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찌든 저자는 그저 산티아고를 무슨 ‘낭만적인 낙원’쯤인 것처럼 생각하고, 현재의 지옥 같은 일상에서 탈출해 그곳으로 떠나고 싶어 했다. 그가 알고 있던 얄팍한 정보로 산티아고는, 새로운 나를 만나기 위한 일종의 소도(蘇塗)였다. 현실의 모퉁이에 채인 몸을 안온하게 감싸줄 그런 장소를 골라 허약해진 자신을 보호해야겠다는 일종의 보약이었던 셈이다. 그러나 온몸으로 마주한 산티아고는 그에게 또 다른 길을 보여줬다. 그 길 위의 시간 속에서 진정한 나와 마주할 수 있는 순간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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