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이 수상하다
‘광장’이 수상하다
  • 백은영 기자
  • 입력 2008-05-27 11:22
  • 승인 2008.05.27 11:22
  • 호수 735
  • 14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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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신당창당 베이스캠프”
지난 4월 29일 오후 여의도 월드비전빌딩에서 열린 재단법인 '광장' 개소식 및 계간지 '광장' 출판기념회에서 이해찬 전 총리(이사장)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재단법인 '광장'은 참여정부의 핵심인물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주도하는 연구재단으로 진보ㆍ개혁 진영의 새로운 가치를 모색하기 위해 출범했다.

“하루에 한번은 꼭 들리십니다. 현재는 광장과 운암 김성숙기념사업회일만 매진하실 생각이십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모 빌딩 404호 재단법인 광장 사무실. 과거 국민회의나 아태재단처럼 새로운 정치세력의 결집체나 친노 정당의 모태로 주목받고 있는 재단법인 광장의 최원순 기획팀장은 담담히 말했다. 그곳에는 이치범 전 환경부장관이 연구원장으로 나와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미 계간지 ‘광장’의 창간준비 1호가 발간됐고 격주지인 이슈브리핑 4호가 나온 상태다.

재단법인 광장 출범에 대해 이해찬 이사장(전 국무총리)은 “새로운 진보적 가치의 정책과 노선을 재정립해 진보 개혁 진영에 제시한다는 이념적인 성격의 포럼이다”고 강조했지만 외부에서는 정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광장을 바라보는 관점은 내부와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서 정책 토론장이냐 혹은 정치의 대리장이냐로 대변될 수 있다. 이에 정가의 이슈 메이커로 주목받고 있는 포럼 광장의 한복판에서 다른 시각의 광장을 조명해본다.

광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는 정책적인 순수한 포럼이다. 이해찬 전 총리의 인사말에서처럼 ‘보수의 시대를 맞이해 개혁 진보 진영은 새로운 진로를 찾고 그 길을 찾아나서는 모든 사람의 마당’이라는 것이다.


정치자금 모집 아킬레스건

창간준비 1호에서도 이러한 고심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명박 정부의 ABR(Anything But Roh) 구호식 대북정책과 전망, 한반도 대운하가 한국에 미치는 사회경제적 영향, 영국 노동당의 교훈- 2008년 총선의 패배와 한국 진보세력의 진로라는 논단과 각종 칼럼, 서평, 영화평 등으로 구성된 광장은 정책을 위한 전문가들의 의견과 논단을 수록하고 있다.

광장의 한 관계자도 “이 전 총리는 현재 정치적인 관심이 전혀 없다”며 “우리 사회에 진보적 가치와 개혁 진보세력의 역할에 대한 고심을 하고 있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두 번째의 시각은 다르다. 이 전 총리가 광장을 통해 정치적인 세력의 결집을 도모하고 정계로 진출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간간히 민주당의 진보세력에 대한 정치적 흡인력이 부족한 것을 비난해온 이 전 총리와 유시민 전 장관을 축으로 친노세력의 결집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신당창당의 대략적인 시점도 제기되고 있다. 내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자와 지방선거 출마자가 윤곽을 드러낼 2010년을 시점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구심점 없이 계파 간 흩어져 있는 민주당에서 유달리 강한 결집력을 보여주고 있는 친노세력 중심의 신당창당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 총리가 신당을 창당하기 위해서는 조직과 사람, 정치자금이 전무하다는 아킬레스건이 있다.

정치적 사제지간으로 알려진 유 전 장관도 현재 경북대에서 강의와 집필 활동에 전념하고 있으며, 광장의 재단 재정은 이사진의 출연금과 매달 1만 원 이상씩 후원하는 일반 후원자의 후원금으로 충당할 예정이다. 자금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정치권 “이미 정치활동시작”

그러나 정계에서는 이미 이해찬 의원의 정치적 행동개시가 시작되었다고 규명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전 총리의 탈당 그리고 최근 친노의 정치활동 재계로 자연스럽게 광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정치활동으로 옮겨지고 있는 상황이다”며 “광장의 활동이 정당·지자체 등과 공공연구 수탁사업, 각종 토론회 및 강연회 개최, 정치 신인을 발굴을 위한 아카데미 운영으로 이것이 바로 정치활동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광장 창간준비호에서는 김근식 경남대 정외과 교수, 안종주 한국사회정책연구 선임연구원, 이세영 변호사, 이화영 의원 등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했고, 발행인으로는 신림동 고시촌에서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이 전 총리의 동생인 이해만씨가 참여했다.


백은영 기자 about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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