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재산목록 미술품이 상당수
삼성특검 비자금 수사로 미술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정치인들의 ‘묻지 마 미술품’에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정치인들이 고가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우리나라 미술품 시장은 비자금 사각지대다. 쉽게 돈세탁이 가능하고 세금이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고가의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으면서도 가격을 밝히지 않아 공개한 미술품 가격에 의구심을 가지게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미술계는 일부 정치인 중 공개하지 않은 채 개인 수장고에 보관돼 경우도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가 공개한 국회의원들의 ‘2008년 정기 재산변동사항 공개목록’ 을 보면 299명 중 13명이 미술품이나 예술품을 재산으로 신고했다.
특히 많은 미술품을 소장했지만 가격을 밝히지 않은 정치인도 상당수였다.
정몽준 권영세 이상득, 미술품 보유 1,2,3위
무소속 이해찬, 한나라당 문희, 통합민주당 조성래 의원들이다. 미술품에 조예가 깊은 이해찬 의원의 경우 신영복 서예작품을 포함해 서예 3점, 그림 8점, 누드화 1점, 수채와 1점 등 13점을 등록했지만 가격을 밝히지 않았다.
또한 한나라당 문희 의원도 오래된 책상과 관재 이도영 선생의 동양화, 토림 김종현 선생의 산수화가 그려진 8폭 병풍 등 6점을 등록했다. 관재 선생은 국내 최초 시사만화가이며, 토림선생은 운보 김기창 화백과 함께 설경산수화의 양대 산맥으로 인정받는 대가이다.
그러나 문희 의원 측은 “책상의 경우 물려받은 유산이며, 대부분 남편의 명의로 돼 있다”고 밝혔다.
조성래 의원은 청전 이상범 선생의 동양화 5점을 비롯 백자, 유화, 서예작품 등 총 12점을 신고했다.
또한 예술품을 재산으로 신고하고 가격을 명시한 의원 중 1위는 정몽준 의원으로 청전 이상범 선생의 산수화, 병풍, 부인 명의의 사진 1점을 포함 총 1억 6653만 3000원을 신고했다. 2위는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으로 부인 명의 하프 4개를 등록하고 8500만원을 신고했다. 3위는 이상득 국회부의장으로 김창열 화백의 서양화 1점(2500만원), 지성채 선생의 동양화 1점(1800만원) 등 총 4점에 6800만원을 신고했다.
그러나 정치인 중에서 미술품을 보유하는 것 외에도 부인이나 친인척 중 화랑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한나라당 정두언 의원의 부인 이화익(51), 박형준 의원의 부인 조현(51), 박진 의원의 사촌누나인 박여숙(54)씨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네이처포엠빌딩에 나란히 화랑을 냈다.
그러나 미술계 일각에서는 “정치인들 일부 중 공공연히 은밀히 거래되는 고미술품이나 서양화에 관심이 많은 경우가 많다”며 “이번 재산변동사항 공개목록을 신고한 13명의 의원보다 많은 정치인들이 미술품, 예술품을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은영 기자 about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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