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성 풍속사 <제19화>
조선 성 풍속사 <제19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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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6-14 15:37
  • 승인 2007.06.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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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주부의 코와 방사(房事)한 음탕한 여인!

예나 지금이나 남성들 코의 크기와 성기의 상관관계에 대한 속설은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고대소설 심청전의 뺑덕어멈은 코 큰 총각을 골라서 떡도 사주고 술도 받아준다는 대목과 오래된 석불의 코(가루(鼻高散)로 만들어 여자가 먹으면 음력이 강해져 아이를 잘 가질 수 있고 남자가 먹으면 양기가 충만해 수백 계집을 품는다는 민간의 잘못된(?) 믿음)만 유독 뭉그러져 있는 것을 보면 우리의 선조들은 코와 성기의 생리적 연관을 밀접하게 생각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정말 코가 크면 성기도 크고 정력도 강할까? 이런 속설을 해학적으로 풀어낸 조선중기의 소화(笑話)가 있어 소개코자 한다.

어느 한 마을에 음희(淫戱)를 몹시 좋아하여 온 몸에 색기를 머금은 음탕한 여인이 있었다. 여인의 평생소원이 한번만이라도 양물이 큰 사내를 만나 방사하는 것이었다. 어느 날은 빨래터의 여인네들이 나누던 농(弄)짓거리에서 사내의 코가 크면 양물도 크다는 말을 듣고 여인은 코 큰 사내를 한번 만나야겠다고 벼르게 되었다. 그날 이후 여인은 코 큰 사내를 찾아 이리저리 살피며 다녔지만 좀처럼 그런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루는 이웃마을의 장날이라 여인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공들여 치장하고 장터로 갔다.

‘장에 가면 사람도 많이 모일 테니 그 중에 분명 코 큰 사내도 만날 수 있을거야!’ 생각하고 장을 돌며 오가는 사내의 코만 유심히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럴싸한 사내는 한 사람도 발견하지 못하고 마침내 해는 서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니 여인은 실망만 가득했다.

그때 술에 곤드레만드레가 되어 비틀거리며 걸어오는 삿갓을 쓴 행색이 초라한 농부를 우연찮게 쳐다보게 되었는데, 스쳐지나가는 농부를 자세히 살피니 어른주먹만한 코가 우뚝 달려 있는데 얼핏 조롱박을 갖다 달아 놓은 것 같았고 어찌나 큰지 삿갓의 끝자락보다 코가 더 튀어나와 있었다.

여인은 음탕한 미소를 지으며 사내를 슬금슬금 뒤따라갔다. 인적이 없는 곳에 이르자 여인은 사내를 불러 세웠고 달콤한 말로 유혹해 자기 집으로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여인은 양기에 좋다는 산해진미를 갖추어 떡 벌어지게 한상 차려 저녁식사를 대접을 했고 방에 적당히 군불도 지펴 훈훈하게 만들었으며 목욕재계하고 곱게 치장하여 다시 술상을 차려서 사내가 있는 방으로 들어가니 사내는 너무나 융숭한 대접에 저절로 입이 벌어지며 기분이 충만해 구름을 걷고 있었다.

‘이제야 내 한 평생의 소원을 풀 수 있겠구나!’ 여인이 기쁨을 참지 못하며 연신 음탕한 웃음을 흘렸다. 술상을 한쪽으로 물리고 비단금침을 깔아 촛불을 끄고 여인은 옷고름을 풀고 겉치마를 내리니, 봉창으로 드리운 달빛에 나신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속치마 차림으로 사내 앞에 앉았다. 사내는 여인의 행동에 눈을 떼지 못하고 마른침만 꿀꺽 삼키고 있었다. 여인이 자신의 몸을 당겨 거친 입김을 뿜으며 사내의 귀에 속삭였다.

“신첩이 이날을 얼마나 학수고대했는지 아시겠사와요?”

어느새 사내는 여인의 젖무덤을 더듬고 있었다.

“서방님 같은 분을 만나 뵙고자 오늘도 진종일 장터를 찾아 헤매었답니다.”

