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남자의 사랑은 섹스다>
베스트셀러 <남자의 사랑은 섹스다>
  • 이수영 기자
  • 입력 2010-02-23 11:11
  • 승인 2010.02.23 11:11
  • 호수 826
  • 3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섹스로 바라본 ‘남자 사용설명서’
영화 의 한 장면.

결혼을 두 달쯤 앞둔 지난해 9월. 출근길 만원전철에서 무료신문을 탐독하던 중 ‘솔깃’한 책 제목에 눈길이 쏠렸다. <남자의 사랑은 섹스다>. ‘~까?’라는 의문이 아닌 단정적 결론이 마음에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남자에게 있어 섹스와 사랑은 동의어’라고 외치는 책은 곧 ‘남편’이 될 기자의 3년 지기 남자친구를 들여다보는데 상당히 유용한 매뉴얼 노릇을 톡톡히 했다.

애매모호한 남자들의 행동, 엔간해서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남자들의 말 때문에 골머리를 썩고 있는 여자들을 위한 남자전격해부서 <남자의 사랑은 섹스다>.(데이비드 징크젠코 저·더난 출판사)

저자는 오랫동안 남성전문 잡지 GQ 편집장을 지냈다. 그 만큼 남자의 욕망과 속마음에 대한 궁금증을 속 시원하게 밝힐 지식과 경험이 차고 넘친다. 물론 책에 설명된 남자심리는 저자의 개인적인 생각이 아니다. 여론조사와 개인 인터뷰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충분히 신뢰할 만하다.

“도대체 울 남친(혹은 ‘오빠’, ‘그이’ 때로는 ‘그 XX’ 등등)은 왜 그러는 거야?”

20대 후반인 필자를 비롯해 대부분의 여자들이 모이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도대체 왜, 내 남자는 왜 그럴까? 하지만 같은 여자끼리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 내도 결론이 안 나온다. 누구하나 ‘남자’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전문가가 아닌 까닭이다.


남자는 왜 과거를 숨길까?

고민하는 여자들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남자들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고, 상처받기 쉬우며, 사랑을 갈망한다!”고.

본문은 총 5개의 파트로 돼 있다. 남자가 사랑에 빠질 때부터 사랑을 하고 있는 동안, 그리고 이별의 순간까지 그의 속마음과 두려움, 나아가 결혼에 대한 생각까지 모조리 끄집어낸다.

가령 남자들은 헤어진 여자친구와 있었던 일을 얘기하는 것은 헤어진 그녀와 현재 여자친구 모두를 존중하지 않는 행위로 여긴다. 그래서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간단하게 넘겨버리는 것이다. 오히려 헤어진 여자친구에 대한 질문은 그녀에 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여 둘의 관계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도록 만든다.

이 외에도 남자들은 현재 여자친구와 과거의 여자친구를 비교하고 있을까? 그는 왜 사람들 앞에서 좀 더 다정하게 대해주지 않을까?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으면서 그에게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등 읽는 여성들의 마음을 콕콕 짚어내는 질문들과 명쾌한 대답들이 쏟아진다.

책은 남자와 여자가 어떻게 다른지, 서로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등 남자 대 여자의 해묵은 논쟁에 대해 말하지 않는다. 무엇을 원하느냐가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어떻게 상대에게 전달하느냐에 관해 이야기한다. 남자들의 솔직하고 진심어린 대답들은 여자들에게 놀라움과 상당한 재미를 준다.

다섯 개의 챕터를 거치는 동안 눈길을 끄는 책 속 코너가 있다. 바로 ‘숫자로 보는 남자들의 속마음’이다. 둥근 말 풍선 안에 숫자가 적혀 있고 이것이 남성의 어떤 심리를 대변하는지 적어놓은 것이다.


숫자로 본 내 남자의 속마음

예를 들어 ‘71-남자의 71%는 발기 지속 시간이 길어졌으면 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21-남자들의 21%는 누군가와 사귀는 동안에도 더 나은 상대가 없나 두리번거린다’ ‘61-남자들의 61%가 자기 파트너는 성(性)에 대한 모험심이 별로 없다고 말한다’ 등이다. 기자의 남편에게 감수(?)를 의뢰한 결과, 상당한 공감을 얻었다.

여자 입장에서는 섭섭함과 동시에 한심할 수도 있는 속내를 감춘 남자들 덕분에 남녀 사이는 늘 사랑과 전쟁이 교차한다.

실제 국내에서 가장 흔한 이혼 사유는 성격차이다. 사랑해서 가정을 이뤘다면 성격도 닮아가야 정상인데 말이다. 바로 서로에 대한 이해부족, 쉽게 말해 속내를 모르기 때문이다.

책은 여자들이 무조건 남자의 속내를 알아차리고 이해하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여자들에 비해 ‘말주변이 심하게 없는’ 남자들을 대변하는 역할이다. 여자의 욕구는 남자가 채워주고 남자의 희망사항은 여자가 채워주기 마련. 안락한 애정관계를 위해 이 정도의 공부는 필요하지 않을까.

[이수영 기자] severo@dailypot.co.kr

이수영 기자 severo@dailysun.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