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7위 도약 금호아시아나 빛과 그림자
재계7위 도약 금호아시아나 빛과 그림자
  • 김종훈 기자
  • 입력 2008-06-26 16:58
  • 승인 2008.06.26 16:58
  • 호수 62
  • 27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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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불리기 송~송 후유증 탁~탁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특유의 카리스마와 승부사 기질로 연거푸 대형 인수합병(M&A)을 성공시켜 재계 7위로 올라섰다.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잇달아 인수해 순식간에 매출 26조원대의 거대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혹들도 일고 있다. 금감원은 대한통운 인수과정에서 금호산업과 대우건설 주식을 매매해 거액의 시세차익을 거뒀고, 이를 부족한 인수자금으로 활용했다는 제보를 받고 사실관계 확인을 거쳐 진위를 파악 중이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금호그룹과 관련해 아는 바가 없고 설사 안다고 해도 혐의가 확정돼 검찰로 이첩된 사건이 아니고서는 조사과정에서 알리는 것은 기업의 이미지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금호는 박 회장의 선친이자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이 1946년 중고 택시 2대와 보조금 17만원으로 광주택시를 설립한 것이 모태다.

육송 운송업으로 그룹의 기틀을 닦은 후 금호타이어(1960)와 금호석유화학(1970) 등을 잇달아 설립, 1973년 6개사로 그룹체제를 출범시켰다. 40년만인 1988년,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항공업에 진출, ‘하늘’로 사업 영역을 넓혔고, 3남인 박삼구 회장에게 주어진 사명은 ‘바다’ 정복이었다.


M&A 성공의 뒤안길

박 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M&A 달인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매물이 나올 때마다 사들이지는 않는다. 가장 먼저 그룹의 시너지 효과를 생각하고 전쟁에 뛰어드는 게 박 회장의 스타일이다.

적자에다 부실을 안고 있던 동아생명을 금호생명과 합병하면서 업계 6위의 생명보험사로 출범시켜, 2001년 이후 연속 흑자를 이뤄냈다. 올 하반기 금호생명을 상장하고 금호종금을 되찾아와 금융부문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2004년에는 한국복합물류를 인수, 물류부문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그룹 보유 화물물량과 물류 인프라를 한국복합물류로 통합, 물류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

6조4255억원의 인수가를 기록, 전 국민의 관심을 끌었던 대우건설은 금호건설과 상호보완적 사업구조로 시너지를 끌어내고 있다. 금호건설은 주택ㆍ토목ㆍ건축 등에 강점을 보였고 대우건설은 플랜트와 해외사업에 역량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이어지는 금호의 인수합병 연혁에서 하이라이트는 역시 최근 한진그룹과의 전쟁 끝에 승리한 대한통운이다.

올해 초 대한통운의 인수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육해공 연계를 통해 종합물류사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게 됐다.

특히 그룹의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대한통운의 해외사업에 탄력을 얻게 됨은 물론, 해외 물류사업 진출에 따른 대우건설, 금호건설의 물류인프라 건설
까지도 이어져 그룹 차원의 상생발전이 기대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대한통운이 해외 물류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UPS에 지분을 양도했다. 이를 계기로 대한통운은 향후 미국의 200여개 국제택배 취급점을 비롯해 독일, 일본, 중국, 베트남 등지의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한편 같은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과 협업해 자체 국제택배사업을 강화할 방침이다. 금호아시아나의 올해 경영목표는 매출 26조4429억원, 영업이익 2조28억원, 경상이익 1조9709억원 등이다.

각각 지난해 대비 27.3%, 36.9%, 2.6% 늘어난 수준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올해 지난해 2조2764억원보다 28.2% 늘어난 2조9193억원을 새로 투자할 계획이다.

그룹 계열사의 수익성 강화로 주가를 높이고 대한통운과 대우건설, 아시아나항공 등 관련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통해 ‘윈윈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것이다.

이어지는 몸집 불리기에 대한 우려와 걱정도 많았다. 대우건설 인수 당시 너무 비싼 값을 치렀다는 지적에다 대한통운 인수 역시 기업 가치에 비해 무리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룹사들의 주가도 기대 이하의 약세를 보이고 있고, 재무건전성 악화도 우려된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그룹 전체의 부실로 확대될 수도 있다는 증권가의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중국 현지법인에 1000억원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비자금 조성했다는 설 등 각종 루머들이 떠돌고 있다”며 “또한 국세청이 아시아나CC의 분식회계와 세금 탈루 의혹설을 내사 중이라는 등 위기론이 증권가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
다.


아직도 배고프나?

그러나 금호아시아나는 이에 대해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충분한 자산이 있어 자금에 전혀 문제가 없으며 대내외적인 경제여건 때문에 실적이 둔화됐다는 것.

오히려 추가적인 M&A까지 거론하면서 이런 주위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앞으로도 대형 매물이 여럿 등장하게 된다. 자본시장통합법 등으로 금융 환경도 급변하게 되며 공기업들의 민영화도 줄줄이 이어진다.

‘불도저’ 박 회장은 아직도 배고프다. 선택과 집중으로 사업구조를 깊고 넓게 만들어 ‘업계 1등의 기업가치 창출’ 하겠다는 박 회장의 다음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김종훈 기자 fu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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