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도 무엇이든 꿰뚫어볼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면 당신은 그 능력을 어디에 쓸 것인가? 상상력의 천재 로알드 달이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를 통해 새로운 내기를 걸어온다. 표제작 「기상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의 주인공 헨리는 “귀찮은 일을 할 바엔 욕 좀 얻어먹고 마는 게 낫다”는 좌우명을 가진 돈 많은 귀족 백수다. 우연히, 눈을 감고도 볼 수 있는 사나이의 이야기를 읽은 그는 자신도 그 능력을 얻어 모든 카드게임에서 싹쓸이하길 바란다. 『맛』과 『세계 챔피언』을 통해 보여준 달의 번뜩이는 재치와 입담은 세번째로 소개되는 소설집에서도 여전하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이 책에서는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현실 앞에서 무기력한 개인과 약자를 보듬는 달의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로알드 달저 / 권민정역 / 강 / 1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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