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가 왜 한국땅인가” 의문에 명쾌한 답을 주는 ‘독도 교과서’
지진해일 피해로 신음하는 일본은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쓴 역사교과서를 검정했다. 전태평양적인 재난과 그로 인한 한일간의 우호 분위기로 잠시 소강국면을 맞았던 독도 분쟁에 일본 측이 다시 불을 붙인 셈이다. 그간 우리나라에서는 민간 차원의 여러 대응이 있어왔다. 하지만 시설 보수 외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지속적인 교육과 홍보정책이 부재했다. ‘독도가 왜 한국 땅인가?’에 대한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여기, 독도가 한국 땅임을 말해주는 책이 나왔다. 전충진이 쓴 ‘여기는 독도’에 담긴 기록은 독도가 대한민국의 실효적 지배하에 있는 유인도임을 증거하는 최초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본적지를 독도로 옮긴 민간인이 2008년 9월부터 2009년 8월까지 1년간 독도에서 상주하며 글을 쓰고 사진을 찍어 엮은 이 책은 최초로 시도되는 독도 ‘현장 르포’로서, 독도의 실효적 지배를 뒷받침하는 최초의 증빙 자료이자 전 국민을 위한 현장감 넘치는 독도 교과서다.
이 책의 내용을 요약·발췌한다.
추석 명절을 앞두고 나는 울릉읍에 들러 본적을 ‘울릉읍 독도리 20-2번지’로 옮겼다. 그리고 독도를 향해 다시 검푸른 동해를 건넜다. 울릉도에서 동남쪽으로 87.4킬로미터. 겨레의 염원이 사랑이 되고 분노가 되어 멍울진 애틋한 섬, 독도의 몸 속으로 내가 들어왔다.(중략)
나는 지금 ‘우리 땅’에 서 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망발과 독도 침탈 야욕이 모습을 드러낼 때마다 우리는 ‘우리 땅 독도’를 외쳐대고 ‘독도를 사랑한다’고 소리쳤다. 하지만 독도에 대한 우리의 관심과 이해는 지극히 추상적이고 단발적이었다.
혹시 우리는 그동안 ‘독도는 우리 땅’이란 대중가요의 노랫말에 영토의 명운을 걸고 읊조리고 외칠 뿐이지는 않았던가. (중략)
독도는 오랜 옛날부터 울릉도 사람들의 생활공간이었다. 그러하기에 독도의 바람과 물결도 어머니의 섬 울릉도를 향하고 있는 것이다.
오징어 잡는 어부들의 뱃노래에도, 심지어 괭이갈매기의 울음소리에도 우리의 정감이 담겨 있다. 그래서 독도는 결기와 흥분의 섬만은 아닌 것이다.
바람결에 띄우는 편지
경비대 막사 앞까지는 가파른 계단이 이어진다. 20제곱미터 남짓한 막사 공터 앞에는 빨간 우체통이 있어 정겹다. 2003년 4월에 세우고 ‘799-805’란 우편번호도 받았다. 그러나 정작 우체통이 있어도 제 기능을 하지 못하니 안타깝다.
우표를 붙인 편지를 넣어도 배달이 되지 않는다. 얼마 전에는 국회의원들이 동도를 방문해 일본 정부 기관 등에 독도 관련 항의서한을 보내려고 했지만 독도우체통을 이용하지 못하고 결국 울릉도에 나가서 부칠 수 밖에 없었다.
2005년에도 ‘기능 상실한 독도 우체통’이 논란이 된 적이 있어 당시 경북체신청에서는 ‘독도에서 부친 편지는 독도 소인을 찍도록 검토한다’고 한 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물론 요즈음에는 독도경비대 신세대 대원들이 편지를 써서 부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휴대전화 메시지와 인터넷으로 해결한다. 그렇지만 1년에 한 통이라도 편지가 오고가서 우체통이 본연의 기능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우편물 수집과 소인 날인 등의 업무는 경비대나 등대에 위탁하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닐 텐데……. 물론 상징적인 의미도 있겠지만 지금처럼 소용없이 두는 것보다는 나을 듯싶다.
개인적으로 나는 독도에 들어오면서 개인 우편엽서 1000장을 인쇄해왔다. 독도 소인이 찍힌 독도의 엽서로 각계각층에 독도문제를 환기시키겠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독도 소인 엽서는 꿈도 꾸지 못하고 일일이 울릉도에 인편으로 부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799-805. 이 우편번호로 엽서라도 한 장 받아봤으면…….
독도, 이랬으면 좋겠다
일본의 독도 망언으로 국내 여론이 들끓으면 온갖 대책과 아이디어가 다 나오지만, 1년도 지나지 않아 언제 그랬냐는 듯 잊어버리는 땜질식 대책이 독도 대책의 전부다.
매년 수백 억 원의 혈세를 쏟아 부으면서도 독도는 여전히 드나들기 힘들고 불편한 곳이다.(중략)
망언 좀 해달라는 사람들을 나무랄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눈가림으로 하는 독도 사랑, 그런 사랑을 받아야 하는 독도는 지금 어처구니가 없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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