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허락한다면 엄마로 살고 싶었습니다”

시원한 눈망울에 또랑또랑한 말투. 아나운서인지 MC인지 모를 정도의 말솜씨, 그리고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인생사…. 방송인 허수경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참 많다. 그녀는 두 번 결혼했고, 두 번 이혼했다. 그리고 두 번의 자궁외임신으로 자연임신이 불가능했다. 여기에 싱글인 채로 임신을 했다. 정자를 기증받아 비혼모가 된 것이다. 그녀의 미스 맘 선언에 세상은 떠들썩했다.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고, 아이를 생각하지 않은 이기적 행동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결국 그녀는 지난해 12월 31일 딸 별이를 낳았고, ‘엄마’가 되었다. 그토록 간절하게 바라던 엄마가.
소식을 끊고 DJ 박스 마이크 뒤에서 조용히 살아갈 것만 같았던 허수경이 조심스레 자신의 이야기를 이 한 권의 책 속에 풀어놓았다. 사회적 논란 속에서도 당당히 비혼모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가 들려주는 별이 엄마로서의 눈물나게 가슴 저미고 행복한 이야기, 그리고 딸 별이에게 쓴 편지를 묶었다.
굴곡진 인생, 많은 시련을 딛고 일어서 더욱 단단해진 허수경. 그녀의 솔직담백한 아름다운 고백은 그대로 한국 여성사의 한 페이지가 될 것이다.
이 책은 두 번째 이혼을 하던 순간에서 시작해서 딸에게 보내는 열두 번째 편지로 끝이 난다. 허수경은 딸 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테마별로 묶어 그 테마와 어울리는 에세이 세 편을 편지에 앞서 실었다. 즉 별이에게 보내는 편지의 테마는 ‘사랑’, ‘새 생명’, ‘자연 교감’ 그리고 마지막 열두 번째 이야기 ‘부메랑’으로 나누어져 있다. 각 테마에 어울리는 산문을 3편씩 편지가 시작되기 전에 풀어놓았다.
그녀는 세상에 자신의 잘못과 눈물을 털어놓으며 그와 같은 경험에서 우러난 삶의 지혜를 딸 별이에게 들려준다. 이 이야기는 그녀의 딸 별이에게뿐만 아니라 지금 어려운 일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용기와 힘을 줄 것이다.
허수경 (지은이) | 문학사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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