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동부리그 개막 ‘신주류론’ 급부상

통합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와 당권 경쟁을 놓고 재차 구 민주당과 구 열린우리당 인사들 간 제로섬 게임이 시작됐다. 당 일각에서는 수도권 vs 호남, 손학규 vs 비손학규, DJ vs 노 대결 구도 양상을 보이면서 식상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당내에서는 대선 승리를 위해 인위적으로 합친 두 집단이 언제까지 융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이에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자유로운 인사가 당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신주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로 유력한 인사는 원혜영 의원(경기 부천오정)이다. 풀무원을 창립해 성공한 CEO 이미지에 민선 부천시장 2, 3기를 역임한 3선의원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당내 계파 및 구 민주당과 구 열린우리당 계파를 조정할 수 있는 화합형 인사라는 점이 강점이다.
하지만 지난 경선 당시 손학규 대표의 측근으로 활동했던 김부겸 의원(경기 군포)이 변수다. 지지세력이 겹쳐 김 의원이 독자 출마를 고수할 경우 원 의원의 원내사령탑 도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김 의원이 원내 수석대표로 선회하고 원 의원 지지 선언을 할 경우 원 의원의 원내 대표 당선은 무난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원내사령탑은 수도권, 당권은 호남 몫?
그밖에 4선의 이미경 의원(서울 은평갑)이 여성 몫으로 그리고 3선의 이강래 의원이 호남 몫, 홍재형 의원이 충청지분으로 도전하고 있지만 이합집산을 하지 않는 이상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편이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이강래 의원의 경우 1990년 ‘꼬마 민주당’ 시절 전문위원으로 정계에 입문, DJ 정부 시절에 안기부 기조실장, 청와대 정무수석을 거치는 등 국민의 정부 실세로 인정받던 인사다.
관건은 7월에 열리는 전당대회다. 민주당은 당대표 선거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해 선출하기로 합의한 상황이다.
당대표 후보군으로는 정세균 전 당의장(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과 추미애 의원(서울 광진을)의 양강 구도속에 문희상(경기 의정부갑), 천정배 의원(경기 안산단원갑)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문 의원은 국회부의장으로 천 의원은 불출마설이 나오면서 사실상 양강 구도로 치러질 공산이 높다.
원외인사로 정대철 상임 고문이 대표 경선에 출마 의지를 밝히고 있다. 정 고문은 새천년민주당 대표, 한국야구위원회 총재, 새정치국민회의 부총재 등을 역임했다.
정 고문의 합세에도 불구하고 대표 경선은 2파전으로 흐를 관측이 높다. 정 전 의장은 2005년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11월부터 당의장 그리고 참여정부에 입각해 산업자원부 장관까지 역임했다.
반면 추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이 일었던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4년 만에 재기에 성공했다.
당내 지지세력이 미비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정 전 의장은 손 전 대표를 비롯 친노 및 386 의원들이 지지세를 등에 업고 당 대표직을 낙관하고 있다.
반면 추 의원은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위해 고향인 대구를 시작으로 외곽에서 압박하고 있다.
당대표 선거만큼 관심을 모으는 것이 당 지도부 성격을 좌우할 최고위원 선거다.
민주당은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하게 돼 있다. 당 대표가 2명을 인선할 수 있고 당연직 최고 위원으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을 포함 당 지도부는 9명이 된다.
현재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인사로는 송영길, 김효석, 이낙연, 김민석, 박주선, 안희정 등 5명이다.
구민주당 측에서는 당내 계파를 활용해 당대표뿐아니라 최고위원 선출에 영향력을 넓히는 계기로 삼을 전망이다.
5월초에는 구민주계 인사인 최인기, 김충조, 김민석, 신낙균, 고재득 등이 박상천 공동대표 주재로 모임을 갖고 ‘도로 열린우리당은 안 된다’며 경선 과정에 일정한 역할을 다짐했다. 민주당에서는 당 대표로는 추미애, 최고위원으로는 김효석, 김민석 등 인사를 옹립하기위해 공동 보조를 맞추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구 열린우리당 측에서는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와 송영길 의원을 당 지도부에 입성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안씨의 경우 참여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이지만 참여정부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지 않고 거리 두기를 했다는 점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당권·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벌어지는 구민주당 구열린우리당 대결구도로 흐르는 것에 부정적인 입장도 나오고 있다.
국민·참여 정부 인사 2선 퇴진 주장도
민주당 한 핵심 관계자는 “지난 대선이나 총선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참여정부나 국민의 정부 인사에 대해서는 명백한 판결이 났다”며 “민주당 대 우리당, 수도권 대 호남, DJ 대 반 DJ, 손학규 대 반손학규 등 이분적으로 나누는 것은 지지 세력을 다시한번 농락하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은 참여정부의 좀 더 확실한 반성과 책임을 요구하고 있고 국민의 정부에게는 희생과 헌신을 바라고 있다”며 “이제는 양대 세력에서 자유로운 인사들이 당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신주류 교체론을 주장했다.
그 배경으로 그는 유권자 성향이 점차적으로 보수화됐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참여 정부를 지지했던 30~40대가 보수화되고 20대는 민주화 경험을 갖지 않은 세대”라며 “민주당을 지지했던 세력들이 사라지면서 파이도 줄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민주당이 이명박 정부의 지지도가 추락하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그 지지율을 어떻게 가져올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번 당 대표 선거와 원내대표 선출결과에 지지여부가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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