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의 행복콘서트
쇼펜하우어의 행복콘서트
  •  기자
  • 입력 2011-10-17 15:50
  • 승인 2011.10.17 15:50
  • 호수 911
  • 38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욕망의 소용돌이에 몸을 맡기는 한 행복은 오지 않는다
독일 최고의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전하는 행복 레슨. “행복은 자기 자신에 있다. 끝없는 욕망을 버려라.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라. 당당하게 살아라.” 이것이 쇼펜하우어 행복 특강의 핵심이다. 쇼펜하우어는 우선 행복의 3가지 경로를 이야기한다. ‘소유하기’ ‘타인의 눈에 들기’ ‘존재방식’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존재방식을 통한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자기 주관을 뚜렷이 세우고 자신으로부터 행복을 찾아내는 것, 그런 행복이야말로 소중히 간직해야 할 것이라고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어떤 행복이건 핵심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 영어로 ‘즐긴다’의 의미는 ‘자신을 즐긴다(to enjoy oneself)’라는 뜻이다. ‘그는 파리를 즐긴다(He enjoys Paris)’가 아니다. 어디까지나 ‘그는 파리에서 자기 자신을 즐긴다(He enjoys himself in Paris)’이다."

이런 저런 이유로 세상살이에 지쳐가는 사람들. 그들에게 쇼펜하우어가 위로와 격려의 말을 던진다. 신간 ‘쇼펜하우어의 행복콘서트’는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쓴 독일 최고의 철학자 쇼펜하우어가 현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전하는 행복 레슨이다. “행복은 자기 자신에 있다. 끝없는 욕망을 버려라.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하라. 당당하게 살아라” 이것이 쇼펜하우어 행복 특강의 핵심이다.

쇼펜하우어는 우선 행복의 3가지 경로를 이야기한다. ‘소유하기’ ‘타인의 눈에 들기’ ‘존재방식’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존재방식을 통한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돈이나 재산 같은 ‘소유’나 지위 같은 ‘타인의 눈에 들어서’ 얻을 수 있는 행복은 일시적이거나 공허할 때가 많다. 10만 원짜리 옷을 사면 다음에는 50만 원짜리 옷을 원하게 되고, 평사원이 과장으로 승진하면 더 높은 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반면에 ‘존재방식’, 즉 사고방식이나 성격, 품성이 확고하면 흔들림 없는 행복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돈이 없더라도 감수성이 풍부한 사람은 작은 일에서 큰 행복을 느끼는 법이다.

자기 주관을 뚜렷이 세우고 자신으로부터 행복을 찾아내는 것, 그런 행복이야말로 소중히 간직해야 할 것이라고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그런 삶을 살 수 있다면 비정한 경쟁사회 속에서도 상실감 없이 풍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예컨대 쇼펜하우어는 파리로 여행을 간 경우 파리라는 대상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파리에 있는 자기 자신을 즐기고 거기서 행복을 찾으라고 강조한다. 행복은 자기 자신에 있으니, '대상'이 아니라 '자신'을 즐겨야 한다는 의미다. 그럴 수 있다면 객관적인 상황과는 관계없이 행복해질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쇼펜하우어는 또 ‘가지지 못한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집중하라는 조언도 한다.

“사람은 자신이 소유하지 못한 것을 보면 곧 ‘저걸 가졌으면’하고 바라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에서 불만이 생겨난다. 만족과 행복을 느끼기 원한다면 ‘지금의 내 소유물들이 만일 없었다면’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많이 가진 자건 가지지 못한 자이건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는 경우가 많다. 있으면 더 많이 가지려 하고, 없으면 남의 것을 부러워한다. 하지만 쇼펜하우어의 말대로 욕망의 소용돌이에 몸을 맡기는 한 행복은 영원히 오지 않는다. 그는 대신 이렇게 생각하라고 말한다. “가족, 작은 물건 등 지금 내게 있는 것들이 만일 없었다면 어떨까?” 그러면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존재들의 소중함을 새삼 느낄 수 있게 되고, 만족과 행복 또한 가까워진다.

행복의 열쇠는 돈이나 명예 같은 외부조건이 아니라 자기 자신 안에 있으므로, 자신 안의 행복의 요소를 찾아내 행복지수를 높이라고 쇼펜하우어는 조언한다.

건강한 체력, 남 눈치 보지 않는 당당한 자신감, 밝은 성격과 넉넉한 품성,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가는 지혜,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는 자유, 이런 것들에 진짜 행복이 있다.

쇼펜하우어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그런 것들을 발견하고 계발하고 또 추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행복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쉽게 발견하지 못하는 ‘숨겨진 보물’ 같은 것일지도 모른다. 따뜻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쇼펜하우어의 조언은 힘겹고 때로는 분노가 느껴지는 우리의 세상살이에 소중한 지침이 된다.

[김선영 기자] ahae@dailypot.co.kr


[책 속에서]
사람은 자신이 소유하지 못한 것을 보면 곧 “저걸 가졌으면”하고 바라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에서 불만이 생겨난다. 만족과 행복을 느끼기 원한다면 “지금의 내 소유물들이 만일 없었다면”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