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솔로지 한여름, 새롭게 만나는 고대의 신들
미솔로지 한여름, 새롭게 만나는 고대의 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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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07-12 11:29
  • 승인 2011.07.12 11:29
  • 호수 897
  • 3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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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최초이자 최고의 명작
전 세계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세계 표준



그리스 로마 신화의 세계는 너무나도 방대하여 모든 내용을 빼놓지 않고 자세히 다루려면 책 한 권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고대인들의 종교와 신화,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한 지식을 축적하는 목적이라면 이 책은 매우 훌륭한 그리스 신화의 교과서가 될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지금 우리가 읽는 것처럼 처음부터 한 권의 이야기책으로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또한 고대의 방랑시인이 노래한 신들의 이야기는 오랜 기간 입에서 입으로 구전되면서 말하는 이의 상상력과 오해가 더해져 상당 부분 변형되기도 했다.

1855년, 이렇게 중구난방이던 그리스 로마 신화를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로 쓰인 저명한 서사시를 바탕으로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집대성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그리스 로마 신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토머스 불핀치이다.

토머스 불핀치의 ‘미솔로지 : 신화의 시대’는 출간되자마자 당시 지식 계층의 엄청난 반응을 이끌어내면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지식 계층이 널리 읽던 기품 있는 고전 문학에는 신화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은유적으로 표현한 부분이 많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대한 지식이 반드시 필요했는데 그때까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소위 고전 명작이라 불리는 예술품들은 그리스 로마 신화와 따로 데어 설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위대한 작품들은 거의 신화의 한 장면을 모티브로 하여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신화를 소재로 한 오래된 조각품이나 회화, 시는 물론 해외 여러 나라에서 발행되었던 책 중에서 신화와 관련된 도판이 선별되어 실려 있다.

따라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신화 속 인물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그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고혹적인 노래로 뱃사람들을 유혹하는 바다의 님프 ‘세이렌’은 원래 새의 몸통에 여자의 얼굴이 달린 흉측한 괴물로 묘사되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아름다운 인어의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

술의 신 디오니소스의 이미지는 처음엔 어린 미소년이었지만 술의 해악을 경계하는 차원에서 술에 취한 중년의 아저씨나 병색이 완연한 허약한 남자로 표현되기도 한다.

또한 수많은 고전 문학작품을 인용한 부분은 신화의 장대한 내용을 몇 줄로 요약해서 머릿속에 기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벨베데레’라고 불리는 유명한 아폴론 조각상이 있는데, 피톤에게 활을 쏜 직후의 아폴론의 모습을 조각한 것이다. 바이런은 이 조각상을 보고 ‘헤럴드 경의 순유’에서 다음과 같이 그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다.

보라! 표적을 놓치지 않는 화살의 신을
의술과 노래와 빛의 신을
인간의 모습을 한 태양의 신
승리에 빛나는 저 이마
신의 복수로 번뜩이는 화살이
지금 막 시위를 떠났도다
그 눈빛과 표정에
적을 두려워하지 않는 위엄이 번개치고 있도다
하찮은 인간도 그를 힐끗 보는 것만으로
제왕이 납시었음을 알 수 있도다

- 中에서

오디세우스는 마침내 자기의 정체를 밝혔다.
“나는 잠시 자리를 비웠던 이 나라의 왕 오디세우스다. 너희가 침범한 것은 나의 궁전이요, 너희가 탐했던 것은 나의 아내요, 너희가 죽이려고 한 것은 나의 아들이다. 이제 그 벌을 내리겠다.”
결국 모든 구혼자들은 참살되었고 오디세우스는 다시 그의 왕국과 아내와 아들을 되찾게 되었다.
테니슨의 시 ‘오디세우스’는 황혼기의 오디세우스를 묘사하고 있다. 이 늙은 영웅은 과거의 모험을 떠올리면서 궁전에서의 삶에 무료함을 느끼고 다시금 새로운 모험을 찾아 떠나려고 결심하고 있다.

나의 벗이여!
신세계를 찾아 떠나자. 아직 늦지 않았다
나란히 갑판에 앉아 힘차게 노를 젓자
넘실거리는 물결을 헤치고 가자
해 지는 곳보다 더욱 멀리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앞으로 나아가자
소용돌이가 우리를 삼킬지도 모르리라
하지만 행복의 섬에 닿아
그리운 아킬레우스를 만날지도 모르리라

-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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