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뛰어넘는 ‘시대의 이야기꾼’ 박완서
박완서 신작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가 출간됐다. 작가는 “청탁에 밀려 막 쓴 글이 아니고 그동안 공들여 쓴 것들이어서 흐뭇하고 애착이 간다”는 말과 “아직도 글을 쓸 수 있는 기력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말로 신작에 대한 자부와 출간에 대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이 책에는 죽음과 가까워진 생에 대한 노작가만의 성찰도 담겨 있다. 꿈틀대는 생명력의 경이로움 속으로 “내 몸이 스밀 생각을 하면 죽음조차 무섭지 않아진다”는 작가의 말에선 죽음을 초월한 사람의 여유마저 느껴진다. 이러한 여유는 먼저 가신 이들에 대한 그리움을 털어놓는 이 산문집의 또 다른 부분에선 가슴 찡한 삶의 애정으로 바뀌기도 한다. 작가는 자상하고 따뜻한 품이 되어준 김수환 추기경, 작가가 자신 안에 칩거해 세상을 등지고 있을 때 세상 속으로 이끌어준 박경리 선생 등 자신의 삶에 보석처럼 빛나는 이들을 떠올리며 그들이 다 주고 가지 못한 사랑을 애달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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