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지하지만 유쾌하고 소심하지만 치열한 젊음의 존재 증명
이 책은 스타의 연출된 일상과 핫한 이미지를 모아놓은 평범한 책이 아니라 음악이 좋아 만들고 부르고 공연하고, 스스로 레이블을 만들어 음반을 제작하고 유통하는 사업을 벌이는 젊은이들의 치밀하고 유쾌한 삶의 기록이다. 재미없이 남의 곡을 부르는 카피밴드가 되기보다 자기 노래를 부르는 밴드를 만들고, 음반 만들 돈이 없어 수공업 소형 음반을 내고, 자취방에 스튜디오를 만들어 자가생산하고, 끊임없이 음악과 녹음을 배우고 제작 기술과 유통 노하우를 쌓고….이 책에는 ‘뭐라도 재미있는 것을 해보자’며 인생의 고비마다 음악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민하고 선택하는 붕가붕가레코드 사람들의 모습이 진솔하게 담겨 있다. 수공업으로 어떻게 앨범을 만드는지, 노랫말에는 어떤 맥락을 담아 만드는지, 어떻게 팀을 모으고 이름을 짓는지 등 재기발랄한 청년들이 음악을 만들어가는 과정 또한 코믹하게 그려진다. 또한 장기하와 얼굴들의 성공 이후 겪은 정체성의 혼란과 “우리가 정작 재미를 느끼는 순간은 무언가 이루었을 때가 아니라 나아졌다고 느낄 때”라며 첫 마음으로 돌아가는 결심의 모습에서 누구나 한 번쯤 겪었을 알싸한 삶의 국면도 세밀하게 보여준다.
붕가붕가레코드 (지은이) |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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