사내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여인을 쓰러뜨리고 배위로 올라탔다. 사내는 여인의 몸이 화끈 달아올라 약하게 떠는 것을 느꼈다. 드디어 방사가 시작되었고 간간
이 여인의 신음이 사내의 귓가를 자극했다.

“아아아 서방님 이제 손가락으로 희롱은 마시고 장대한 양물로 절 능욕해 주시와요.”

여인의 말에 사내는 당황하며 자신도 모르게 일을 끝마치곤 내려왔다.

“서방님 어찌 예서 그만두시와요, 신첩이 뭔 잘못을 저지르기라도…” 여인이 당황하며 말끝을 흐렸다. 사내는 헛기침만 되풀이할 뿐 대답이 없었다. 여인이 손을 뻗어 사내의 사타구니 사이의 그것을 만지고는 벌떡 일어나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장대한 양물을 상상하였으나, 막상 그것은 아이들것과 같은 초라한 것이었다.

“그렇게 찾고 찾던 코 큰 자식이 이 모양이란 말인가. 코 값도 못하는 것이…” 실망감에 여인이 자신도 모르게 내뱉었다. 사내가 슬그머니 옷을 챙겨 입으려하자 여인이 사내를 쏘아보았다. 사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고개만 돌리고 누웠다. 여인은 분하였지만 자신의 끓어오르는 욕정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그러던 찰라 묘안이 떠올랐다. ‘그래 이놈의 코로 하자!’ 여인은 거꾸로 누워 사내의 얼굴에 자신의 둔부를 밀착시켰다. 사내는 여인의 행동이 요상하였지만 미안한 마음에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러던 사이 여인은 다시 사내의 코 위에다 음부를 갖다 놓더니만 순식간에 코를 그 안에 집어넣어버렸다. 코가 양물보다 더 나았다. 여인의 쌓인 욕정이 머리끝까지 사무쳐 사내야 어찌 되든 알 바가 아니었다.

여인의 둔부에 깔린 사내는 처음에는 그래도 입으로 숨을 쉴 수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자 넘쳐흐르는 음수에 입이 막혀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었다. 사내가 빠져나오기 위해 사력을 다해 이리저리 뒹구니 여인은 더욱 좋아라하고 마구 누르며 자신의 음심을 채웠다. 여인이 끊임없이 음수를 흘려 사내는 마침내 숨을 못 쉬고 완전히 의식을 잃고 말았다.

첫닭이 힘차게 울었다. 여인이 음심을 채우고 비로소 내려와 사내를 돌아보니 상반신은 온통 허연 물로 덮여 있고 꼼짝달싹 하지 않았다. 사내의 몸을 흔들며 불러 보았으나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분명 사내가 죽어버린 것 같았다. 어찌할 바를 몰라 발만 동동거리던 여인이 도움을 청하기 위해 부랴부랴 옷을 주워 입고 문을 박차고 나갔다.

여인이 나가고 찬바람이 방안을 돌자 사내는 비로소 의식을 회복하고 주위를 살펴보았다. 빈방에 혼자 누워 있고 상반신은 물로 젖어 후끈했다. 어젯밤 일이 주마등처럼 머리에 떠올랐다. 사내가 여인을 생각하자 겁부터 덜컥 났다. 벌떡 일어나 눈에 뜨이는 옷을 주섬주섬 주워 입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뛰쳐나오니 먼 산에는 아침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거리에는 들에 나가는 농부들의 모습이 띄엄띄엄 보였고 사내는 고개를 숙인 채 집으로 향하며 어젯밤에 당한 일이 자꾸만 떠올라 때때로 고갤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니 저 사람은 이른 아침부터 내외간에 싸움을 했나, 웬 미음을 저렇게 덮어썼어! 쯧쯧” 지나가던 농부가 혀를 찼다.

“저 사람은 미음을 입으로 먹지 않고 코로 마시는가보네.” 함께 걷던 농부가 거들었고 오가는 사람들이 사내를 쳐다보곤 웃으며 한 마디씩 했고, 이후 사내는 창피해 여러 날을 집에 머물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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