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금천구 인프라웨어의 한 직원 자리에 재택근무 팻말이 올려져 있다. 2020.06.23. [뉴시스]](/news/photo/202008/419311_336231_1841.jpg)
[일요서울] "마음은 불안한데, 재택근무할 기미도 안 보여요."
30명 규모의 무역회사를 다니는 조모(37)씨는 이렇게 불안감을 호소했다.
전국 단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재확산 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대기업들은 대부분 재택근무에 들어갔지만 소규모 회사들은 여전히 재택근무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불만이 나오고 있다.
조씨는 27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현 시점에서 재택근무는 꼭 필요하다"며 "출퇴근길에 감염되지 않을지, 혹시 점심시간에 밥먹다 감염되지 않을지 불안하다. 회사 여건상 재택근무가 되지 않는다면 유연근무제를 시행해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씨는 회사가 먼저 재택근무 지시를 내리기 전 직원들이 이 사안을 먼저 말하기는 어려운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는 B(32)씨도 회사가 재택근무 검토도 하지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B씨는 "상황이 이런데 회사는 재택근무를 검토하겠다는 말도 안 한다"며 "사무실에 수십명이 있는데 나름 떨어져서 앉게 했지만 점심도 같이 먹고 화장실도 같이 쓰는데 코로나19에 감염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20명 규모의 회사를 다니는 신모(30)씨의 회사는 다음주부터 교대로 재택근무를 하기로 했다. 신씨는 그 전까지 매일 코로나19에 감염될까 걱정하며 회사를 다녔다.
신씨는 "회사에서 마스크 쓰고 일한다고 해도 옆에 앉은 직원이 주말에 어딜 다녀왔는지도 모르는 일이고, 어디서 감염돼서 왔을지도 모르니 참 불안했다"고 전했다.
모 협회에서 근무하는 A(29)씨는 "지난주 내내 재택근무 안하나 전전긍긍했다"며 "동료 중 한 명이 계속 사무실에서 마스크를 안 쓰고 돌아다니는데 신경이 쓰였다. 내일부터 3교대로 재택근무하기로 결정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수도권 전체를 포함, 지자체 17곳 중 12곳이 실내외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 했다.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0.08.26. [뉴시스]](/news/photo/202008/419311_336232_1938.jpg)
회계사 이모(38)씨는 "이미 코로나19에 걸렸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며 "컨디션이 조금만 안 좋아도 혹시 코로나19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씨의 회계법인은 이번 주부터 직원들을 2개 조로 나누어 재택근무에 돌입하기로 했다.
익명을 요구한 국선변호사 C씨의 경우 업무특성상 재택근무가 불가능하지만 재판을 연기하지 않는 일부 재판부를 비판했다.
C씨는 "구속피고인의 경우는 구속기한 제한 때문에 재판을 해야한다는 걸 이해한다"며 "하지만 일부 재판부에선 불구속 피고인의 증인신문 기일을 그대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몇십분에서 길게는 몇시간 동안 최소 8명이 에어컨을 튼 한 공간에 있게 된다"고 말했다.
C씨는 "증인신문의 경우 일정이 바뀌면 소환장 송달을 해야 하는 절차가 번거롭다 보니 이미 송달된 경우 그대로 하려고 하는데 코로나19 확산 시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며 "법원행정처 권고가 이미 지난주에 나왔지만 이번주 월요일만 해도 예정대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의원실의 경우 국회의장실의 재택근무 권고 공지가 내려왔지만 사실상 의원실은 직원당 돌아가면서 주 1회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국내 발생 현황에 따르면 전날 오전 0시 기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만8265명으로 하루 사이 320명 늘어났다.
<뉴시스>
온라인뉴스팀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