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구 대법관 후보자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news/photo/202009/421602_338522_143.jpg)
[일요서울] 국가보안법 사건에 연루된 이력을 가진 이흥구(57·사법연수원 22기) 신임 대법관이 임기를 시작한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이 신임 대법관은 이날부터 대법관 임기를 시작한다. 그의 임기는 오는 2026년 9월까지다.
앞서 국회는 전날 이 신임 대법관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총 280표 중 찬성 209표, 반대 65표, 기권 6표로 가결했다.
대법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이 신임 대법관의 취임식은 열지 않으며, 이날 오전 중 취임사만 공개할 예정이다. 같은 이유로 임기를 마친 권순일(61·14기) 대법관의 퇴임식도 생략됐다.
이 신임 대법관은 서울대학교 재학 시절인 지난 1985년 이른바 '민주화추진위원회(민추위) 사건'으로 구속된 바 있다. 당시 보도 등을 종합하면 서울대 비공개 학생 조직이던 민추위는 정치 투쟁을 계획했다는 의혹으로 조사를 받았는데, 이 신임 대법관은 유인물 '깃발'을 배포해 북한 체제를 선동했다는 의혹에 연루됐다.
민추위 사건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으로 이어져 민주화의 도화선이 됐으며, 이 신임 대법관은 2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6·29 선언으로 복학해 학교를 졸업한 뒤 32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뒤 판사로 임관한 첫 사례로 당시 주목받았다.
이 밖에 이 신임 대법관은 법원 내 진보 성향의 판사들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원이기도 했다. 때문에 그의 합류로 대법원의 진보적 색채가 한층 더 짙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4명의 대법관 중 문재인정부 들어 임명된 인사들은 이 신임 대법관을 비롯해 11명에 달한다. 박근혜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로는 박상옥(64·11기)·이기택(61·14기)·김재형(55·18기) 대법관 등 3명만이 남았다.
이 가운데 노정희(57·19기)·박정화(55·20기) 대법관은 우리법연구회 회원 출신이다. 김상환(54·20기) 대법관은 우리법연구회의 후신인 국제인권법연구회에서 활동했다. 김선수(59·17기) 대법관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로써 김명수(61·15기) 대법원장 등 진보 성향의 대법관은 14명 중 6명에 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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