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관 보고서 진실공방 제2라운드 돌입

다단계업체 JU (제이유)그룹 주수도 회장이 옥중에서 대한민국과 본지 〈일요서울〉 오경섭 정경부장을 상대로 각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주 회장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낸 소장에서 “국가기관이 직무 범위에서 벗어난 불법 정보 수집활동을 하고 허위 정보를 언론사 등에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또 “오 부장은 이같은 국가기관의 보고서 내용을 사실확인 없이 보도함으로써 (대한민국과 공범으로) JU그룹과 주수도 회장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JU그룹 주수도 회장은 불법 다단계 영업 등의 혐의로 12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복역 중이다.
JU그룹 주수도 회장은 제일합동법률사무소(변호사: 안상운, 김정진 등 5명)를 통해 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통해 ‘대한민국(피고1)은 JU와 주 회장에 대한 불법 정보수집 및 허위정보를 외부에 제공(누설)하여 원고들의 명예와 신용 등 인격권을 훼손하였고, 오경섭 부장(피고2)은 (피고1 대한민국의 문건)에 의해 JU비리 관련 기사를 작성, 보도한 자’라며 먼저 당사자 관계를 규정했다.
“JU와 주수도 회장 정보수집은 불법”
주 회장은 이어 ‘대한민국은 산하 기관을 통해 불법적으로 정보를 수집하였고 이를 토대로 허위의 보고서를 작성하여 이용하는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주 회장은 ‘보고서 내용의 수집 내지 조사와 작성 등은 국가기관의 직무범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대한민국 국가기관이 JU와 주 회장에 대해 정보를 수집한 것 자체가 명예와 프라이버시권, 영업상의 비밀 등을 침해한 불법행위’라고 강조했다.
주 회장은 특히 ‘국가기관 보고서에 의하면 다단계 판매업을 해온 JU그룹과 주수도 회장이 정관계에 돈 로비를 하여 뇌물을 제공했는데 로비를 하거나 관련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준 적이 결코 없다’며 국가기관 보고서의 내용이 대부분 허위라고 주장했다. 주 회장은 ‘피고 대한민국은 어떤 근거로 허위의 보고서를 작성했고, 또 허위 기사를 게재하였는지 그 조사 내지 작성, 취재의 근거와 자료, 제보자 등을 낱낱이 밝히라’고 요구했다.
주 회장은 또 ‘대한민국 산하 공무원이 2006년 4월 경 JU에 관한 위 보고서 내용이 오 기자에게 제공될 경우 그 내용이 보도될 점을 충분히 알았거나 또 위 보고서를 오 기자에게 제공, 보도케 하여 원고들의 명예와 신용을 크게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본지 오경섭 정경부장은 이같은 JU 주수도 회장의 고소건에 대해 “기자가 진실이라고 믿는 상황에서 공공의 이익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보도했을 뿐 의도적으로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할 생각이나 목적이 없었고 그럴 필요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오 부장은 먼저 “JU와 주수도 회장은 2006년 4월 보도시점을 전후해 35만 JU 회원과 그 가족, 그리고 JU 관련 기업과 그 기업의 종사자, 그들의 가족 등 다수와 관련됐고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개인 혹은 법인의 명예를 넘어서는 공적인 영역으로 판단했다”고 당사자 관계를 규정했다.
이어 오 부장은 “2006년 4월 보도시점을 전후해 서해유전개발 등 JU가 투자한 각종 사업의 위기설로 국민들 사이에 JU 의혹이 심화되어 있었다”고 보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러한 와중에 JU 로비와 불법행위를 담은 국가 기관의 문건을 취득 보도했기에 주 회장의 주장처럼 보도에 다소 과장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JU 비리 특종보도와 관련해 특정인을 음해할 목적이나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오경섭 정경부장은 주수도 회장 측이 제기한 사실 확인 미흡주장에 대해 “국가기관의 보고서가 주 회장이 주장하듯 허위 정보일 것이란 생각은 추호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면서 “기자가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황에서 진실이란 확신을 가지고 보도했다”고 강조했다.
오 부장은 이어 “JU관련 보도 직전인 2006년 4월초 저는 KBS 문형렬 PD와 10여일 가량 경기도 모처에서 동행하면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KBS 추적 60분 황우석 박사 줄기세포 방영 논란’을 단독으로 <특종보도>하던 중 JU 비리관련 국가기관 문건을 입수했고, 이후 줄기세포 관련 보도가 마무리되면서, JU 관련 특종보도를 시리즈물로 시작했다”고 취재 전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저의 특종 보도 이후 MBC PD수첩이 제이유의 서해유전개발 의혹을 다뤘고, 이후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문화일보, 시사저널 등 유력 일간. 주간지가 국가기관 보고서 관련 JU비리의혹 후속 보도를 내보내면서 검찰 수사가 본격화돼 2006년 6월 주수도 회장이 구속됐다”고 덧붙였다.
“옥중 인터뷰 통해 진실 밝힐 것”
JU주수도 회장의 본건 대리인인 제일합동법률사무소 측은 오경섭 정경부장과의 통화에서 “주 회장은 보고서 관련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면서 “설령 민사소송에서 이긴다하더라도 수감 중인 주 회장이 오 부장에게 돈을 받겠느냐?”고 설명했다. 제일합동법률사무소 측은 이어 “주회장이 오 부장과 만나고 싶어 한다. 면회를 갈 수 있다면 자리를 주선하겠다”며 구체적인 면회날짜와 시간을 제안했다.
<일요서울>은 주수도 회장과 오경섭 정경부장의 옥중 대담을 지면을 통해 추후 보도할 예정이다. 검찰 총장이 ‘단군이래 최대 사기사건’이라고 표현했던 JU비리 의혹, 그 정점에 서 있었던 두 사람의 옥중 대담은 본지 다음호에 실린다.
특별취재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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