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 영국 프로축구단 후원 논란
오세훈 서울시장 영국 프로축구단 후원 논란
  • 백은영 기자
  • 입력 2008-06-10 09:29
  • 승인 2008.06.10 09:29
  • 호수 737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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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쇠고기 파문’불거지는 ‘맨유 파동’
이명박 대통령은 ‘쇠고기 파동’, 오세훈 서울시장은 ‘맨유 파동’. 서울특별시를 상대로 한 성난 시민들의 비난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가 25억원을 들여 맨유의 공식 후원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오 시장이 이 대통령의 MB노믹스를 따라가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FC서울 구단과 서울시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를 성토하는 글들이 연일 올라오고 있고 민원인들의 항의 전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성난 시민들은 한결같이 “영국 프로축구 구단 맨유에게 후원하는 25억원으로 차라리 연간 7억원씩 배정된 독거노인들의 식단을 알차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줄인 노숙자들의 공공근로 급여를 늘려달라”는 주장이다. 아울러 서울 연고 프로축구 팀 FC 서울의 지원부터 검토해야한다는 성토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확실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 마케팅비용 30억원을 어떻게 써야할지 명쾌한 답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시 거대한 글로벌 해외마케팅 전략의 허와 실을 짚어봤다.

“아직 결정된 바가 없지만 추진을 하고 있다고, 안한다고도 말하기 힘듭니다. (맨유의 후원자)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고 또 협상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고 안 올라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수께끼처럼 애매한 단어들로 맨유의 공식후원파문에 대해 입을 열었다. 이어 “검토단계에서 소문이 퍼졌으며 부정적으로 노출되어 무척 난감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시 게시판 항의성 글 봇물

이처럼 서울시가 맨유 공식후원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원규모는 총 25억. 공식 후원자가 될 경우 맨유의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 설치된 100m 규모의 전광판에 경기마다 90초씩 서울시 홍보 영상을 내보낼 수 있다. 또 인터뷰 배경막 로고 노출권, 맨유 공식홈페이지 로고 링크권, 맨유 로고 및 각종 이미지 사용권 등을 갖는다.

이처럼 서울시가 25억 원이라는 막대한 돈을 들여 노리고 있는 효과는 맨유 서포터들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TV중계를 통해 맨유 경기를 시청하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맑고 매력 있는 세계도시 서울’이라는 서울 비전을 전 세계에 홍보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홍보를 통해 막대한 관광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이 목표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포털 사이트에는 서울시 맨유 후원에 반대한다는 댓글이 빗발치고 있다. 서울시 관련 게시판과 서울시 해당과는 민원인들의 항의 전화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의 주된 주장은 “서울시가 정식 연고지협약을 맺고 있는 FC서울에 번번한 유료광고 하나 게재하지 않으면서 연고가 없는 맨유의 홈구장 광고판에 거액의 유료 광고를 게재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일반 기업체도 아닌 자치단체인 서울시가 맨유의 홈구장 보드에 관광홍보성 광고를 내는 것이 방법적으로 문제가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해외 관광객의 서울 유치라는 당초 목표를 얼마나 채울 수 있는 지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 게시판에 박철우씨는 “그럴 돈이 있다면 결식아동, 독거노인, 영세 자영업자 소외계층에 써야한다”며 “지방자치단체인 서울시가 기업마인드를 좇아하려다 가랑이가 찢어질 것이다”고 비난했다.

또 민정아 씨는 “자사의 자본으로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내야하는 기업과 국민들의 혈세를 통해 시정을 다스려야하는 지방자치단체와는 다른 것 아니냐”며 “서울시의 막연한 탁상공론은 그만 뒀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7월1일 민선 4기 서울시장으로 취임해 임기 절반을 채운 오 시장의 위험한 발상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쇠고기 파동 속에 터져 나온 오 시장의 맨유 파동. 서울 1천 35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은 자신들이 낸 혈세의 사용처에 대한 관심으로 증폭되고 있다.


오세훈 시장 경영 마인드 논란

2008~2009프리미어 시즌 맨유의 전광판에 90초 동안 흐를 화려한 모습의 서울시. 그 뒷면에는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공공근로 급여가 삭감돼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누워야하는 4000여명에 달하는 노숙자들의 서글픈 2008년 서울시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것은 아닌지. 서울 시민들은 맨유의 구장 전광판에 흐를 90초짜리 광고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금호타이어는 맨유와 4년간 140억 원을 내는 조건으로 맨유와 플래티늄 스폰서십을 계약을 맺었다. 삼성전자는 첼시와 지난 2005년부터 5년간 954억 원에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백은영 기자 about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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