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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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10-07 09:48
  • 승인 2009.10.07 09:48
  • 호수 806
  • 5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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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정서에 기반한 다채로운 색채의 환상 문학 단편선
10인의 젊은 환상 문학 작가들이 또 한 번 뭉쳤다.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에 선정되었던 <한국 환상 문학 단편선>에 이어 황금가지에서 야심차게 기획한 <커피 잔을 들고 재채기>에는 더욱 한국적이면서 동시에 기묘한 환상 문학 단편들이 수록되었다.

10편의 단편들은 저마다 각자의 개성을 내뿜는다. 한 달에 한 번 투표를 통해 학생을 제물로 바치는 학교, 죽은 자들이 살아 돌아와서 천국에 가기 위해서는 선행 점수를 쌓아야 한다고 전파하는 세상 등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기발한 착상에서 출발한 이야기는 지루한 현실을 비틀어 누구나 한번쯤은 꿈꿔 봤을 엉뚱한 한국식 기담 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각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천국 점수에 집착하며 선행에 목을 매고, 열매에서 자란 고양이 남자를 키우고, 땅 위로 터널을 뚫겠다고 선언하는 등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그러나 한 꺼풀만 벗겨내면 이런 낯설고 별난 캐릭터들의 뒤에 숨어 있는 우리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은 왕따, 사랑, 이별, 불우한 가족 관계 등 우리 마음속에 있지만 미처 못 다한 말들을 우리 대신 이야기하고, 각자의 고된 삶 속에서도 소박한 꿈을 잃지 않는 용기를 보인다.

이영도 외 (지은이) | 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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