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각 0순위 떠오른 한나라당 홍문표 전 의원
입각 0순위 떠오른 한나라당 홍문표 전 의원
  • 홍준철 기자
  • 입력 2008-06-17 14:02
  • 승인 2008.06.17 14:02
  • 호수 738
  • 13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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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고기 재협상 준하는 추가 협상해야”

한나라당 홍문표 전 의원(충남 홍성·예산)이 현안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홍 전 의원은 12일 본지와 통화에서 “쇠고기 정국을 극복하기 위해선 재협상에 준하는 추가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홍 전 의원은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검역 기준 역시 추가협상을 통해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의원은 17대 한나라당 유일한 충청권 의원으로 몸값을 높여왔다. 그러나 지난 18대 총선에서 이회창-심대평 연대로 탄생한 자유선진당이 충청 지역을 휩쓸면서 고배를 마셨다. 이회창 총재와 일합을 겨뤄 패한 홍 전 의원은 자유선진당행을 접으면서 이명박 정부 입각 ‘0’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홍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충청권에서 참패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출했다. 지난 17대에 유일한 충청권 한나라당 의원이었는데 18대 총선에서도 송광호(충북 제천·단양) 의원이 그 전철을 밟고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 만들고 배신할 수 없었다

홍 전 의원은 “17대 총선이 탄핵 속에 치러졌다는 점에서 이해될 수 있지만 이번에는 최소 2~3석은 더 나왔어야 했다”며 “정치가 희망의 정치가 아닌 소지역주의로 흐르면서...” 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어 “이회창-심대평 두 인사의 영향력은 충청권에서 막강했다”며 “한나라당 역시 충청권에 대한 지역발전모델을 제시하는 게 타 지역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홍 전 의원은 한나라당을 탈당해 이회창-심대평 인사가 있는 자유선진당으로 가지 않았다. 이 전 총재의 끝없는 ‘러브콜’을 받았지만 홍 전 의원은 완곡히 고사했다는 설명이다.

홍 전 의원의 이력을 보면 이 전 총재와 인연을 잘 알 수 있다.

홍 전 의원이 충남 홍성이 고향이라면 이 총재는 충남 예산을 정치적 고향으로 삼고 있다.

또 홍 전 의원은 지난 한나라당 제15대 이회창 대통령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위원장을 맡았고 이후 이 총재 시절 제2사무부총장을 거쳐 2002년 대선에서는 이 대통령후보 중앙선대위 직능본부장을 맡아 적극 도왔던 인사다. 하지만 홍 전 의원은 이 전 총재의 ‘삼고초려’를 물리치고 이 총재와 충남 예산·홍성에서 대결을 펼쳐 고배를 마셨다. 당연한 결과였다.

홍 전 의원은 “개인적으로 인간적으로 마음이 흔들렸다”며 “그러나 정치적인 입장에서 원칙을 지켰을 때 새로운 희망이 생긴다고 내다봤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또 “이 총재는 한나라당을 만든 분이신데 탈당하고 BBK 결과에 승복 안 해 명분이 없었다”며 “한번 국회의원 안 된다고 정치인 아닌 것은 아니다”고 명분을 강조했다.

또 한 가지로 홍 전 의원은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대통령 만들어 놓고 탈당해 선진당으로 간다는 것은 대통령에 대한 배신이고 정치인으로서 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나아가 홍 전 의원은 “선진당으로 갔으면 100% 국회의원에 당선됐을 것”이라며 “정당을 한 달에 2번씩 바꾸는 사람도 있지만 최근에는 ‘존경스럽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농수산부장관 하마평 1순위

한편 농촌 출신으로 17대 전후반기 모두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을 거친 홍 전 의원은 차기 농림수산부 장관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경질 대상 1순위’인 정운천 농림수산부 장관 후임으로 말이 나오고 있다. 이미 정가에서는 이상득 의원과 친분이 깊은 홍 전 의원의 입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홍 전 의원 역시 쇠고기 정국 해법으로 목소리를 분명하게 냈다.

그는 “쇠고기 협상은 전문가와 농민들의 동의를 밟았어야했다”며 “국가 간의 일이라 원칙을 지키면서 양보하고 타협해야한다.
재협상에 버금가는 추가협상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한 미국과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면서 쇠고기에 대한 불안 요소를 제거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총선 이후 조용하게 지내던 홍 전 의원은 최근 농촌 관련 포럼을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명칭은 ‘가칭 21세기 농촌 포럼’으로 농민단체 대표와 농림부 전직 고위 인사들이 참여한다. 이달 말에 선보이는 농촌 포럼은 전문가 집단 50명 이상으로 꾸려져 정기 이사회를 가질 전망이다. 그러나 청와대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장관 내정관련 언질을 받은 바 없다고 원칙적인 답면만 놓았다.

그는 “윗분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며 “언론이나 정보를 가진 인사들로부터 자주 연락을 받지만 두고 봐야 일 일”이라고 조심스런 태도를 버렸다.

홍 전 의원의 이런 태도는 최근 박형준, 정두언 등이 당내 원로파의 대부인 이상득 의원을 겨냥 ‘2선 후퇴’ 주장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두언 vs 이상득, “할 말 없다”

정 의원의 발언이 단초가 돼 내각 및 청와대 인적 쇄신이 급물살을 타게 됐고 이 의원 보좌관 출신이자 청와대 ‘왕비서’로 통하던 박영준 비서관이 사표를 냈다.

한 발 더 나아가 젊은 소장 그룹들은 대통령의 친형 이 의원이 ‘재차 인사에 관여하려 한다’며 ‘정치 일선에서 후퇴’를 주장하고 있어 자칫 홍 전 의원에게 불똥이 튀지 않을 지 예의주시하고 있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홍 전 의원은 소장파와 이상득 원로파간의 권력 다툼과 관련해 “권력 다툼? 할 말 없다”고 몸을 사렸다.


#■ 주요 프로필

▲ 충남 홍성
▲ 한영고
▲ 건국대 농대
▲ 한양대 행정대학원 사회복지노인정책과(석사)
▲ 한나라당 통합 사무부총장
▲ 제17대 국회의원(충남 홍성·예산,한나라당)
▲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위원
▲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2분과위원회 위원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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