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의 중요성과 다양성을 사회적으로 조직하기
한국 사회처럼 이견 내지 다른 생각에 대해 관용적이지 못한 사회도 없을 것이다. 과거 권위주의 시절에는 ‘총화단결’이 최우선의 가치로 강요되었고, 그 결과 작은 조직 사회에서도 “모난 놈 정 맞는다”는 게 보이지 않는 규율처럼 이야기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다양한 의견이 조직과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에너지로 작용하기는 어렵다.모든 이견을 찬양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견은 그 자체로 중요하다. 이견을 억압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커다란 손실을 낳는 이유는, 그런 행위가 이견을 제시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공동체 나아가 인류의 미래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를 강도질을 하는 것과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셈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견이 옳다면 그런 억압은 잘못을 드러내고 진리를 찾을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다. 설령 이견이 잘못된 정보라 하더라도, 그 이견을 억압하는 것은 틀린 의견과 옳은 의견을 대비시킴으로써 진리를 더 생생하고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대단히 소중한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넛지’의 핵심은 바로 이견이다. 사람들이, 조직이, 사회가 갖고 있는 편견과 통념에 대한 자극, 이견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카스 R. 선스타인 (지은이) | 박지우, 송호창 (옮긴이) | 후마니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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