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과 응큼 사이를 적당히 오갈 줄 아는 살짝 꺾인 청춘들의 소개팅 이야기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사랑을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든다. 그래서 살짝 꺾인 청춘 남녀들은 결혼을 전제로 한 선이나 시끄러운 단체미팅보다 깔끔한 소개팅 시장을 선택한다.
첫눈에 반한 열렬한 사랑이나 일상 속에서 익숙해진 사랑과는 다르게 소개팅이라는 소재는 살짝 꺾인 청춘들의 안도감과 실속이 교묘하게 맞물려 있다.
주인공 해진과 남욱은 한 번쯤 가슴 뜨거운 사랑을 해봤고, 베갯잇을 적시며 이별의 눈물도 흘려봤고, 소개팅에 나온 상대와 몇 마디만 나눠도 어떤 타입인가를 금세 파악할 수 있는 노련한 나이다. 하지만 몇 번의 사랑과 이별을 경험했어도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면 언제나 어렵고, 처음처럼 마음은 설
레기 마련이다.
두 사람의 마음에 유쾌하고 나긋나긋하게 사랑이 찾아온다. 과도한 오버가 섞이거나, 눈물콧물 짜는 신파극과 같은 사랑이 아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혹은 내가 빠져 있는 사랑 같은 평범한 사랑을 그리고 있다. 요즘 시대를 반영하는 이들은 별나게 튀지도 않고 그렇다고 모범답안은 더더욱 아닌 인물들이어서 더욱 실감나게 그려진다.
첫 만남부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사랑을 시작하기 전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우리의 정서가 100% 반영된 한국소설이라는 장점을 빛낸다. 또 20대 끝자락에 있는, 혹은 우울하게 30대를 시작한 청춘들에게 ‘그래도 아직은 괜찮아! 봐, 새로운 사랑이 또 오잖아!’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당차고 멋지게 날려준다.
차고 멋지게 날려준다. 최재완 (지은이) | 바우하우스
기자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