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의 족쇄를 넘어 자유로운 삶을 살았던 잡인들

신분제와 유교적 관습으로 포장된 조선시대를 자유롭게 살다간 잡인들의 이야기
사대부 가문에서 태어나 천하제일의 타짜가 된 원인손, 정조를 목숨처럼 여기던 관습을 정면으로 거스른 난봉녀 김씨, 100번 넘게 과거에 합격한 유광억, 거문고 하나로 평생을 풍류남아로 살아온 이원영…
역사는 시대를 이끈 주역(主役)들을 중심으로 기록된다. 따라서 그 시대 민중들의 인생을 엿보지 않으면 당대의 질퍽한 삶을 살필 수가 없다. 그 민중들 중에서 제도와 관습의 굴레에 순응하지 않고 자신의 욕망과 재능을 다해 충실하게 살다간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바로 ‘잡인’이다.
‘잡인’은 잡스런 사람이 아니다. 어느 시대에나 등장하는 사회적 반항아, 기인, 개성 넘치는 괴짜나 별종들이다. 이들은 지배층과 피지배층의 이분법적 범주에서 벗어난 제 3영역의 사람들이다. 이 책의 저자 이수광은 이들을 ‘잡인’이라고 지칭했다. 자유에 대한 열망이 강할수록 도전의 몸부림은 거칠어지고 좌절의 나락은 깊어만 간다. 안락하고 평범한 삶보다는 자신들의 열정대로 살기를 원했던 잡인들은 끊임없이 조선시대의 제도와 관습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그들의 삶은 거칠지만 아름답고 열정적이다. 이 책을 통해 뒷골목과 저잣거리를 활보하며 자유와 파격과 활력이 넘치는 잡인들의 삶 속에서 조선시대의 새로운 가치와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안타까운 좌절을 맛보았던 이유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수광| 바우하우스
#작가소개
이수광
1954년 충북 제천 출생.
1983년 <중앙일보>에 <바람이여 넋이여>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단.
제14회 삼성문학상 소설 부문, 미스터리클럽 제2회 독자상, 제10회 한국추리문학 대상 수상.
저자는 조선시대 민중들의 진정한 삶을 살피기 위해 뜨겁고 치열하게 살다간 잡인들의 인생을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 앞으로도 그는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생생한 역사서를 집필할 계획이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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