 지금 명기 단련 중이라서 아무도 만날 수가 없어요.”
“그래? 그렇담 어쩌지. 끝날 때까지 기다릴까?”
“아뇨. 그러지 말고 클럽 전용식당에서 식사를 대접하는 게 좋겠어요. 그러면 나오미양이 단련을 끝내는 대로 곧장 알려줄게요.”

히로미와 후미에가 말을 주고받는 동안, 강쇠는 열린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보았다. 맞은편 벽에 거대한 거북이 박제가 걸려 있었다. 거북이는 마치 살아있는 듯 머리를 꼿꼿이 쳐든 채 위용 넘치는 모습으로 강쇠를 굽어보는 듯했다. 그 모습에서 강쇠는 주인인 나오미가 보통 센 여자가 아닐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히로미는 앞장서서 일행을 식당으로 데리고 갔다. 안으로 들어서자 대근이 탄성을 발했다.

“야아 대단하군. 여기가 식당인지 섹스 숍인지 분간을 못하겠군. 안 그러냐 오강쇠?”
“정말 그러네. 이 테이블 덮개 좀 봐.”

강쇠와 대근이 앉은 테이블 위에는 여성의 은밀한 부분을 크게 확대시킨 그림이 테이블 커버로 깔려 있었다. 잠시 후 늘씬하게 빠진 웨이트리스가 메뉴판을 들고 왔다. 히로미가 메뉴판을 보여주며 말했다.

“먹고 싶은 게 뭐예요 강쇠씨. 오늘은 제가 확실하게 쏠 테니 주문만 하세요.”

메뉴판을 들여다본 강쇠와 대근은 기절초풍할 듯이 놀라 동시에 내뱉었다.

“이 이게 도대체 무슨 음식이야. 페니스 소시지…. 클리토리스 돈가스…. 이거 진짜 그걸로 만든 거야?”

난생 처음 들어보는 엽기적인 음식 메뉴에, 강쇠와 대근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를 본 히로미가 깔깔대며 말했다.

“크크. 그걸 진짜로 믿다니 두 분 다 보기보다는 순진하시군요. 만약 진짜라면 아래로 먹지, 위로 먹는 사람 봤어요?”
“그렇담 하필 음식 이름에 왜 이런 민감한 단어를 갖다 붙인 거야.”
“그건 손님들이 재밌어 하라고, 주방장이 유머러스하게 갖다 붙인 거예요. 여기 식당엔 옹녀 회원들을 만나려고 남자들이 북적거리는데, 메뉴판을 보고 다들 낄낄대죠. 그러니까 성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안주거리 정도로 편하게 생각하라는 뜻이 담겨있다고 보면 돼요.”

이윽고 주문한 식사가 오자, 셋은 일제히 연장을 집어 들었다. 강쇠와 대근은 나이프로 고기를 썰어 입에 넣긴 했으나 어쩐지 묘한 기분이 들었다. 식사가 끝날 때쯤 묘령의 여인이 테이블로 다가왔다. 나오미였다.

“히로미. 날 찾았다며. 이분들이 한국에서 왔다는 그 사람들이야?”

순간 강쇠와 나오미의 눈이 마주쳤다. 나오미는 첫 인상이 아주 우아해보였다. 그런데 나이를 도통 짐작할 수 없었다. 저 유명한 중국의 전설적 옹녀인 서왕모처럼 남자의 정기를 흡수해 나이를 먹어도 늙어 보이지 않는 건가. 그렇다면 보통 강적이 아닐 터. 미리 대비책을 세워둬야 하지 않을까. 강쇠가 속으로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히로미가 정식으로 둘을 나오미에게 소개했다. 나오미는 눈이 몹시 밝은 것 같았다. 강쇠와 대근을 슬쩍 쳐다보더니 대뜸 정곡을 찔렀다.

“흠…. 보아하니 이쪽은 그럭저럭 한가닥할 것 같고, 저쪽은 겉만 번지르르하지 속은 허당이네.”

헉! 말뜻을 알아차린 대근의 입에서 탄성이 터졌다. 대근은 그 한마디에 완전히 제압당한 듯 나오미를 여왕처럼 우러러 보았다. 그러자 강쇠가 말했다.

“과연 옹녀 회장님답게 통찰력이 뛰어나시군요. 그런데 말입니다. 아까 들으니까 명기 단련 중이라고 하던데, 명기 단련은 어떻게 하는 거죠? 그걸 하면 실제로 효과가 있긴 합니까?”

나오미는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어딘가 모르게 고상한 품위가 느껴지는 동작이었다. 이어 나오미는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표정으로 강쇠를 쳐다보다 불쑥 물었다.

“섹스 잘 하세요?”
“네에?”

갑작스런 질문에 허를 찔린 강쇠가 반문했다.

“조금 전 히로미가 댁을 ‘한국 최고의 변강쇠’라고 소개했잖아요. 그럼 섹스를 어느 정도 잘 하는 거죠?”
“일단은 상대가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진 하죠. 따라서 먼저 나가 떨어져본 적은 없습니다만.”

강쇠가 약간 우쭐대는 표정으로 대답하자, 나오미가 노골적으로 혀를 끌끌 차며 비웃었다.

“쯧쯧 겨우 그 정도예요? 생각보다는 한국의 변강쇠가 약하네.”

그 말에 강쇠는 확 열이 받쳤다. 다른 건 몰라도 한국의 변강쇠가 약하다는 말은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이것 보쇼 나오미양.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고, 직접 겪어보지 않고 어떻게 함부로 그런 속단을 내릴 수 있는 거요.”
“흐흐흐. 내가 보기엔 그렇게 말하는 강쇠씨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 같군요. 강쇠씨는 세계 여러 나라 여성을 두루 겪어봤나요? 나는 두루 겪어봤어요. 남성과 여성 모두 다요. 참고로 인도에 가면, 강쇠씨 정도의 남자는 길거리에 수두룩하게 널렸어요. 거기 남자들은 섹스를 하다가도 달을 쳐다보고 놀다가 하고 또 하고 그런다구요. 뭔 말인지 짐작하시겠어요?”
“허허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 나도 이 계통에선 산전수전 다 겪은 사람이오. 그것 하기도 바쁜데, 달을 쳐다볼 여가가 어디 있단 말이오.”
“바로 그 차이예요. 강쇠씨는 섹스를 몸으로 하지만, 그 사람들은 섹스를 우주와 교합하는 자연의 일부로 여기죠. 그래서 달을 쳐다보고 할 수 있는 거예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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