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아이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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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7-03-15 11:20
  • 승인 2007.03.15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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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의 작가 오가와 요코의 소설. 한 인간의 일상과 인격을 뿌리째 흔들어 파멸로 이끄는 극단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다. 해변의 쇠락한 여관에서 일하는 한 소녀와 그녀를 부속물로만 여기는 어머니, 그리고 그 여관에 머물고 있는 이름없는 번역가를 통해 일그러진 사랑의 표상을 보여준다.

아버지 같은 나이의 남자가 내리는 절대적인 명령과 그에 대한 소녀의 절대적인 복종. 이 관계는 거의 종교적 차원에 가깝다. 그리고 거부할 수 없는 명령을 내리는 남자와 그 명령에 몸 바치는 소녀의 복종에서 피나는 사랑은 처절한 폭력을 동반한다.

소녀가 껍질뿐인 자신의 일상에서 탈출하여 극력한 고통 끝에 한없는 희열에 도달하는 것과 남자가 자기 학대의 궁극에 스스로 바다에 몸을 던져 자신을 파멸시킴으로써 해방을 얻는 것은 어찌 보면 같은 맥락이다.

오가와요코/김난주 옮김/도서출판 이레/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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