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안팎을 투시한 풍자적 묘사, 그 깊이

시를 쓴다는 것은 고뇌와 갈등으로 풀어갈 수 없는 삶의 문제들을 문학이란 방편으로 표현한 자기고백이다.
절창의 시 한 편을 낳기 위한 해산의 고통은 시인의 의식을 찢고 사유(思惟)에 몰입하는 고뇌를 요구하기 때문에 연륜의 축척, 진리적 깨달음, 다양한 체험들을 함축하지 않고는 풍자적인 시적 기교를 보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삶의 연륜, 인생에 대한 고뇌를 작품 속에 투입시키지 못할 때 숙성된 향과 맛이 우러나오는 시가 될 수 없다.
조성구의 시는 삶의 연륜, 직관이 어우러져서 빚은 듯 사회적 모순을 예리한 눈썰미로 적출해낸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향긋하면서도 맛깔스러운 위트가 내포되어 있는가하면 갈등, 고뇌로 삭혀 시큼털털한 맛을 내며 눈물을 찔끔 흘리며 삼켜야하는 독특한 아이러니도 혼합되어 있다.
조성구 (지은이) | 청어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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