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의 여행
한글로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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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10-19 10:00
  • 승인 2010.10.19 10:00
  • 호수 860
  • 55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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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일본시인 한국어에 탐닉하게 된 이유는?
이바라기 노리코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전후 세대의 무력감과 상실감을 노래한 ‘내가 가장 예뻤을 때’라는 시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일본의 여성 시인이다. 체제 반성적 지식인으로 활동하면서, 틈틈이 한국문학의 소개와 번역에도 힘을 쏟아 1970년대부터 김지하와 안우식, 홍윤숙 시인 등 한국 문단의 인사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했다.

이 책은 그녀가 한글을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시인으로서 감응하게 된 한국문화 전반에 관한 에세이다. 언어를 다루는 시인으로서 느끼게 된 한글의 매력과 그 저변에 깔린 한국인의 정서와 습속, 풍토들을 감수성 넘치는 필체로 탁월하게 그려내고 있다.

‘딸기코’와‘치맛바람’,‘바람둥이’ 등 신선한 상상력과 재기가 넘치는 한국의 일상어들을 수집해 가며 그 매력에 감탄하기도 하고, 단어의 뜻에 담긴 문화적인 맥락들을 더듬어 보며 일본의 사례와 견주어 보기도 한다.

다소 감상적인 느낌도 없지 않지만, 타자의 눈에 비친 한국문화의 일상 풍경을 훑어보는 맛이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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