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6·4 재보선 참패 후폭풍
한나라당 6·4 재보선 참패 후폭풍
  • 백은영 기자
  • 입력 2008-06-10 09:33
  • 승인 2008.06.10 09:33
  • 호수 737
  • 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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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 만에 뒤바뀐 민심 “MB정부 아킬레스건 대수술”
6·4재보선 선거에서 참패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지난 5일 국회내 대표실에서 겸연쩍은 표정을 짓고 있다.

작은 선거였지만 파장은 컸다. 한나라당은 고개를 떨구었고, 총선에 이어 6.4 재보궐 선거에서도 연패를 당할 위기에 있었던 민주당은 활짝 웃었다. 서울 강동구와 대구 서구 등 52개 기초단체장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은 공천자를 낸 기초단체장 선거구 6곳 가운데 경북 청도 1곳에서만 승리를 거뒀다. 광역 8곳과 기초의원 1곳에서만 체면치례를 했다. 반면 민주당은 기초단체장 3곳을 포함 광역의원 13곳, 기초의원 6곳에서 승리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후폭풍이 대단하다. 이미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단순한 쇠고기 파동에 대한 불만이 아닌 반정부운동까지로 확산되고 있는 민심이반현상을 달래기 위해 극단의 처방이 있어야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또 여권에서는 대규모 인적 쇄신을, 야권은 내각일괄사퇴 요구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이 지나자마자 민심이 완전히 뒤바뀐 셈이다. 6.4 재보선 후폭풍을 미리 진단해봤다.

“이 정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는 상상치 못했다. 국회의원 선거나 대통령 선거가 아니길 천만다행이다. 상복을 입고 나와야 한다.” 한나라당 내부의 분위기다.

오랜만에 여야는 “인적·국정쇄신은 물론 청와대가 뼛속까지 변해야한다”며 한결같은 목소리가 내고 있다.

이처럼 청와대는 ‘변해야 산다’는 부담감에 휩싸이게 됐다. 국민들에게 믿음을 주는 정부로 탈바꿈하기 위한 고심이 시작되고 있다.


“청와대 더 낮게 고개 숙여야”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이 대통령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는 국민과의 소통이다.

지난 6일 불교계 인사를 시작으로 개신교 천주교 지도자들과 회동에 이어 학계 정계 인사들과도 잇따라 면담을 가질 계획이다.

또한 서민층에 대한 유류세 감면을 포함하는 물가대책과 창업투자 세부담 완화 등 기업환경 개선 대책, 건설투자 지원책 등의 민생안정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 위한 극약 처방이다.

대운하와 쇠고기 파동에서 보듯이 오만한 국정 운영과 고유가, 고물가 등으로 인해 국민들의 어려워진 경제난이 더해져 반정부 운동까지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과제는 ‘정치를 싫어하지만 결국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산된 18대 국회의 개원처럼 새 장관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할 경우 국정 공백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야당과의 거리 좁히기를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MB 악몽의 100일

이에 BBK사건 등으로 고소를 했던 야당 의원들을 무더기 취하 했다. 야당과 결빙된 관계를 풀어보자는 화해의 제스처다. 그만큼 공격의 고삐를 조절해달라는 완곡한 표현인 것이다.

세 번째는 앓고 있는 사랑니처럼 쉽게 뽑아내지도 방치하기도 어려운 친박 문제의 해결이다. 친박 문제로 당 내부 균열과 지지층의 외면 등 얻는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2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의 긴급 회동에서 친박 무소속 및 친박 연대 인사들의 ‘원칙적 일괄복당’이란 원칙을 밝힌 뒤 일사천리로 진행 중인 상황이다. 또 지난 5일 구성한 복당심사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어 친박 연대 및 친박 무소속연대 소속 24명의 국회의원에 대한 구체적인 복당 기준과 범위를 결정했다. 이에 각 시·도당이 결정에 맞는 인사에 한해 입당 원서를 제출받아 최고위원회의에서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친박세력을 전당대회(7월 3일) 이전에 복당시킨다는 목표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요지부동하던 청와대가 차가운 민심을 제대로 파악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친박 복당문제를 해결해 전통적인 지지층을 흡수하고 국민과 대치되고 있는 현안들을 극복한다면 MB 악몽의 100일은 잊혀 질 것이다”고 말했다.


백은영 기자 about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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